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야할지 말아야할지 하는 소식이 이번주 슈피겔지(2002.3.18/12호)에 조그맣게 실렸다.

얼마전 2002년/8호의 슈피겔 표지는 람보 부시로 장식되었다. 그리고 그의 무대뽀 외교를 은근히 비판하는 기사 "부시 전사"(Die Bush Krieger)가 특집으로 나갔다. 표지그림은 Jean-Pierre Kunkel의 작품으로 악을 때려잡기 위해 전장에 나선 부시를 근육질의 람보로 표현하고 있다.

슈피겔지가 그를 람보에 비유한 것은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솔직히 한정없이 쪽팔릴 일이다. 가진건 근육밖에 없는 골빈 놈이란 뜻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전혀 다른 반응이 있었음이 후문으로 들린다. 지난주 슈피겔지사를 방문한 미국대사 Dan Coats는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고 한다.

"대통령은 이런 육체미를 가진 것으로 묘사된데 대해 아첨을 들은듯 기분이 좋다."
(Der Präsident war geschmeichelt, mit einem solchen Körper abgebildet zu werden)

그리고 그 미대사는 슈피겔지사의 문제의 표지를 크게 키운 대형광고포스터 33장을 특별주문했단다. 오마이갓!

외무장관 콜린 파월, 국방장관 Donald Rumsfeld, 부대통령 Richard Cheney 그리고 안보보좌관 Condoleezza Rice도 적어도 이 포스터 한장을 입수하기를 희망했다고 한다. 점입가경!

미대사도 부시와 부시의 전사들이 표지와 관련된 기사("람보가 다시 출구를 찾았다")의 비판적인 논조가 마음에 들었으리라는데 대해선 의심을 품고 있다.

"하지만 그 그림의 투쟁적인 메세지만큼은 긍정적"(Die kämpferische Botschaft sei doch positiv)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대사는 뭔가 쪽팔리는 바가 있는지 또라이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말끝에 농담으로 "Leg dich nicht mit Texanern an!"이라고 한마디 했다. 이거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다. "그 텍사스촌놈이 말귀를 알아들을리 만무하다. 쇠귀에 경읽기니, 그냥 지 생긴대로 살다 죽게 냅둬유"가 정답인거 같다. 하지만 이런 발언이 문제가 된다면 "우리 대통령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는 충정어린 발언이었다고 변명하면 되겠다.

현대판 로마제국 미국의 대통령이 33장이나 포스터를 주문했건만 슈피겔지가 이때문에 부시처럼 아부를 들은듯(geschmeichelt) 영광스러워 하는 것같지는 않다. 그냥 기사도 아니고 제작자의 변(Hausmitteilung)에서 짧게 지나가는 말로, 무뚝뚝하게 언급하고 있는걸 보면 뭔가 똥밟았다는 떫떠름한 슈피겔의 표정이 연상된다.

















고스라니: 표지 자세히 보니까, 부시 목걸이가 프레첼(=브레쩰)이네요. 슈피겔의 조롱을 알면서도 포스터를 주문한 것일까요^^   [03/24-11:21]
자유로니: 헉 고형이 그런 관찰력이... 건 글코 근데 프레첼이 뭐여요?  [03/24-12:58]
고스라니: 부시가 테레비 보면서 프레첼 먹다가 목에 걸려 병원으로 실려갔다지요. 강력하고도 기특한 과자(혹은 빵). 왕소금 뿌린 하트 모양의 커다란 빵으로 독일에서는 술 안주로도 먹는데, 부시가 먹은거는 앞뒤 정황상 아무래도 조그만 과자인거 같지요...  [03/25-20:40]
고스라니: 여기서 html이 먹을래나. src=http://www.brezel.de/pics/b_gross3s.gif>  [03/25-20:42]
고스라니: 안되네요. 사진 보고 싶으시면 이 주소에서..  [03/25-20:43]


이렇게 하면:   [03/29-04:39]
ㅋㅋ: 부시와 프레첼, 그리고 람보 푸하하  [03/29-04:40]

추천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