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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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겨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505회 작성일 12-12-27 19:53본문
영주가 어떤 마음으로 한나를 낳았는지를 아는 성주였지만, 그것마저 말해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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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님의 댓글
초롱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겨레님, 제가 질투하고 애증하는, 지극히 보편적인 여성의 마음을 가졌다는 전제하에 말씀드릴게요.
지난회와 이 글에서 보이는 오복은 보통 이상으로 의연하고, 자기 할 말을 언제 어디서나 또박또박 말하는 여장부네요. 그 세대의 여성들이 질투의 감정을 그렇게 펼쳐보인다는 것은 좀 특별한 일 같습니다. 시어머니에게나 남편에게 지난 여자의 말을 그렇게 평이하게 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보편의 여성인 저 같으면 그런 경우에 속으로 냉가슴 앓지 할 말 다 못합니다. 그래서 독자로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감이 있어요. 마치 오복이 얘기하는 게 아니라 글쓴이가 오복의 입을 빌려 그렇게 얘기하는 것처럼 들리거든요.
만약 실지로 오복이 그런 성격의 특별한 여성이라면 그 점을 좀 더 확실하게 강조해서 드러내 주셔야할 것 같아요. 한 문장 정도 할애해서 성주도 오복의 그런 대범함에 놀랐다던가, 오복이 그런 여자라는 걸 알고 있었다던가, 하여튼 간단한 언급을 해주시면 되겠지요. 글쓴이가 독자와 파장을 맞추어주신다는 의미에서...
물론 저의 주관적인 생각에 불과해요. 저와 다른 의견을 가진 독자분들이 계시면 여기서 말씀해주시면 좋겠네요. 한겨레님께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전 제 생각에 대한 한겨레님의 의견도 궁금해요. 이렇게 하면서 서로 더불어 글 공부도 하고, 사람 공부도 하고.... 좋지 않아요?
한겨레님의 댓글의 댓글
한겨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회를 다시 읽어보시면, 영주와의 아픈 추억과 베트남 금제비와의 애절한 비련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맞선으로 만난 오복과 단 넉 달만에 결혼한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사사건건 냉가슴만 앓는 자신의 우유부단함에 비해 "아프면 참지 않고 아프다고 말하고, 싫으면 싫다고 말하는 야생마와 같은 오복의 순수함에, "이 여자라면 우유부단함으로 늘 손해만 보는 내 인생을 바꾸어 줄수 있겠다."하는 이기적인 계산으로 오복과의 결혼을 서둘렀다고 말입니다.
그러니 성주는 이미 맞선 볼 때부터 오복의 이런 성격을 알고 좋아했던 겁니다. 그래서는 안되었던 일이었지만 그건 "사랑"으로 맺어진 결혼이 아니라 "계산"으로 맺어진 결혼이었지요.
초롱님의 댓글의 댓글
초롱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아, 그렇군요. 맞아요, 오복은 야생마였지요. 저같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독자들을 위해서 가끔씩 오복의 야생마적인 성격을 상기시켜주실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나중에 탈고하실 때 이 대목쯤에서 한 문장 정도 성주의 생각을 빌어 '오복은 원래 이런 여자였다'라던가 또는 '이미 맞선 볼 때부터 오복의 이런 성격을 알고 좋아했던 것'이란 식의 언급을 하시면 어떨까요? 저 같은 여자라면 어림도 없거든요. 속이 좁아서... 씩씩 ^^
한겨레님의 댓글의 댓글
한겨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국의 어느 소설가 한 분이 제 <나지라기> 원고를 읽어보시고, 독자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설명하려고 하는 흠이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독자가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도 소설의 기법이라구요.
그런데 오복의 야생마적인 대범함이 좋은 것만은 아니더라구요. 특히 이성적인 성찰과 숙고가 없이 직설적으로 쏟아내는 말은 아이들의 교육에는 독약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