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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독일총선 평가

23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세상이 달라져 있었다. 밤새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전날 출구조사와 선거개표 방송은 자정 무렵까지 우파 기민/기사연합이 독일 총선에서 원내 제1당이 되었음을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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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수이름으로 검색 조회 2,793회 작성일 02-09-28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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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세상이 달라져 있었다. 밤새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전날 출구조사와 선거개표 방송은 자정 무렵까지 우파 기민/기사연합이 독일 총선에서 원내 제1당이 되었음을 말하고 있었다. 비록 근소한 차이였지만 좀처럼 역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기민/기사연합의 쉬토이버 총리후보는 투표 마감시간이 정확히 1시간이 지난 22일 저녁 7시, 환호하는 당원들 앞에서 "선거에서 승리하였다"며 기염을 토하였다. 얼마 후 조금은 위축된 표정으로 사민당 지지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슈뢰더 총리는, '밤은 길다'라며 끝까지 개표를 지켜볼 것을 당부했다. 비록 원내 제 1당 자리를 기민/기사연합에게 빼앗긴다 해도, 사민당과 녹색당의 전체 지지도가 과반수를 0.1-2 퍼센트 앞서나가고 있어, '적녹연정'의 운명도 긍정적으로 점 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권력'에 대한 탁월한 육감을 소지한 것으로 평가받는 슈뢰더 총리가 이번에도 무언가를 감지했었던 걸까? 다음 날 새벽이 되어서야 마감된 개표 방송은, 8854표 차이로 사민당이 원내 1당을 사수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였다. 사민당과 기민/기사연합은 38.5 퍼센트라는 공히 동일한 지지율을 얻었지만, 사민당은 의석수에 있어서 3석을 더 확보함으로써 기민/기사연합을 따돌릴 수 있게 되었다.
지난 1월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지사로 강경 보수파에 속하는 쉬토이버가 기민/기사연합의 총리 후보로 확정된 이후, 사민당은 여론조사에서 점차 뒤쳐져 나갔다. 경제지표도 점점 집권 사민, 녹색 연정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였다. 대미 수출의존도가 유럽국가 중 가장 높은 독일 경제는 미국 경제의 몸살에 직접인 피해를 감내해야 했다. 크고 작은 기업들의 도산 소식이 연일 신문 1면을 장식했고, 기업들은 제일 먼저 '일자리'를 줄여나가는 것으로 경기 침체에 대응해 나갔다. 소비 심리가 극도로 악화되어 가면서, 중소 자영업자의 불만도 높아만 갔다. 마침내 8월초에는 실업자 수가 4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적녹연정'에 대한 불신도 극에 달하였다. 실업자 문제에서만큼은 슈뢰더 총리도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4년 전 선거에서 그는, '실업자 감소'에 '정권의 운명'을 걸겠다고 공공연하게 약속하였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우파 기민/기사연합은 선거 이전부터 '승리'를 장담하면서, '경제 문제와 일자리'를 선거 주요 쟁점으로 내세웠다. 여론 조사기간들은 한결같이 '이변'이 없는 한 사민, 녹색당이 선거에서 패배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지난 6월에 있었던 한 주정부 선거에서 사민, 녹색당은 참담한 패배를 맛봐야만 했다. 자연스럽게 당원들의 사기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경제', 그리고 '경제적 불안감'이 지배하는 정국에서 맥을 못 추기는 좌파 정당 녹색당도 마찬가지였다. 역사적인 원자력 발전소 폐지 합의, 동성애자 혼인법 관철, 세계 환경단체들의 칭찬을 한 몸에 받았던 '재생 에너지 개발'에 대한 체계적 지원, 그리고 온갖 저항 속에서도 도입된 '환경세' 등, 6 퍼센트 지지율 정당으로써 녹색당은 지난 4년 집권 기간동안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성과들 일궈내었다. 그러나 녹색당의 성과들이 보수 언론과 우파 정당들에 의해 독일 경제 침체의 한 원인으로 비판받으면서, '선거 쟁점'에 녹색당이 끼여들 여지는 없어 보였다. 당내 사정도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다. 이미 코소보, 유고,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독일 연방군 참전문제 등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던 녹색당내 좌파와 우파간의 당권 투쟁은,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을 중심으로 한 당내 우파 세력의 승리로 끝났고, 이는 당내 좌파 세력의 대규모 이탈을 낳았다. 전통적으로 여성과 남성, 그리고 당내 좌파와 우파에 의해 평등이 분배되었던 당직도 점차 당내 우파세력으로 채워져 갔다. 독일 사회에 두텁게 존재하고 있었던 '반전, 평화주의 세력'도, 녹색당에 차갑게 등을 돌렸다.
이렇게 불리한 상황 속에서 사민당과 녹색당이 내놓은 선거전술은, 당내 인기스타 슈뢰더 총리와 피셔 외무장관을 전면에 내세우는 '인물 중심' 전략이었다. 이는, '정당 명부제'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정당 및 정책 대결 선거를 '인물 대결'로 바꿔 보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정당 지지율에 따라 사실상 의석이 배분되고, 다수당 대표후보가 총리가 되는 독일 선거제도에서 시도된 최초의 '인물 선거 전략'은 두 가지 계산 속에서 탄생했다. 먼저 우파 기민/기사연합에서도 가장 우파에 속하는 쉬토이버 총리 후보에 대한 광범위한 '반 쉬토이버 정서'가 그 하나이다. 또한 초라한 정당 지지도에 비해, 월등히 높은 피셔 장관과 쉬레더 총리의 대중적 인기가 '인물 선거 전략'의 나머지 한 축을 구성했다. 정치인 선호도 조사에서 이 두 명은 지난 4년 줄곧 1, 2위를 유지해 왔고, 쉬토이버 후보의 경우 선거 끝나는 날까지 단 한번도 5위 권 안으로 진입해 보지 못한 인물이었다.
여기에, 독일 기상계측 역사이래 가장 큰 강수량을 기록했던 지난 8월의 '대홍수'는 선거전 양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번 홍수는 자연 재앙이 아니라 '환경 재앙'으로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졌다. 특히 구 동독지역을 강타했던 '대홍수'는, '환경 문제'가 '경제 불안 심리'를 비집고 주요 사회 관심사로 등장하는 호기를 만들어 주었다. 무려 3주간 지속된 홍수 기간 동안, 사민, 녹색 양당의 지지율은 마침내  바닥을 치고 상승곡선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녹색당  정치인들과 정책들은 갑작스레 방송과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되었다.
8월말에는 선거 양상을 뒤바꿀 수 있는 계기가 '외부'로부터 찾아 왔다.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이라크에 대한 '선재 공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슈뢰더 총리는, 미국의 대이라크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2차 대전의 경험자들이 생존하는 독일에서 전쟁에 대한 공포 심리는 빠르게 확산되었고, 냉랭하게 등을 돌렸던 평화주의자들이 사민당과 녹색당 곁으로 돌아왔다. 또한 보수 우익 '쉬토이버 반대' 구호가 마침내 그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사민당에 대한 지지도가 급상승하는 결과를 나았다. 투표 1주일 전 마지막으로 조사된 각종 여론 조사에서는 사민당이 기민/기사연합을 근소하게 따돌리는 믿기 어려운 역전이 일어났다. 사민당에 대한 지지 호소가 아닌 '쉬레더를 총리로!'라는 구호 외에는, 특별하게 새로운 선거공약조차 내걸지 않았던 사민당으로 볼 때 이것은 '기적'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무려 8.6 퍼센트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마의 8 퍼센트 선을 가뿐히 넘긴 녹색당은 창당이래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다. 이로서 당을 위협해온 정체성 위기 또한 간신히 모면한 것이다. 그러나 '피셔를 찍자'를 선거구호로 내세웠던 녹색당의 앞길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녹색당은 주요 정책들은 이미 지난 4년 집권 기간동안 '다 이루어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뿐더러, 차기 집권기간을 주도해 갈만한 새로운 선거공약도 제시되지 못했다.  사민, 녹색당의 의석수가 원내 과반수보다 정확히 4석 앞서는 사실도 커다란 질곡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의원 개인행동보다는 '규율'이 강조될 것이고, '표 단속'은 당내 권위주의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승리를 일궈낸 피셔 장관과 쉬레더 총리는, 자신들에게 보다 집중된 당 권력을 십분 즐기며 제 2기 '적녹연정'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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