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온 지도 벌써 5년이 더 지났습니다.
비록 체류자격은 얻었으되 확고히 직업적으로 자리를 못 잡고 있고 여러 산적한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는 와중에 어둡고 추운 겨울이 되니 문득 우울감이 밀려 들어 옵니다.

독일인 친구는 없고(제가 느낀 독일인들.. 조금 친해졌다고 느껴도 차마 친구라고 부르기는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작은 도시일수록 동네친구 외에는 친구를 안 만드는 문화일까요. 언어장벽도 높고요) 아주 작은 소도시에 살다보니 딱히 이방인을 만날 기회도 없고 한국인은 지역 한인 커뮤니티와 작은 갈등이 한 번 생긴 이후로는 안 그래도 좁고 작은 도시에서 더 불쾌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굳이 만나지 않고 있습니다. 온라인은 결국 가상세계 일 뿐이고 한국 지인들은 너무 멀고 카카오톡 오픈챗방들도 그다지 성향에 맞지 않더군요.

그래서 요즘 종교에 조금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희 외가가 한반도에서 기독교 전통이 가장 깊었던 서북지방출신이라 가톨릭을 믿는데 저는 제가 살던 곳의 한국의 성당 (지역)커뮤니티과 얽히기 싫어 거의 성당을 안나갔었고 나가도 명동성당 같은 곳만 살짝 다녔던 정도입니다. 세례도 유아세례 외에는 성체등은 전혀 받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군대에서도 성당만 다녔음에도, 그렇게 쉽다는 군대 세례 과정도 중간에 훈련등으로 다 빠져서 정식 신자가 될 기회는 번번히 놓쳤었네요. 그러다 독일에서 침울할 때 마다 몇 번 미사를 다녀왔는데 독일은 종교에 대해서 의외로? 괭장히 자유로웠던 같고 지역교회라고 해도 자신이 원치 않는 관심을 받아 얽매일 일이 없는 것 같아서 세례도 받고 거리를 둔 종교생활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물론 요즘 과거 신부들의 성추행, 부패 등으로 독일에서 가톨릭 이미지가 나락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독일에서는 가톨릭 신자가 되는 절차가 어떻게 되는 지 궁금합니다. 현재 관청에는 무교로 등록되어 있지만 단순히 호적정보만 바꾸는 게 아니라 정식으로 세례를 받는 것을 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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