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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와인의 세계] 독일와인전문가 황만수 칼럼

[등급] Alte Reben(알테 레벤) - 고목에서 나온 와인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였던 프란시스 베이컨(Fancis Bacon, 1561-1629)의 어록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어린 포도나무는 더 많은 포도를 주지만, 오래된 포도나무는 더 좋은 와인을 준다." 어린 나무는 포도가 잘 열리기때문에 많은 양의 와인을 생산할 수는 있지만, 고목에 열린 포도로 좋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베이컨이 16세기에 이런 말을 했을 정도면 Alte Reben의 특징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정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독일와인라벨에서도 흔하지는 않지만 가끔 등장하는 명칭중의 하나가 바로 Alte Reben(알테 레벤)이다. 오랜된 포도나무라는 뜻으로 프랑스에서도 vieilles vignes로 알려져 있는데, 수령이 좀 된 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아직은 나무가 몇년이 되어야 이런 명칭을 붙일 수 있는 지에 대한 법적이 규정은 없기 때문에 때로는 임의적인 요소들이 있지만, 보통 30세-40세 이상의 포도나무를 칭하는 말이라고 보면 된다. 

이것은 포도나무의 성장과 관련이 있는데, 보통 포도나무를 심으면 첫 수확을 하기까지 최소 이삼년의 시간이 필요하고, 이후에 매우 좋은 수확량을 보이다가 20년이 지나면서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고, 50년이 넘으면 경제성을 상실한다고 한다. 그래서 유럽 대부분의 포도나무들은 25년에서 30년 이상의 수령을 가지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독일에서도 그런 나무들이 있는 지역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 특히 모젤쪽에 많이 몰려 있고, 실제로 이 명칭을 와인라벨에 사용하는 지역도 모젤을 벋어나면 쉽게 찾기 힘들다. 모젤에서 많이 보이는 이유중의 하나가 20세기 초에 유럽의 포도밭을 휩쓸었던 필록세라와도 관련이 있다. 독일도 마찬가지로 큰 피해을 보았지만, 점판암으로 된 모젤의 밭은 필록세라균이 살기에는 너무 척박해서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했고, 그래서 그 당시에 심어졌던 나무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편이다. 

(사진 왼쪽에 Alte Reben 슈페트레제와 중간의 보통(!) 슈페트레제. 모젤-자르에 위치한 와이너리 Von Othegraven에서는 같은 특급밭인 Altenberg(알텐베륵) 안에서도 60에서 70년이 된 나무의 포도를 따로 선별수확해서 Alte Reben을 만든다.)  

모젤에서는 Alte Reben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때 많은 경우 50년이상, 때때로 100년이 넘은 나무의 경우도 있다. 고목은 경제성이 떨어질 수는 있지만 포도나무는 매우 긴 생명력을 가진 식물임에 분명하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슬로베니아의 마리보지역에 450년된 포도나무가 있는데, 2008년에 독일에서 약 500년 수령으로 추정되는 나무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오래된 포도나무를 높이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적은 생산량이다. 위에서 말했드시 일정 수령이 지나면 먼저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경제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그 대신에 아로마와 미네랄 성분들이 자연스럽게 적은 포도송이에 농축이 되고, 그 포도로 만든 와인은 더 진하면서 풍부한 아로마를 보여주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진지한 생산자들의 경우 어린 나무라 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생산량을 제한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Alte Reben의 경우 그런한 작업이 지연에 의해서 조정이 되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누군가 말했듯이 자연스럽게~~.  
 
이 명칭은 정확한 법적인 근거가 없어 마케팅의 수단으로 오용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고, Alte Reben이 그런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 그렇게 만들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좋은 와인이 되는 것도 분명 아니다. 그렇게 말하기에는 좋은 와인이 나오기 위해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너무도 많다. 하지만 진지하게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Alte Reben은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한 와인임에는 분명하고, 그 포도가 가지고 있는 풍부함이 와인안에 고스란히 들어갈 때 그 와인의 맛과 향은 하나 더 높은 차원으로 상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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