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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독일의 선거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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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16회 작성일 05-09-26 00:14

본문

독일선거가 있은 후 한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선거를 지켜보면서 매우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에게 어처구니 없는 느낌을 갖게 한 것은 선거가 끝나자 두 후보가 다 같이 내가 수상직을 맡아야 한다며 열변을 토하는 장면 때문이다.
법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미개국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지만, 21세기 유럽의 중심지에서 이런 쇼는 상상할 수 없는 진풍경이었다는 것이다.
근소한 차이이지만 단 한 표 차이로라도 패배했으면 이를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상식이다.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마치 목소리 큰 자가 이긴다는 식의 장터 모습이 그대로 독일에서 재연된 느낌이다. ‘내가 정권을 맡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는 발상 지체가 그의 인격마저 의아시할 정도라 의견이었다. 그러고 보면 독일의 한 방송에서 공공연히 바나나공화국의 대열에 독일을 포함시킨 것도 무리가 아닌 듯하다.
독일인들은 오히려 등잔 밑 어두움에 가려져 있다는 것이 알맞은 표현일까. 그렇게까지 자괴감마저 갖게 되지는 않은 듯 하다.

이번 선거의 흐름을 보면 한 마디로 ‘방향감각을 상실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치권뿐 아니라 유권자 쪽에도 해당되는 것 같다.
선거가 있기 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투표 4주 전에는 야당이 10% 차이로 여당을 제압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개표결과는 야당이 불과 1%차이라는 힘겨운 승리를 한 셈이다. 어떻게 이런 갑작스런 변화가 가능하게 되었는지, 그 원인에 대해서는 여론조사기관만이 궁금증을 품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 선거가 있기 마지막 1개월동안에 나타난 시민들의 의식변화를 더듬어 보기로 하자.
일반 시민들은 경제성장을 위한 각가지 개혁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인식하고 있다. 다음 정권이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500만 명이 되는 실업자에 하루 13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져가고 유럽 25개국에서 최저 성장률을 보이는 암담한 독일경제를 회생시킬 가능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시민들은 우선 정권을 바꿔봐야겠다는 의지가 지배적이었다. 이것이 선거전 초기 여론조사에서 야당이 10%를 앞서갔던 당시의 주원인이었다.
이런 탓에때 민심은 자연 야당 편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그것은 야당의 경제정책이 설득력을 발휘해서가 아니었다. 실상 전문가들에게도 정답이 있을 수 없는 경제정책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판에 일반시민이 경제정책에 끌려서 어느 당을 택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힘든 일이 아닐까 싶다.
선거전이 진행되면서 정당의 구체적인 경제개혁안이 일부나마 소개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독일이 필요로 하는 개혁은 가까운 장래에 경제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는 단기적인 성질의 개혁이 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 이 점에서 유럽의 다른 나라와도 차이가 크다.
개혁은 경제성장을 위한 전제조건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개혁에 필요한 자원은 결국 국민세금으로 충당되어야 하며 따라서 국민의 희생이 요구되는 것이다. 국가는 세금을 올리든 아니면 지출을 줄이든 국민이 지게 될 부담과 고충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미 콜 수상이 말했듯이 독일은 그 동안 수 십 년 동안 분에 넘치는 생활을 해 온 것이다.

이렇게 상황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선거전에서 막상 개혁의 필요성을 부르짖으면서 정작 개혁에 필요한 재원공급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입을 열지 않았다. 재원출처를 솔직하게 공개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천만한 선거전술이 될 것이다.
이번에 야당이 부가가치세를 2% 올리겠다고 미리 발표한 것은 그런 면에서 너무나 큰 실수였다. 그 뿐이 아니다. 기업을 위해 노동법을 완화하고 일부 특정직에 주는 세금혜택을 없애겠다는 등 경박하다 할 정도의 솔직한 개혁안을 털어 놓았다. 노동법이 완화되면 우선 해직이 쉬어진다. 새 직장이 창출되기 까지는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지금 독일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직장문제를 불안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정당에 마음이 끌릴리가 없다.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던 선거전 초기에 시민은 대의적인 명분을 냉철하게 판단하게 된다. 그런 가운데 막상 투표시가 가까워지면 내가 추구하는 이상과 나의 주머니사정을 저울질 하게 된다. 인간은 나에게 불이익이 닥칠 때 잔인성을 나타낼 수도 있는데 우선은 이기적인 동물로 변하기도 한다. 야당의 지지율은 날이 갈수록 감소해지기 시작했다.
선거 직전까지도 어떤 정당을 택할지 마음을 정하지 않은 부동표가 무려 30%가 넘었던것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된다. 이 역시 과거 선거에서는 없었던 현상이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개혁을 위해 재원을 시민의 혈세로 충당한다는 데는 차이가 있을 수 없다. 단지 이를 교묘하게 위장하여 설명함으로서 유권자의 쇽크를 덜어주는 것이 전략이다. 그럼으로 선거공약은 가급적 추상적으로 표현해서 유권자가 구체적 내용을 포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여당의 선거전략은 성공적이었다.
7년 전 선거에서는 여야가 같은 전략을 사용했다. 막연한 개혁만 부르짖었지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공약은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선거 직후부터 정부는 빠른 속도로 개혁을 추진해 나갔지만 아직도 갈 길은 요원한 것이다.
인간은 원래 모순 덩어리의 존재이다. # #
[이 게시물은 자유로니님에 의해 2005-09-26 07:55:36 베리만들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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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Lisa-marie님의 댓글

Lisa-mar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글이 그런데 왜 여기 있죠? ( ? 베리 만들기 emoticon_127 )
유리님.
글 올리실때요.  객관적인 시사뉴스는 '새아리'로, 주관적 성향이 강한글은 '자유투고'로 올리시면 되요. 저도 처음에 가끔 방향을 못잡아 자유로니님이 이리저리 옯겨주시곤 했죠.  emoticon_002

 독일 선거후기를 잘 써주셨군요.

선거결과를 조금 다르게 볼수도 있어요. ( 다르게 보는이도 있어요 )
'다수의 현명함' 이라고 하나요. 독일국민들이 '개혁'의 필요성은 강하게 느끼면서도 이런결과가 나온건 어떻게 보면 ' 양자택일'ㅡ 두가지중에 하나를 선택 할수 밖에 없었잖아요ㅡ 중 아무것도 선택할수가 없었기 때문에.
 여 야 가 내노은 개혁안들이 둘다 비현실적 이었기때문에ㅡ
여당의 무능력해 보이는, 효과가 보이지않는 개혁안이나, 야당의 급진적이고 , 불투명, 불확실해서
공포감만 일으키는 개혁안이나 ㅡ 둘중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겁니다.
그렇다고 개혁에 반대하는게 아니라 , 좀더 현실적인 개혁안을 기다려 보는거지요.

야당측, 안겔라 메어켈의 ' 무경험'이 ㅡ 선거권자들의 지나치게 급진적인 세금개혁안에 대한 공포감을 과소평가하고 알아 차리지못한 ㅡ 야당을 불리하게 만들고 , 결국 여당 좋은 일만  해준셈이죠. 이제 대규모 연합 (grosse Koalition) 이 생길텐데 , 오늘 소식을 들으니 슈뢰더는
자신과 메어켈이 각각 2년씩 Kanzler 자리를 나누어 하기를 강력히 원한다나요.
메어켈은 아직 무응답...

rhic님의 댓글

rhic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근데 한 석이라도 더 차지하면 그것이 이긴 것이고 따라서 그 쪽에서 수상이 나오는 것이 민주적이란 것은 받아들이기 힘드네요. 그건 양당제 국가에서나 옳은 말인 것 같은데요. 물론 한 표라도 더 얻은 쪽이 어느 정도 우선권을 쥐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반도 못 얻었으면서 단지 표를 제일 많이 얻었다고 정권을 갖는다는 것은 민주적인 룰이 아니죠. (오히려 결선투표가 없는 우리나라가 더 비민주적일지도...) 다당의 내각제에서는 작동할리도 없고요. 물론 자기가 수상이 되겠노라고 주장하는 모습은 별로 아름답지 않지만 과반에 훨씬 미달한 정당에 몇 표차를 이유로 무조건 정권을 일임한다면 그것도 민주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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