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레포트 99.10
또 다시 대학랭킹

교수의 봉급이나 학생들의 자질을 놓고 볼 때 전혀 상위하위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평준화되어 있는 독일대학을 놓고 독일언론의 [랭킹]정하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발표된 결과를 보면 규모작은 대학이 단연 상위권에 들어왔다. 5위까지에 든 3개의 대학이 구 동독에 있는 [미니]대학들이다. 작을 수록 좋다는 이상한 결론이 나왔다. 학생들의 주관적인 만족도를 알아본 것이다. 1위는 재학생 4천명인 카톨릭대학(종합대학이므로 신학과학생은 많지 않다)이란 희안한 결과가 나왔다.

이 랭킹결과를 거꾸로 해석한다면 작은 대학들은 둔재들의 집합소로 볼 수도 있다. 교수의 철저한 지도없이는 학습에 진전을 기대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작은 대학을 선호하게 되고 그만큼 만족도가 클 수밖에 없으니까.

이번엔 한국으로 보면 학술재단격인 훔볼트재단이 랭킹시비에 개입해 들었다. 재단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재단장학금을 받은 외국학자 수는 중국 163명, 인도 133명, 구소련129명, 미국 126명, 일본 84명의 순위인데 이들이 선택한 결과를 보면 소위 랭킹과는 정반대로 큰 대학이 단연 인기라는 것이다. 외국학자들은 연구업적위주로 대학을 선택한 것이다.

법학은 뮌헨, 철학은 하이델베르그, 독문학, 역사는 베를린이 꼽혔다. 이공계에는 대학의 연구소를 제외하면 분야별로 뮌헨 2개과목, 벨레펠트, 본, 에르랑겐, 보쿰 대학이 외국학자들의 1번 순위에 있었다.

훔볼트재단에서는 외국학자들 뿐만 아니라 독일학생들까지도 전원적인 시골대학을 선택하지 않고 규모있는 대학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정확히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큰 대학이 나쁘다면 왜 더 많은 학생이 선택했겠느냐는 반문이다. 규모있는 대학이 소규모 대학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여러가지 큰 장점이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언론에서 발표한 [랭킹]을 [만족도]로 대치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다. 어쨌든 랭킹이라는 명칭을 붙여놓고 발표를 계속하는 독일언론들의 무책임과 불성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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