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히로나(Girona) 법원의 검사단은 한 28세의 여성 피아니스트에게 7년 6개월의 징역을 구형했다고 한다. 그가 음악 학도이던 지난 2003년에서 2007년 푸이세르다(Puigcerda)에서 일주일에 닷새를 매일 8시간씩 연습을 하여 이웃이 심각한 수면 장애, 소음 공포증에 걸렸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4년간 직업활동 금지, 그의 부모들에게도 딸의 피아노 연습을 방조했다고 하여 역시 각 7년 6개월의 징역을 요구했다.(독일 언론 보도)

 

이 보도가 나가자 스페인을 비롯 전 유럽에서 히로나 법정의 검사들이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위의 구형은 말이 안 된다. 그러나 이 정도 극단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어느 나라에서나 음악연습 때문에 법정투쟁이 생기곤 한다.

 

한국의 고층 아파트, 독일의 다세대 주택이나 연립 주택, 기숙사 등에서 오랜 시간 동안 하는 음악연습은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다. 어린이가 취미로 조금씩 하는 연습이 아니라 전공자의 연습은 사실 많은 사람이 거주하는 건물안에서 불가능하다고 하겠다.

 

오래전에는 간혹 나는 내 일 하겠다고 이웃이 뭐라건 아파트나 기숙사에서 막무가내로 연습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으나 요즘은 한국이나 독일이나 이런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간혹 유학생과 독일인 집주인 사이에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보았다. 새로 이사 올 유학생이 입학시험을 앞두고 있으니 집에서 악기 연습해도 되냐고 물었을 때 간혹 영문을 모르는 독일 집주인들은 "우리는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니 얼마든지 연습해도 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음대생의 연습량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자신의 자녀들이 일주일에 한 두 번 10분 정도 리코더 연습하는 상황을 연상한 채 하는 말이다. 나중에 그랜드 피아노를 들여오고 매일 8시간씩 연습하면 그 때 가서 다시 안된다고 말해 유학생과 마찰이 생기기도 한다.

 

독일의 직업 음악가 중에는 인가가 거의 없는 시골에 마당이 넓은 집을 사서 마음 놓고 연습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대도시를 선호하기 때문에 도시의 다세대 주택 안에 집을 구해 방송국 녹음실이나 공항과 같은 수준의 방음 시설을 하기도 한다.

 

유명 오케스트라의 한 독주 트럼펫주자는 자신의 아파트 지하 주차창 구석에 방 하나를 마련, 방음장치를 해서 연습실로 이용하는 경우도 보았다.

 

물론 학생들은 이런 것을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피아노 전공자의 경우 현대문명의 이기라는 것이 있다. 소위 싸일런트 피아노를 이용하는 것이다. 집에서는 이 전자악기로 주로 기교 부분 연습을 하고 그 외에 학교나 다른 곳에서 진짜 피아노로 연습하는 등 연습을 분산해야 한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게리히(Martha Argerich)도 예술의 도시 파리에 살 때 싸일런트 피아노라는 것으로 연습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