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알려주는 새아리는 낡은 반복의 메아리가 아니라 거창하지 않은 작은 것이라도 뭔가 새롭게 느끼게 해주며, 소박한 가운데서도 문득 작은 통찰을 주는 그런 글들을 기다립니다. 소재와 형식, 문체에 제약이 없는, 제멋대로 자유롭고 그래서 나름 창조적인 자기만의 글쓰기를 환영합니다.독일 베를린의 새 정부 - 하바나, 평양, 북경...그리고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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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일트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조회 2,179회 작성일 01-10-25 03:18본문
베를린의 새 연정을 둘러싼 논란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원래부터 말이 있던 사민당, 자민당, 녹색당의 신호등 연정과 사민당, 민사당의 rot-rot에 이어 세 좌파 정당 사민당, 민사당, 녹색당의 rot-rot-gruen이 새 가능성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선거 전만 해도 앞의 두 경우들에 대한 추측은 있어도 rot-rot-gruen이 가능하리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rot-rot-gruen이 필요하게 되리라 믿는 사람이 없었다.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그리고 실제 선거 결과도) 사민당과 민사당이 확보한 의석을 합하면 과반수를 넘기 때문에 굳이 녹색당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었고 녹색당 측에서도 굳이 거기 껴서 찬밥 신세 되느니 그냥 야당하고 만다는 결의를 밝힌 적이 있다.
헌데 사민당이 예상보다 저조한 득표율을 보이고 반대로 민사당이 선전하면서 사정이 조금 바뀌었다. 사민당과 녹색당, 자민당의 의석수를 합쳐봐야 73석인데 이래서는 과반수를 확보하기가 간당간당하다(최소한의 필요한 의석수는 71석). 게다가 성격이 극히 다른 녹색당과 자민당이 어디까지 사이좋게 보조를 맞출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동베를린에서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민사당을 무시하는 것은 동베를린과 서베를린 사이의 균열을 더 깊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신호등 연정의 유일한 장점은 '민사당이 안껴도 된다'인데 그나마조차 장점으로 보지 않는 사람들이 꽤 된다.
반면 rot-rot는 의석 수는 더 많지만(77석) 민사당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과("민사당이 정부에 참여하면 베를린은 하바나, 평양, 북경에 이어 공산주의자들의 지배를 받는 네 번째 도시가 된다" 심심찮게 들리는 얘기다) 연방 정치 차원에서 파트너인 녹색당을 저버려야 한다는 게 걸린다. 여기에 녹색당이 참여한다면 민사당의 등장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 대한 민사당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수도인 베를린 시정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민사당 입장에서는 전례가 없는 성공이므로 여기 녹색당이 끼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괜히 뻣뻣하게 굴다가 밉보여 그만 신호등 연정이 들어서고 또다시 야당석으로 밀려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녹색당에서도 'rot-rot-gruen'절대 불가에서 좀더 유연한 반응으로 바뀌고 있다. 어차피 사민당과 녹색당만의 연정은 불가능하다. 어차피 누군가를 또 끌어들여야 할바에야 그게 꼭 자민당이야 할 건 뭐람. 따지고 보면 자민당이 민사당보다 더 예쁠 것도 없지 않은가. 뭐든 민영화 못해서 안달이고 환경보다 개발이 우선이고 만사를 경제적 효용으로 판단하는 자민당보다는 차라리 민사당이 더 말이 통하는 구석이 있지 않을까.
사민당 출신 시장인 보버라이트의 입장에서도 신호등 연정은 그리 달갑지 않다.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연정의 조건은 뭐니뭐니해도 안정성과 내구성이다. 일단 그 자신이 대연정을 깨버린 장본인아닌가. 결코 자기가 했던 것과 똑같은 수법으로 당할 생각이 없는 보버라이트에게 쪽수로도 별볼일 없고 구성원들의 단합이라는 면에서도 시원찮은 신호등 연정은 매력적인 선택이 아니다.
그러나 그의 입장에서는 맘대로 신호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보스 슈뢰더가 눈을 부라리는 중이기 때문이다. 베를린은 여느 도시와는 다르다. 다른 주의 경우 이미 민사당과 사민당의 연정이 전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수도에서 그런 사태가 벌어질 경우 장차 있을 연방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그리고 외교 면에서 현저하게 입장을 달리하는 두 당이 연방 차원에서도 협력하는 게 가능할까?
베를린 시 정치판은 선거전보다 선거후가 더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 10월 21일 전만해도 신호등 연정이 들어서리라는 추측이 우세했다. rot-rot에 대한 말이 오가긴 했지만 그 가능성을 크게 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정작 개표가 끝나고 각 당의 의석 수는 물론이고 거기 들어앉을 사람들까지 확실해진 지금 베를린이 어떤 시정부를 갖게 될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내 개인적으로는 rot-rot든 거기 gruen까지 끼든 신호등보다는 낫겠다는 입장이다. 부디 여태까지는 슈뢰더의 귀염둥이였던 보버라이트가 보스의 주문을 씹어버리는 깡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중인데...글쎄 어떻게 될까?
선거 전만 해도 앞의 두 경우들에 대한 추측은 있어도 rot-rot-gruen이 가능하리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rot-rot-gruen이 필요하게 되리라 믿는 사람이 없었다.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그리고 실제 선거 결과도) 사민당과 민사당이 확보한 의석을 합하면 과반수를 넘기 때문에 굳이 녹색당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었고 녹색당 측에서도 굳이 거기 껴서 찬밥 신세 되느니 그냥 야당하고 만다는 결의를 밝힌 적이 있다.
헌데 사민당이 예상보다 저조한 득표율을 보이고 반대로 민사당이 선전하면서 사정이 조금 바뀌었다. 사민당과 녹색당, 자민당의 의석수를 합쳐봐야 73석인데 이래서는 과반수를 확보하기가 간당간당하다(최소한의 필요한 의석수는 71석). 게다가 성격이 극히 다른 녹색당과 자민당이 어디까지 사이좋게 보조를 맞출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동베를린에서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민사당을 무시하는 것은 동베를린과 서베를린 사이의 균열을 더 깊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신호등 연정의 유일한 장점은 '민사당이 안껴도 된다'인데 그나마조차 장점으로 보지 않는 사람들이 꽤 된다.
반면 rot-rot는 의석 수는 더 많지만(77석) 민사당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과("민사당이 정부에 참여하면 베를린은 하바나, 평양, 북경에 이어 공산주의자들의 지배를 받는 네 번째 도시가 된다" 심심찮게 들리는 얘기다) 연방 정치 차원에서 파트너인 녹색당을 저버려야 한다는 게 걸린다. 여기에 녹색당이 참여한다면 민사당의 등장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 대한 민사당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수도인 베를린 시정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민사당 입장에서는 전례가 없는 성공이므로 여기 녹색당이 끼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괜히 뻣뻣하게 굴다가 밉보여 그만 신호등 연정이 들어서고 또다시 야당석으로 밀려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녹색당에서도 'rot-rot-gruen'절대 불가에서 좀더 유연한 반응으로 바뀌고 있다. 어차피 사민당과 녹색당만의 연정은 불가능하다. 어차피 누군가를 또 끌어들여야 할바에야 그게 꼭 자민당이야 할 건 뭐람. 따지고 보면 자민당이 민사당보다 더 예쁠 것도 없지 않은가. 뭐든 민영화 못해서 안달이고 환경보다 개발이 우선이고 만사를 경제적 효용으로 판단하는 자민당보다는 차라리 민사당이 더 말이 통하는 구석이 있지 않을까.
사민당 출신 시장인 보버라이트의 입장에서도 신호등 연정은 그리 달갑지 않다.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연정의 조건은 뭐니뭐니해도 안정성과 내구성이다. 일단 그 자신이 대연정을 깨버린 장본인아닌가. 결코 자기가 했던 것과 똑같은 수법으로 당할 생각이 없는 보버라이트에게 쪽수로도 별볼일 없고 구성원들의 단합이라는 면에서도 시원찮은 신호등 연정은 매력적인 선택이 아니다.
그러나 그의 입장에서는 맘대로 신호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보스 슈뢰더가 눈을 부라리는 중이기 때문이다. 베를린은 여느 도시와는 다르다. 다른 주의 경우 이미 민사당과 사민당의 연정이 전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수도에서 그런 사태가 벌어질 경우 장차 있을 연방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그리고 외교 면에서 현저하게 입장을 달리하는 두 당이 연방 차원에서도 협력하는 게 가능할까?
베를린 시 정치판은 선거전보다 선거후가 더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 10월 21일 전만해도 신호등 연정이 들어서리라는 추측이 우세했다. rot-rot에 대한 말이 오가긴 했지만 그 가능성을 크게 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정작 개표가 끝나고 각 당의 의석 수는 물론이고 거기 들어앉을 사람들까지 확실해진 지금 베를린이 어떤 시정부를 갖게 될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내 개인적으로는 rot-rot든 거기 gruen까지 끼든 신호등보다는 낫겠다는 입장이다. 부디 여태까지는 슈뢰더의 귀염둥이였던 보버라이트가 보스의 주문을 씹어버리는 깡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중인데...글쎄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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