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쾰른에는 마이스너 추기경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쾰른 교구 대주교죠. 슈피겔 온라인에 따르면 쾰른이 세계 최대 교구(die größte Diözese der Welt. 그 의미가 맞나요?)라고 하니까 꽤 파워가 있는 사람이죠. 예전에는 낙태약을 나치 독가스에 비교했다고 하는군요.

이 사람이 중요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한마디씩 발언을 하는데, 이번에도 가만히 있지 않았죠. 즉 오사마 빈 라덴이 가지는 위험은 나치 시대 상황과 비슷하며, '폭군 살해'는 정당화되는 만큼 오사마 빈 라덴의 살해도 '정당화'된다고 말했습니다.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 빈 라덴을 히틀러와 비교하고 이를 통해 '폭군 살해'까지 정당화하는 논리야 누구든지 주장할 수 있겠지만, 그 말을 성직자의 입에서 들으니 좀 묘합니다. 1960년대 독일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연극인 '대리인'을 보면 교황 피우스 12세가 히틀러의 범죄에 대해 발언하라는 주변의 요청을 끝까지 거부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나치 시대에 바티칸과 독일 가톨릭이 맡았던 역할에 대해서 마이스너 추기경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그 외에도 마이스너 주교는 베를린 시장 보베라이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에 대해 '청소년의 모범이 안된다'고 비판하고, 슈뢰더 총리와 피셔 외무장관이 각각 4번씩 결혼한 것을 빗대어 네 명의 부인을 가졌던 사람이 청소년의 모범이 되겠는가라고 물었다는군요.

이번 발언의 백미는 그러나 역시 이슬람에 대한 것입니다. 이슬람은 관용을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이슬람이 정권을 잡은 곳에는 불관용이 지배하고 이슬람은 자신이 소수파인 곳에서만 관용을 이야기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과연 가톨릭 신부가 할 말일까요? 그리고 왜 저는 이 사람만 보면, 한국의 박홍 신부가 생각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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