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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베를린 한식당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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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9,480회 작성일 07-08-24 12:02 (내공: 100 포인트 제공)

본문

등장 인물들이 떡볶이를 먹는 한국 소설을 읽고 나니 갑자기 한국식 달콤한 매운 맛이 몹시 땡겼다. 집앞 중국 Imbiss에서 뿌려주는 고추 양념으로는 도저히 충족이 안될 욕망이기에 베리에 와서 적당한 한국 음식점들을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내 손으로 요리해 먹는다’는 옵션은 처음부터 배제되었다. 난 요리를 못한다. 어느 정도냐면 나중에 자식을 낳은 뒤 애한테 내가 한 요리를 먹이다가 주위 사람들에 의해 아동 학대로 고발당해 양육권을 빼앗길까봐 지금부터 걱정될 정도다. 어쩌면 자식놈이 한 다섯 살쯤 되어 친구집에 가서 드디어 남의 집 밥을 얻어먹어본 후 “내 잃어버린 5년의 인생을 보상받겠어”하고 가출하여 딴 여자를 엄마라고 부르며 따라갈지도 모른다. 연쇄 살인범이나 연쇄 강간범같은 극악 범죄자들이 텔레비전에 나오면 다른 사람들은 저런 놈들 때문에 사형 제도가 남아있어야 한다느니 공개 태형에 처해야한다느니 말하지만 난 그 범죄자들에게 내가 한 밥을 먹이고 싶다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먹는 이의 인간적 존엄성을 파괴하는 맛이다. 고로 아무리 한국 음식이 고파도 내가 한 것만큼은 먹고 싶지 않았다.

평소 내가 자주 가는(…이래봤자 몇 달에 한 번 정도지만) 한국 음식점은 Seestr.에 있는 아리랑이다. 점심은 날마다 정해지는 특선 메뉴를 5유로 정도에 제공한다고 해서 유명한 곳이다. 거기에 밥이랑 반찬도 포함되니 독일에서 먹는 한국 음식으로서는 무척 저렴한 셈이다. 난 그 곳 점심 메뉴를 먹은 적은 없지만 어지간한 메뉴가 다 10 유로 안쪽이고 반찬에 밥도 포함된다. 심지어 짜장면을 시켜도 밥과 반찬이 나오며 가끔 디저트로 수정과 같은 것도 나온다는 점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한국 중국집에서도 밥은 따로 안주고 단무지에 양파만 나오는데. ㅜㅜ

하지만 거기에는 떡볶이가 메뉴에 없다. 고로 이번에는 탈락. 새 맛집을 찾아보자고 찾아간 곳은 베리의 지역 게시판에 광고가 올라와있기도 한 Wilhelmshavenerstr. 에 있는 분식집 아베르나였다. 분식집이다보니 가격은 아리랑처럼 저렴한 편이었다. 떡볶이랑 제육 덮밥이 5-6 유로 선이었다. 원래 노렸던 건 떡볶이였는데 메뉴판에 제육덮밥 있는 거 보니 느닷없이 그게 또 땡겨서 제육덮밥으로 주문했다. 딸려나온 반찬은 배추 김치와 깍두기, 그리고 계란국으로 보이는 국물. 반찬 인심은 아리랑이 좀 더 후한 거 같았다. 하지만 아리랑에는 없는 메뉴가 보이기에 여기도 또 오게 될 거 같다. 뭣보다 메뉴판에 김치 김밥, 참치 김밥, 치즈 김밥 하는 식으로 김밥이 종류별로 나와있는 데 꽂혔다. 난 한국 있을 때 김밥 매니아였는데 여기 독일의 한국 음식점들은 보통 김밥을 한 종류밖에 내놓지 않아서 독일 온 뒤로 삶의 낙 하나가 줄었거든. 나중에 꼭 시식해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 두 곳의 음식 맛은 일단 내가 먹어본 것들은 한국의 보통 분식집 정도였다. 맛보다는 가격에 경쟁력이 있는 집들이다. 독일에서 직접 해먹는 것도 아니고 외식으로 먹는 한국 음식이 그 정도 가격이라는 건 저렴한 거니까 가난하고 요리 능력 없는 유학생이 모처럼 고국 음식 땡길 때 한 번 가서 먹기에 좋다.

한편 떡볶이 대신 제육덮밥을 먹고 왔더니 한 이틀 쯤 지나자 내가 제육덮밥을 먹었다는 건 생각이 안나고 떡볶이를 못 먹었다는 사실만 기억에 남아 한이 되었다. 그래서 떡볶이를 꼭 먹어 달콤한 매운 맛을 보충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새로운 음식점을 찾았다. 고른 건 역시 베리 지역란에 광고가 올라와있는 Leibnizstr.의 고향. 여긴 예전에 역시 베리 회원이신 어떤 분의 초대로 알게된 곳인데 가격이 좀 센 편이고 주요 메뉴 몇 종류는 2인분부터만 주문이 된다. 대신 맛있다. 한국 본토 음식점 기준으로도 맛있다. 그래서 혼자 훌쩍 부담없이 와서 먹기보다는 주위 외국 출신 지인들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하거나 할 일이 있을 때 이용하면 좋을만한 곳이다.

떡볶이를 주문하자 서빙하는 분 말씀이 “베리 광고 보고 오셨어요?”였다. 나말고도 베리 지역란에 올라온 광고에 낚여 떡볶이 먹으러 거기 간 사람들이 여럿 되나보다. 떡볶이 직접 만들어먹을 능력이 없는 베를린 유학생들끼리 모여 자활 단체를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긴 떡볶이 말고 따라나오는 것들 – 단무지라던가 단무지라던가 단무지라던가 오뎅국물이라던가 오뎅국물이라던가 오뎅국물이라던가 – 은 없었다. 대신 떡볶이 자체는 오뎅도 많고 야채들도 좀 되는 등 구색이 맞춰져 있었고 역시 맛있었다. 한국의 일반적인 분식집에서 파는 것보다 떡이 한결 쫄깃했다. 한국 본토에서도 이 정도 맛이면 맛있는 집으로 인근에 소문이 날거다.

떡볶이는 시험적으로 새로 등장한 메뉴여서 아직 가격조차 결정되지 않았다. 일단 난 7유로를 지불했지만 “앞으로는 가격이 변경될 수도 있다”라는 말을 들었다. 주문받는 분이 마침 팥고물 든 떡을 한 세트 갖고 계셔서 계산할 때 떡도 조금 얻어왔다. 하지만 내가 잘나서 받은 거니까 이후 그 식당 찾는 분들은 “하일트라는 놈은 서비스로 떡 줬다면서 왜 난 안줘!”하고 항의하지 마시길 바란다, 에헴.

그리고 난 저 세 식당 주인과 친하긴 커녕 아는 사이도 아니므로 저 곳에 가서 내 아이디 대면서 나랑 친한 척 하거나 하일트에게 소개받아 왔다고 말해봤자 서비스 더 받는 거 없다. 아마 물 한 잔도 더 안 줄 거다. 혹여나 가시더라도 조용히 드시라.

그 밖에 기억에 남는 베를린의 한국 식당으로는 쿠담의 궁전이 있는데 여긴 좀 묘하다. 내가 처음 여길 간 것은 교환학생 임기 막바지였고 당시 자장면을 주문해 먹고서는 한국에서 내내 “아, 그 때 베를린에서 먹은 자장면이 참 맛있었지. 왜 한국의 중국집들은 그 맛을 못내는거야.”하고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제대로된 자장면을 먹겠다고 독일유학을 와서, 아니 그 이유로 유학을 온 건 아니지만 하여튼 베를린에 유학생으로 다시 입성을 해서 궁전에서 자장면을 시켰다. 근데 젠장, 다시 먹어본 거기 자장면은 절대로 예전의 그 맛이 아닌 거였다. 그 후로 삐져서 그 집에 다시는 안갔다. 그래서 요즘 거기 자장면 맛이 어떤지는 모른다. 혹시 최근에 거기서 자장면 드신 분 계시면 맛 좀 알려달라. 난 귀가 얇아서 남들이 맛있다 그러면 또 가서 시험해볼지도 모른다.

가본 베를린 내의 한국 음식점은 두어 곳이 더 있지만 기억들이 희미해서 여기다 적지는 않는다. 마무리는 음식점들에 고하는 메시지로 하겠다.

1.제발 어느 음식점이든 좋으니 부대 찌개를 메뉴로 개발해달라. 누가 나한테 부대 찌개 한 그릇 준다면 부모라도 팔 수 있을 심정이다.

2. 고향은 떡볶이 값을 더 올려도 좋으니 단무지와 오뎅 국물을 추가해달라. 단무지와 오뎅 국물 없이 떡볶이를 먹는다는 것은 민족 정신에 대한 반역이다. 왜정 때도 그렇게는 안했다. 위인전 읽어봐라. 단무지랑 오뎅 국물 없이 떡볶이 먹으면서 독립 운동한 사람이 누가 있는지. 정 안되면 단무지만이라도 달라. 베를린에서도 단무지 구할 수 있는 거 안다.
추천3

댓글목록

드론한마리님의 댓글

드론한마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감... 어묵국물을 달라!!! 단무지는 없더라도 어묵국물을 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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