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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나지라기 제3회   

 
<3>
오래되고 낡아서 우중충하게 보이는 4층 건물의 뒷마당에 버스는 멈추었다. 호클라마르크 거리 90번지라는 빛바랜 팻말이 붙어있는 건물 앞쪽의 벽은 시멘트 위에 덧칠한 페인트의 빛깔이 오랜 세월 동안 바래어서 더욱 을씨년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건물 뒤쪽의 벽은 오래된 붉은 벽돌의 흉한 모양을 감추느라고 그랬는지 검은 콜탈 같은 것을 칠해 놓아서 그 볼품 없는 꼴은 도대체 여기가 선진국 서독인가 하는 의문을 던지게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
여기가 기숙사인 모양이지
?"
"
2차 대전 영화에 나오는 포로수용소 같군 "
"
라인 강의 기적을 자랑하는 서독에도 이런 후진 동네가 있었네
"
"
서독이 아니라 서독 할애비라도 광산촌은 광산촌이지 뭘 그래
, 너무 실망하지 말라구"
왁자지껄거리며 일행이 버스에서 내려 저마다 짐 가방을 챙기고 있는데 건물 출입구가 열리며 대여섯 명의 한국사람들이 달려나왔다
.
"
여러분
! 먼 길 오시느라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이 집이 앞으로 여러분이 거주하실 기숙사이고, 저는 이곳 광산에서 통역으로 일하는 라정균입니다. 자세한 말씀은 차차 드리기로 하고 우선 시장들 하실 텐데 식사부터 하시지요. 3층 휴게실에 점심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작달막한 키에 건강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 얼굴빛의 라 통역은 늦은 점심을 재촉했다
.
"
모두 홀아비들이라서 특별하게 차린 건 없지만
, 우선 초 다짐으로 시장기나 면하시라구---"
팔을 끌다시피 안내한 휴게실 식탁에는 통닭구이 반 마리와 바나나 한 개 그리고 복숭아 두어 개씩이 놓여 있었다
. 하얀 쌀밥을 기대했었는지 김대성은 피식 웃으며, "그렇지! 여기가 서독이지" 라고 내뱉고 나서 칼과 포크를 사납게 움켜잡고 알맞게 구워진 닭살을 찢기 시작했다.
"통닭 맛이 왜 이래 ? "
"
양념이 달라서 그럴 거야
"
"
이게 복숭아야 뭐야
, 맛대가리라군 하나도 없잖아"
"
기후가 다르면 과실 맛도 다른 거여
"
"
가지가지로 다르니 살아갈 일이 아득하군
"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잖혀
, 처음부터 너무 기죽지 말라구"
"
그럼
! 그럼! 철둑 가 개구리 삼 년이면 기적 소리도 낸다는 데, 살다 보면 맞게 되겠지 뭐"
낯선 땅에서 맞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과 체념의 말 잔치로 늦은 점심더욱 늦어지고 있었다
.

"
혹시 이 가운데 전북 김제 사람 없소
?"
어지간한 중키에 다부진 몸매를 한 사내가 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편에서 큰 목소리로 물었다
.
"
김제 사람은 왜 찾습니까
? 지가 김제 사람인디요 "
총각 이종우가 웃음 얼굴로 대답했다
.
"김제 어디요? 난 진봉 사는 김종길이요"
"
지는 용지인디
, 이종우라고 합니다."
"
반갑소
! 타향에서는 고향 까마귀도 반갑다는데 하물며 외국 땅에서야---"
하면서 김종길은 우르르 달려가 이종우의 손을 덥석 잡았다.
"
처가가 김제인 사람은 안 끼워줍니까
?"
성주는 닭 다리를 뜯다 말고 악수하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정겨운 웃음을 보냈다
.
"
사위는 백년지객이라는데 안 끼워줄 리가 있겠소
, 처가가 어디요?"
"
광활이라고 하는 동넨데
"
"
저런 바로 이웃동네 사위로군
. 우리 인사나 합시다. 나 김종길이요."
"
, 반갑습니다. 한성줍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
잘 부탁할 사람은 김형이요
. 우리 김형은 여기 삼 년 근무 끝나면 고향에 돌아가서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에 출마할 꿈을 꾸고 있으니 말이오."
옆자리에서 라 통역이 빙글빙글 웃으면서 끼어 들었다
.
"
아하
! 그렇군요. 그래서 댓바람에 고향 사람부터 찾으셨군. 그렇다면 고향 사람은 아니지만, 저한테 잘 보이셔야 하겠는데요. 우리 장모님 아들딸 팔 남매가 다 진봉·광활에서 자식 키우고 농사지으며 살고 있으니 그 표가 얼마요 ?"
"
이 표밭에 내가 또 기죽네
, 아이고---"
종길은 엄살을 떨면서 절절매는 시늉을 했다
. 식사가 끝나고 식탁이 대충 정리되자 라 통역이 밖으로 나가더니 독일사람 셋을 데리고 들어왔다.
                                     <4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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