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이 곳 새아리에서 보도했던(Nr. 1499) 독일 내 금연법의 연방의회 통과가 무산되었다. 비흡연자 보호를 목적으로 독일 내 음식점, 공공기관 등에서 전반적으로 흡연을 금지하는 법안이 연방정부의 청탁으로 결성된 연구기관에서 상정한 후 연방정부의 심의에 올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이 법안의 연방의회 발안이 헌법과 연방법에 저촉된다는 판단이 내려진 게다. 여수상 메르켈은 무산 발표 후 야당과 일부 언론의 빗발같은 비판을 받아야 했고 급기야는 다음 주 수요일에 각 주지사들과 회동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선포했다.

사실 이러한 과정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다. 말한대로 연방정부가 스스로 청탁해 연구위원회를 결성해 놓고 바로 이 연구위원회가 법안을 만들어 올렸더만 이제는 헌법과 연방법에 위반이 문제시 되어 무효화시키겠다는 소리이니 말이다. 법안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소리가 아니라 그 법안을 연방의회가 인정 공포할 권리가 없다는 판단인 게다. 음식점에 관한 모든 규정은 얼마 전 결정된 새로운 연방법에 의거 완전 주정부 소관이다. 따라서 연방정부 소속 관공서 건물에만 금연법을 시행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그럼 이를 연방정부는 사전에 몰랐다는 말인가? 갈등이 사실 있었다 한다. 특히 내무부와 법무부에서 이미 지난 시월에 이러한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의 소관 사항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단지 보건부에서 이에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이유로는 이 사안은 음식점에 관한 사항이라기 보다는 담배갑 겉봉에도 명시되어 있듯 국민건강에 관련된 사항이니 연방정부의 제재조치는 충분히 그 근거를 확보한다는 주장이었다. 어제의 내각회의에서 바로 이 보건부의 주장이 후퇴를 해야 했었다는 후문이 들린다.

일각에서는 또한 악명높은 독일 정치권 내의 연초회사 로비의 힘에 다시 한번 경악을 금치 못한다는 표현이 난무한다. 심지어 여당인 SPD의 보건정책 담당자들의 비난의 소리 또한 드높다. 이에 정부측 대변인은 로비의 개입은 없었다고 말하고, 연초회사 로비측은 자기네들은 헌법과 연방법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며 비꼬고 나섰다. 덧붙여 주마다 각각인 음식점 금연법은 오히려 자기네들한테 이익될 소지가 없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바이에른 주는 이미 원칙적으로 금연법에 동의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허나 튀링겐이나 멕클렌부르그-포어폼메른 주들은 음식점업자들의 자유선택에 맡김에 손을 들고 있다. 과연 16개 주지사들이 일률적인 금연법안에 동의를 할지 의문이다. 이에  관측통들은 이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회의적인 전망을 조심스럽게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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