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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독일 박사학위의 역사와 그 뒷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6,597회 작성일 13-02-01 14:13

본문

최근 독일의 유명 정치가들의 박사논문 표절 사건으로 박사학위에 관한 그간 관심 밖이었던 여러가지들이 교수나 학생뿐 아니라 일반인의 관심을 끌기도 한다.

독일의 특징 중 하나는 지도교수를 박사아버지, Doktorvater라고 부르는 것인데 이 표현은 다른 언어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일어에만 있는 현상이다. 언제부터 이런 표현이 사용되었는가하는 물음에는 전문 서적들을 찾아봐도 확실한 대답을 찾을 수 없다. 대략 19, 20세기경부터 쓰였다는 기록뿐이다.
 
또한 독일에서는 의사를 박사학위 유무와 상관없이 독토어(Doktor)라고 부르기도 한다. 의과대학의 경우 국가고시 전 이미 박사학위 준비를 하며 대다수가 박사로 학위를 마치기도 한다.
 
19세기부터 독일의 교육제도와 학문이 크게 발달, 일반인들의 교육수준이나 제도는 당시 세계 최고로 교육제도를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다. 학문과 철학의 나라라는 말이 생겼고 20세기 초반을 전후 독일어는 학술어가 되어 195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이공계나 자연계 박사학위논문은 수준이 있어 보이게 하기 위해 독일어로 집필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최근 연방교육부 장관 안네테 샤반이 80년에 제출한 박사논문 일부가 표절이라는 것이 밝혀져 뒤쎌도르프대학에서 현재 검토 중이다. 한 저명한 스위스의 학자는 이러한 방식의 표절, 다른 저자의 글을 일부 수용 자신의 테제를 기술하는 방식은 40, 50년 전에는 흔한 일이었다고 장관을 옹호하기도 해 주목을 끌었다.
 
 어제 31일 자 디차이트지에서는 대학사학자 뤼디거 폼 브루흐(Rüdiger vom Bruch) 교수와 지난 900년간 박사학위의 역사와 이야기를 대담형식으로 소개하고 있어 번역 정리해 본다.
 
.....................................................

박사학위란 대략 90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 중세 때는 논문은 필요하지 않았다. 논문제출은 인쇄기가 발명되고 책이 인쇄되기 시작한 이후에 등장한다. 그 전에는 지금 시행되는 박사자격 구술시험 비슷한 형태로 공개된 장소에서 지원자는 주제를 소개하고 한 반대 의견을 가진 자와 논쟁에서 자신의 테제를 옹호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돈이 많은 지원자는 이 반대론자로 자신의 입장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학계의 누구인가를 돈으로 사 일종의 형식적 '게임'을 통해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끝난 후 대학의 모든 교수가 초대되는 성대한 축하연( Doktorschmaus)이 베풀어지는데 중세 때는 이러한 돈이 많이 드는 축하연을 열 수 있는 집안의 자녀들이 박사학위를 따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너무도 가난했던 중세의 대학 교수들에게 한번 잘 먹는 일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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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 때의 대학 (사진출처: 프라이부르크대학 홈피)

그러나 가난한 집안 출신자들에게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미 중세 때도 장학금이 존재했었다. 이 장학금은 국가나 기업이나 재단이  주는 게 아니라 돈 많은 귀족이나 산업혁명 이후에는 부유한 시민들이 가난한 재능있는 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돈이었다.19세기까지 수천 명의 이러한 장학생들이 있었는데 특히 신학자를 양성하려는 교회의 공로가 컷다고 하겠다.
 
ideenwelten-zwischen-volkssprache-und-latein_8_2.jpg


여성의 경우 이미 18세기에 두 명의 학자가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다. 의학자 도로테아 에륵스레벤(Dorothea Erxleben)은 1754년 할레 대학에서, 도로테아 슐뢰처(Dorothea Schlözer)는 1787년 괴팅엔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대학에 여성들의 출입이 허락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슐뢰처는 대학에서 베풀어진 자기 자신의 축하연에도 참석이 허락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는 20세기에 들어서야 서서히 주어지기 시작했으나 남자 동료들의 저항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 학자는 여자들의 뇌는 너무 가벼워 학문에 적합하지 않다는 논문을 쓰기도 했고 누구는 여성들의 둥근 엉덩이가 강의실에 앉아있는 학생들의 시야를 가로막기 때문에 여성들의 대학 출입은 좋지 않다고 주장을 하기도 했다.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Frau Doktor란 단어는 여성 자신이 박사가 아니라 박사학위를 가진 남자의 부인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200년 전, 극소수만이 대학공부라는 것을 할 때 박사학위는 실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국가고시를 위한 준비과정으로 내는 논문이 박사논문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꼭 내야 하는 리포트 정도였다. 그러니 수준도 그리 높은 것이 아니고 논문의 길이도 단지 몇 장 정도의 분량이었다. 믿기 어렵다고 하겠지만 또한 대필자, 고스트라이터는 허락이 되었었다. 그 대필자란 보통 교수 자신이었다. 16세기에서 18세기까지 대학교수들의 수입이란 너무나 낮아 이러한 대필은 주요한 수입원이었고 아주 일반적인 일이었다.

더욱 어이가 없는 당시 풍습 중 하나는 박사자격 구술시험에 지원자 자신은 등장하지 않고 대리인을 보낼 수 있었다( 라틴어로 in absentia , 현재독일어로 in Abwesenheit의 의미). 논문이 누구에 의해 쓰여 졌는지, 지원자가 과연 적격자인지 심사를 할 수가 없었다. 박사지원자는 교수들에게  추가적 주요 수입원이 되었기 때문에 이런 관행이 거의 일반적인 것이 되어있었다. 물론 누구나 다 이런 것을 묵과하기만 했었던 것은 아니다. 사학자 테오도르 몸젠(Thedor Mommsen)은 1876년 그의 유명한 논문에서 당시의 이러한 행태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개혁이 일어나고 박사과정 시험이 현재와 비슷한 모습으로 자리 잡게 된다. 60년 대 이후 박사학위자 수는 거의 폭발하다시피 증가하고 논문의 수준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고 하겠다.
 
 

 
추천3

댓글목록

Noelie님의 댓글

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div>저도 몇가지 뒷이야기</div>
<div>독일어에는&nbsp;Doktorvater&nbsp;라는&nbsp; 말이 있지만 영어에서는 대부를&nbsp;Godfather라고 하지요. 둘다 기원은 라틴어의 Pater 아버지에서 온 것입니다만. 유교에서도 마찬가지이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모를 줄여서 칭하는 경우 아버지만을 일컫는데 아버지라는, 또한 남성의&nbsp;지위를 세삼느끼게 하는 표현들이지요.</div>
<div>&nbsp;</div>
<div>중세 때 교수만 학생&nbsp;학위 대필하나, 몇 달전 뷔르츠부르크 의대에서 한 교수님도 그려셨던 적이 있었지요....</div>
<div>&nbsp;</div>
<div>요새는 헌정문(Widmung)을 은사나 부모님 등 일반적으로 하던 시절은 지나고 간혹 강아지에게 하는 이도 있더군요. 심리적 반려자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랍니다. 동물들의 역할을 과소평가 할 수만도 없는 것이,&nbsp;몇 달전&nbsp;카나다의 어느 대학에서 시험날 특히 재롱이 심한 강아지들 여러 마리를 캠퍼스에 풀어 놓아 학생들이 안고 쓰다듬으며 잠시나마 시험 공포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동물치료요법이라고 하겠지요.</div>

목로주점님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div>꺅- </div>
<div>노엘리님이 새아리에 올려주신 글 중에 제일 재미있는 글이에요. 이런 거 완존 제 취향!!!&nbsp;</div>
<div>&nbsp;</div>
<div>그리고 그 대부라는 명칭이요. 독일어로는 Pate하지요? 이것도 라틴어 Pater에서 온 거 맞지요? 그런데 고대로마에는 Patron 과&nbsp;Klient 가 있었잖아요. 그&nbsp;'파트론'&nbsp;저는 현대 독일어 PATE에 적절하다고 생각들거든요. 후견인 정도로 번역이 될까요? 뒤를 봐주는 사람이라고 해야할까요? 이거 다 Pater에서 온 말 맞죠? </div>
<div>&nbsp;</div>
<div>그런데 박사과정 지도교수가 여자일때도 Doctervater라고 하나요? 그럼</div>
<div>Frau Schiller ist mein Doctorvater. 이렇게 말하나요?</div>

Noelie님의 댓글의 댓글

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div>(꺅 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비명인데 초롱님도 쓰시고 목로주점님도 쓰신다.......~~)</div>
<div>&nbsp;</div>
<div>아이참 목로주점님, 여자교수면 Doktormutter 겠지요. 치마를 입었는데요. </div>
<div>&nbsp;</div>
<div>그 단어들은 아마 다 Pater 온 말이겠지요. 독일어의 대부라는&nbsp; Pate 에 관해 위키에는 Das Wort <i>Pate</i> kommt vom lateinischen <i>pater spiritualis</i> bzw. <i>patrinus</i>, „Mit-Vater. 요렇게 나와있고 일반적으로&nbsp;그렇게 알고있지요. &nbsp;집에 좋은 최신 어원학사전이 있는데 어디다 놔 두었는지 찾질 못했습니다. </div>

날아라용아님의 댓글

날아라용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 1.8">몇일전 미국에서 학위하시고 오신분과 영어로 박사학위 논문심사 받는걸 왜 defence 한다라고 하느냐에 대해 얘기한 적인 있었는데, 글에서...</span><span style="background-color: rgb(248, 248, 249); font-family: gulim; line-height: 28px">반대 의견을 가진 자와 논쟁에서 자신의 테제를 옹호하는 형식...이라는 대목에서 유추해 볼수도 있겠네요.</span></font></div>
<div><span style="background-color: rgb(248, 248, 249); font-family: gulim; line-height: 28px"><font size="2"><br /></font></span></div>
<div><font size="2">재미있는글 잘 읽었습니다. ^^ (감사감사)</font></div>

Noelie님의 댓글의 댓글

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div>날아라용아님 반갑습니다.</div>
<div>&nbsp;</div>
<div>님의 말씀대로겠지요. 독일어로 박사자격 구두시험을 Disputation 이라고 하는 것도 옹호를 위한 공개 논쟁이기 때문이지요. 한국말의 '논쟁'은 어디서 왔을까 생각해 보았지만 이 단어는 제 생각에 오래 전부터 중국에 있던 단어일 것이라 짐작합니다. 이런 논쟁은 어느 문화권에서나 있었을태니까요. (아 독일서는 시험 때 Disputation 도 되고 대학과 학과에 따라 일반 구술시험을 택할 수 있는 곳도 있더군요)</div>
<div>&nbsp;</div>
<div>가끔 시간 나시면 베리에 들려 이야기도 들려주세요^^</div>
<div>&nbsp;</div>

날아라용아님의 댓글의 댓글

날아라용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span style="font-family: Verdana, malgun, gulim; font-size: 13px; line-height: 23px">Disputation이란것도 있군요 ^^;;; 저희 학교에서는 그냥 Doktorprüfung이라고 하거든요. 아마도 이공계 학교이다보니 논문심사를 심사위원과 지원자의 구두시험 형식으로 치루니깐 그런것 같습니다.&nbsp;</span><span style="font-family: Verdana, malgun, gulim; font-size: 13px; line-height: 23px">오늘 또 하나 배우네요 ㅎㅎ</span>
<div><span style="font-family: Verdana, malgun, gulim; font-size: 13px; line-height: 23px"><br /></span></div>
<div><span style="font-family: Verdana, malgun, gulim; font-size: 13px; line-height: 23px">독일에 수년을 살았는데도 아직도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기 보단, 더 들어야 될꺼 같아서...헤헤 Noelie님 앞으로도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부탁드려욤~</span></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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