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평양에도 독일문화원이 있다. 얼추 삼년 전에 서울 독일문화원장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어렵게 세워진 이 문화원은  서방으로부터 거의 완벽하게 고립되어 있는 북한의 심장부에서 외로이 그래도 북한인들에게 서방의 문화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특히 도서실에 독일의 몇몇 신문들, 일간지로는 쥐드도이체,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 등이 비치되어 있었고 주간지로는 디 짜이트, 슈피겔 등을 펼쳐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문화적 공급을 북한 당국은 지난 사월 말부터 갑작스레 거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측이 내건 이유는 독일문화원 동아시아 담당장 슈멜터가 지난 사월 초에 일본 산께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평양의 독일문화원 도서실에서는 북한에 대해 비판적인 신문기사들도 읽을 수 있다는 발언을 했음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는 문화원 창립 초에 독일과 북한간에 합의한 사항, 즉 양국 간의 도덕적 가치나 감정을 서로 상하게 하지 말자는 약속을 깨뜨린 것과 다름없다며 이는 독일문화원측이 계획적으로 북한에 비판적인 신문들을 열람한다는 북한측의 해석이다. 물론 슈멜터는 터무니 없는 소리라며 항의성 해명을 했고, 독일 외무부는 지난 주 중에 베를린의 북한대사를 통해 강력한 항의를 전하며 독일신문들을 문화원 도서실에서 다시금 읽을 수 있기를 요청했다. 슈멜터는 나아가 초기 양국간의 조약서 내용을 가리키며 양 국가는 문화원 도서실에서 검열없이 신문들을 읽을 수 있고 또한 누구나가 읽을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의무규정이 명시되어 있음을 상기시켰다.

북한 문화성 차관 홍선옥은 작금 북한을 방문 중인 독일연방의회 의원들에게 특히 일간지 쥐드도이췌와 주간지 디 짜이트는 더 이상 평양의 독일문화원 도서실에서 읽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두 독일신문들이 북한의 김정일 정권을 매우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봄은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슈멜터는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양국의 이해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평양의 독일문화원 도서실이 폐쇄됨은 독일도 허나 북한 역시 원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현재 북한에는 독일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얼추 1000명에 이르며 올해 초부터 삼개월간 평양의 독일문화원 도서실을 방문한 북한인은 얼추 50명에 불과했다.

*독일 제일공영방송 보도를 근거로 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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