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관심이 없어도 얼떨결에라도 독일의 언론계를 좌지우지하는 두 거대 언론재벌 Springer와 Kirch의 이름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현재 언론미디어장사가 별로 돈이 안되는 가운데,  이 두 언론재벌간의 대결이 한창이다.

악셀슈프링어 출판사(Axel Springer Verlag)는 현재 빚을 많이지고 있는 레오 키억히그룹(Leo Kirch)에게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던 주식을 가져가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슈프링어는 키억히의 ProSieben, Sat.1, Media에 가지고 있는 주식지분 11,5퍼센트를 현주식시가의 3배에 팔겠다는 입장이고 키억히그룹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슈프링어는 소위 Put-Option이란걸 들면서 키억히가 주식을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링어는 1월말로 공식적으로 끝나는 이 옵션을 다시 연장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슈프링어는 키억히그룹과 정리하고 그만 손을 털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 크게 빚더미에 올라있는 키억히그룹에 큰 위협이다. 그래서 키억히는 주식양도옵션이 시행되기 위한 구체적인 계약요건이 결여되어 있기에 무효라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되려 소송을 걸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ProSieben, Sat.1, MediaAG 는 올여름에 모두 합쳐져서 ProSiebenSAT.1로 주식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키억히는 슈프링어가 여기에 돈을 대고 주식을 가지기를 원한다. 총부채가 60억유로에 달하는 키억히는 현재 재력이 부족해 장기적인 협상을 벌일 능력이 없는데, 슈프링어가 발을 빼겠다는건 업친데 덥친격이다.

슈프링어는 키억히에게 주식을 넘기는 댓가로 돈을 넘겨받으면 유용하게 쓸데가 많다. 슈프링어는 역사상 처음으로 작년에 적자를 기록했다. 그래서 슈프링어는 향후 일자리도 1400개 줄이고 급격한 비용절감책을 사용하겠다는 상황이다.

그러나 슈프링거가 이렇게 키억히를 흔들어버리면 슈프링거라고 영향이 없지는 않다. 왜냐하면 키억히는 슈프링어에 40퍼센트지분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는 대지주이기 때문이다. 이는 반대로 슈프링어가 흔들리면 키억히도 흔들리게 되어 있다는 얘기다. 암튼 두 재벌끼리 얽히고 설킨 가운데 다 헤쳐먹었다. 독일의 두 언론재벌의 운명은 지금까지 생각보다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키억히는 앞으로 10월에 만료되는 또하나의 어려운 옵션을 앞두고 있다. Rupert Murdoch은 키억히의 페이티브이 프리미어 월드에 22퍼센트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런데 Murdoch Kirch가 이 지분을 내놓고 대신 약 15억유로를 내놓으라고 하면 키억히는 그만 심각한 채무불이행상태로 꼬꾸라질 참이다. Murdoch이 이 옵션에 따른 자신의 주식처분권리를 압력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머독은 2주전쯤 공개적으로 자신이 프리미어의 경영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고 운을 띄운바 있다.이때문에 런던에서 양자간 비밀회동협상이 벌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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