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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빌렘 네덜란드 왕자의 결혼

페이지 정보

작성자 도길당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조회 6,838회 작성일 02-02-01 02:33

본문

0,1020,161439,00.jpg빌렘 알렉산더(Willem Alexander, 34세) 네덜란드 왕세자와 아르헨티나 출신 막시마(Máxima, 30세)가 2002년 2월 2일 암스터담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식은 왕궁을 출발한 신랑과 신부가 오전 10시 시청에 도착, 시장 앞에서 백년가약을 어기지 않겠다는 선서를 하는 호적법상의 의식을 먼저 치르고 교회로 이동하여 종교의식의 혼례를 올린 다음, 12시 45분 황금마차에 타고 시내를 관통하면서 첫날밤을 보낼 왕궁으로 가서 베아트릭스(Beatrix, 64세) 여왕과 온 가족과 함께 발코니에 나와 시민들에게 손흔들며 인사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0,1020,161452,00.jpg이번 네덜란드 왕자의 결혼식은 유럽 왕가의 왕자들과 공주들이 모이는 왕족들의 정삼회담이라 할 정도다. 찰스 영국 왕세자는 여자친구 카밀라와 함께, 하콘 노르웨이 왕세자와 메테 마리트 세자빈(2001년 8월 결혼), 그리고 스웨덴의 빅토리아와 마델레이네 두 공주, 에스파냐의 펠리페 왕세자 등이 온다. 국왕과 여왕과 친족 등 유럽왕가에서만 600여명의 하객이 모인다. 하객중에는 민권운동의 상징 넬슨 만델라를 비롯하여 각국 사절단도 포함되어 있다.


우려되는 반군주주의 소요

왕족들은 90필의 기마대를 앞세우고 8마리가 이끄는 황금마차에 탄 왕세자와 세자빈의 뒤를 따르게 될 것인데 그 길이가 자그만치 350미터. 연도의 시민축하객은 무려 50만명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시당국은 막시마의 아버지의 과거를 규탄하는 민권운동단체와 마찰이 발생되지 않도록, 혹시나 군주주의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무리들에 의해 연기탄이 터트러 지지 않을지 초긴장 상태이다.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해 경찰 4000명과 민간복의 군인 2200명이 동원된다. 고층건물 곳곳에 명사수들은 고성능 사진기를 장치하고 폭약전문가들은 잘 훈련된 수색견을 데리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경찰은 구치소에 빈 칸이 넉넉하게 남아있다면서 난동자를 잡을 체포조를 운용할 계획이다.

축제분위기가 겨울의 한기를 훈훈하게 해줄 이 나라 수도는 왕세자의 결혼식 때문에 난공불락의 요새로 둔갑한 형국이나 다름없다. 왕실을 비난하는 현수막 역시 금기사항이다. 시내 거주자들은 출입증을 제시해야 내집 출입이 가능할 판. 이날 스키폴 공항은 완전 비행금지상태에 처하게 되어 100여 국제편에 커다란 차질이 발생될 것으로 염려된다.


왕관보다 더 소중한 사랑


99년 4월 에스파냐의 세빌랴에서 있었던 한 유럽왕족연회에서 막시마를 사귄후, 두사람의 사랑은 그동안 무르 익어 2001년 3월 30일 약혼식을 올렸다. 그런데 이 지순한 사랑의 이야기는 네덜란드 사회에 커다란 찬찬반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막시마는 평민가정에서 태어난 카톨릭신자이고 아버지 초레기에타(Zorregieta, 73세)는 30 000여명을 학살했다는 오명의 빌레다(Vileda, 1976-1983) 군사정권 시절 농업부장관이었다는 껄끄러운 과거가 칼벵주의 신교도 오란예 왕실과 네덜란드 국가이성에 걸맞지 않다는 저항 때문이었다.

이에 빌렘 왕자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왕위도 사양할 용의가 있다고 막무가내 버텼다. 두사람은 온나라를 누비며 사랑하는 모습을 떳떳하게 보였다. 타고난 미소의 여인 막시마가 풍기는 진실은 아버지의 과거 따위는 뒷전으로 사라지게 했다. 모국어 스페인어는 물론 영어에 능통한 그녀는 네덜란드어도 재빨리 배워 익혀 거리의 짖궂은 농담도 넘치는 남미의 정열로 척척 받아 넘겼다. 드디어 네덜란드 국민의 마음속은 막시마를 세자빈으로 받아들여 뜨거워졌다.

왕세자의 결혼은 이 나라 현행법에 따라 양원과 내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민심의 향배를 잘 판단한 빔 콕(Wim Kok) 총리는 단, 막시마의 부모가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반대파를 설득하는데 성공, 두사람의 사랑에 청신호를 훤히 밝혀 거국적인 잔치가 벌어지게 되었다. 1994년 취임한 사회민주주의자 콕총리는 복지국가와 국제경쟁력의 양대난제를 균형감있게 유지, 심지어 세율을 인하하고도 실업율(2.5%)을 낮게 만든 성공적인 정치가로 꼽힌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카톨릭 대학과 보스턴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도이체스 방크 뉴욕 지점 투자부장, 브뤼쎌 지점장으로 근무한 막시마의 인기는 32년 전부터 군림해오는 네덜란드 국민정신의 구심점 베아트릭스 여왕을 능가하고 있다. 지금 네덜란드는 온통 막시마 열기로 부풀어 있다. 막시마가 왕자와 함께 나타났다 하면 고무풍선 사탕과자 오색 종이조각이 흩날린다. 막시마 슈퍼가 개점했는가 하면 막시마 인형과 막시마 향수가 최고 인기상품이다. 막시마를 내건 웹사이트만 25개가 넘는다.


오란예 왕실

500년 전통의 오란예 왕실의 뿌리는 도이칠란트. 베어트릭스 여왕의 어머니 율리아나 여왕(재위 1948-1980)의 부마, 그 어머니 빌헬미나 여왕(재위 1890-1948)의 부마 등, 지난 160년 동안 부마나 왕비는 대부분 도이칠란트 왕가에서 뽑혀왔다. 오란예(Oranje,  독어 오라니에 Oranie)의 어원은 프랑스말 오랑쥐(Orange, 영어 오린지 Orange), 그래서 경기장을 메우는 축구광들은 온통 주황색 물결로 넘친다. 왕실의 재산은 로얄 더치 셸 지분 등 50억 유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빌렘 왕세자는 베아트릭스 여왕이 선례대로 70세에 양위(?)할 경우, 국왕으로 등극할 것인데 이로써 네덜란드 역사상 처음으로 도이칠란트 사람이 아닌 외국인 세자빈을 맏게 되었으며 게다가 100년만에 드디어 여왕이 아닌 국왕으로 등극할 사람이다. 그는 사회의 평준화가 가장 대표적인 이 나라의 라이덴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2년간 군복무를 하는 동안 전투기 조종사였다. 제대후 여객기 조종사 자격증을 땃고 기술이 무디지 않도록 매년 3차례 이상 여객기를 직접 조종한다. 승객이 „어쩌면 빌렘 왕자를 쏙빼 닮았느냐“고 의아해 하면 왕자는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말한다“고 받아 넘긴다.


아직도 남아있는 대독감정

네덜란드의 열기는 이웃나라 도이칠란트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제 1 티브이(ARD), 제 2 티브이(ZDF)를 비롯하여 사설방송사들(RTL, SAT1)은 며칠전부터 마치 내집 경사인양 전야제를 방불하는 특집을 방영하고 경쟁이라도 하듯, 결혼당일에는 장장 6시간 동안 생방송을 할 계획이다. 이날은 토요일이라 시청율이 매우 높을 것을 감안한 것이다.

제 1차 세계대전후 1919년 군주제가 사라진 것을 아쉬워 하기 때문일까? 아니다. 아침상에 오른 네덜란드 치즈와 토마토를 먹으면서 머리속은 휴가보낼 해안이나 북해의 섬으로 가득찬 것이 현대 도이칠란트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가장 즐겨찾는 휴가지가 바로 이웃나라 네덜란드. 그런데 도이칠란트 말로 길을 물었다가는 도이칠란트로 가는 국경쪽이나 가까운 기차역이 있는 쪽을 아르켜 줄 정도다. 심지어 제 2차 세계대전때 빼앗아 간 „내 자건거 내놔!“ 라 고함친다.

자전거의 나라 네덜란드.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는 어김없이 파란불이 터지기를 기다리는 20여명 자전거부대로 붐빈다. 이때 큰 소리로 „내 자전거 내놔!“ 하면 그중 적어도 한 사람은 자건거를 내동대이치고 줄행랑 친다. 그만큼 자전거 도둑이 심하다는 얘기다. 의회의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나라가 이 나라다.


우리나라와 튤립과 풍차와 치즈의 나라
네덜란덴
(Nederlanden, 독어 Niederlande, 영어 Netherlands)

1907년 이준열사는 조선조 26대 고종의 밀사로 이상설, 이위종과 함께 덴학 (Den Haag, 영어 헤이그 The Hague)에서 열린 제 2차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여 일본제국의 침략행위를 세계에 호소하고자 하였으나 일본의 방해와 이에 동조하면서 뒤늦게 식민주의에 눈먼 도이체스 라이히(Deutsches Reich 통칭 독일제국) 등 열강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고국땅을 다시 못밟은 채 분사하였다.

주최국 네덜란드 역시 무관심 무성의 했다. 고종은 러시아 황제에게 보내는 밀서를 지참시켰지만 러시아 왕가가 네덜란드 왕가와 밀접한 혼인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도이칠란트에서 공부하던 사람들이나 일본에서 게어만학(Germanistik, 통칭 독문학)에 심취한 사람들이 빌헬미나 여왕의 부마가 도이칠란트 사람이라는 사실을 외교적인 해결방법으로 활용해볼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서였을까?

우리 역사의 단추가 풀어진 간접동인이 네덜란덴이었음을 상기할 때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 나라의 수도 Amsterdam의 발음은 영어나 독어로 모두 암스터담 이고 암스텔담이라 하는 네덜란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 어려운 서울을 훌륭하게 발음하는 색목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네덜란드는 1602년 동인도회사를 설립, 인도네시아를 강점하고 자카르타를 바타비아(Batavia)라면서 괴뢰정권을 수립하는 등, 동남아 진출에 기선을 취한 서양 식민지주의 해적역사의 선주주자였다. 그들은 잉글런드 에스파냐 포투갈 프랑스와 치열한 해상권 쟁탈을 벌이면서 17세기 100년을 황금기로 만들었다.

네덜란드의 동인도 회사 선원 헨드릭 하멜(Hendrik Hamel )은 조선조 17대 효종4년인 1653년 네덜란드를 출발, 타이완을 거쳐 일본 나가사끼에 항행중 폭풍으로 파선되어 일행중 절반은 익사하고 남은  36명과 함께 제주도에 표착하였다. 이듬해 서울로 압송된후 여러 병영에 14년 동안이나 억류되었다가 1666년 여수 좌수영에 있던 중 동료 7명과 함께 탈출에 성공, 일본을 거쳐 1668년 네덜란드에 귀국하였다.

하멜의 표류기 (Hendrik Hamel, Journal van de ongeluckige Voyage van’t Jacht de Sperwer, Rotterdam 1669. 스페어버호의 불운한 표류기)는 천신만고 억류생활 14년간 조선의 지리, 풍속, 산물, 정치, 군사, 교육, 교역 등을 비교적 정확하게 견문기록하여 유럽에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알린 책이다.

이 시대에는 유럽의 과학과 기술이 들어와 나라는 새로운 발전을 이룩하는 전기를 맞았는데 그 경로는 대부분 명을 통해서였다. 유럽의 과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새로운 역법이 도입되기도, 기중기를 고안해 수원성 축조에 이용하기도 했다. 동양중심의 사고방식은 지동설을 받아들이면서 세계관과 우주관의 일대 변혁을 맞게 되었다.

그러나 조정은 친명파와 친청파간의 주도권 쟁탈전에 휘말려 일본은 이미 문호를 활짝 개방하고 유럽을 인식하고 있을 즈음, 지구상 어딘가에 청국의 속국 하란다(Haranda, 오란다 화란 和蘭)가 있겠지 짐작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2002년 1월 31일 도이칠란트의 한 자유기고가 도길당

0,1020,161394,00.jpg

0,1020,161438,00.jpg




'80.133.147.203'전병길: 정말 좋은 내용입니다. 베리에 이런 글들이 자주 실렸으면 좋겠습니다. 전수진씨 감사합니다.  [02/02-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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