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이래 간간이 티격태격하는 소리가 들리더만 드디어 독일의 각 주정부가 대학 등록금 납부를 정식으로 채택할 기세다. (독일은 교육 문화 부분은 원칙적으로 연방 정부가 아니라 주 정부 소관이니 이러한 결정의 주체는 연방 정부가 아니라 주 정부에 있다. 독일 문화의 다양성이 이에 기초한다 해도 과언은 아니리라.) 이에 발끈 독일의 적지 않은 대학생들이 등록금 안 내겠다고 거리고 뛰쳐 나갔다. 학기당 500유로,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육십만원 정도다. 정확히 말하면 "500유로까지"라는 표현으로 보아 최고 500유로란 말인 듯 하나 실제 500유로로 통일할 조짐이다.


교육 부문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한 독일 대학의 포스터

문제는 이백만명이 넘는 독일 대학생들의 사분의 일 이상이 한달 생활비가 600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독일 법이 규정하는 한달 최저생활비는 640유로, 그러니까 이에 추가해 등록금을 납부해야할 경우 독일 사회보장법에 저촉된다는 주장 또한 난무한다. 또 다른 문제는 허나 현재의 재정 상태로는 대학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사실 몇 년 이래 독일 대학의 낙후된 시설에 대해서 수차례 보도되었기에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더군다나 작금의 긴축정책 시기에 돈 아낀다 하면 정치꾼들에겐 만만한게 문화 부분이니 대학운영자들의 고충 또한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다 보니 이전에 벌려 놓았던 몇몇 과들을 다시 재통합한다 야단이고 교수 자리 하나 비면 이를 채우기 보다는 아예 삭제해 버리는 경향이 횡행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나마 대학의 현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모자란 돈을 등록금을 통해서라도 충당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아니, 질문이 잘못 던져졌다. 내 보기에 학생들이 거리에서 아무리 외쳐댄다 해도 등록금 납부는 이미 기정 사실과 다름없다. 그 액수 또한 500유로로 사실 정해진 상태다. 주에 따라 당장 이번 겨울학기에, 아니면 내년 겨울학기부터 내지는 2007년 여름학기(바이에른)부터 납부의 의무를 지우기는 해도 어쨌든 이는 기정된 사실이다. 물론 외국 유학생들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단지 이에 가만 보니 두 가지의 보충 정책들이 병행 추진될 전망인데 이에 유학생과 독일 학생들간의 그 혜택의 차이가 보인다:

하나,
장학금 제도의 활성화다. 단지 장학생 선발에 성적 기준을 주로 하느냐 아니면 재산 기준을 주로 하느냐에 대한 교육 정책적 결정이 선명해져야 한다. 물론 가난하고 공부 잘 하는 학생들한테 돌아가야 하리라. 유학생들한테 허나 얼마만큼의 장학금 혜택이 돌아갈지는 아직 미지수이나 혜택이 있음은 확실하다. 이에 개개 유학생들의 주도면밀한 정보 수집과 이에 따른 노력이 필요하리라 본다.

둘,
학비를 무이자로 빌려주는 제도적 보충 장치다. 이는 허나 유학생들한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이는 또한 오래 전부터 실시되고 있는 학비보조금 Bafoeg와는 또 다른 융자 제도다. 아직 최종 결정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우리의 유학생들에게는 공부 열심히 해서 되도록 빨리 끝내는 게 돈 아끼는 첩경이다. 놀 생각 말고 일해야 한다.

베리 마당에서의 서성거림은 노는 게 아니다. 일이다. 농담아니다. 이런 소리 듣고 더 열씨미 열씨미 공부하는 계기를 얻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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