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베리님들. 카테고리를 주거로 할지 법률로 할지 고민하다가 일단은 주거로 합니다.

거두절미하고, 저는 일주일 전에 3인 WG로 이사를 했는데요. 집주인이 제가 이사 오자마자 집세를 인상한다네요. 인상율이 어느 정도냐면... 당장 내년 1월부터 매년 약 100유로씩 올라갑니다. 1인당 아니고 전체 칼트미테에서요. 현재 전체 칼트미테는 550 유로 정도예요. 저도 제 밋베보너들도 당황해서 일단 세입자연합에 가입하고 이웃들과도 상의하고 있어요.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하고요. 다행히 밋베보너들이 야무지고 맘씨 좋은 독일인들이어서... 제가 이 사안에 어떻게 그들보다 잘 대처할 수 있을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몰라서 제 의견만 말하고(이런 줄 알았으면 이사를 안 왔을 거다... 이 인상률이라면 나는 1년 이상 버티기 힘들다 등...) 일단 그들에게 맡기고 잠자코 있었는데요. 그래도 밋베보너들도 아직 학생이고, 어리다면 어린...(20대 중후반과 30살입니다) 나이라서 혹시 베리에서 조언을 얻을 수 있을까 질문드려요.

문제라면 문제인 건... 아직 제 집 계약서가 수리가 안 된 상태고요. 즉 최종안에 밋베보너 모두의 서명을 기입해서 제출한 뒤 돌려받지를 못한 채 집세 인상 요구가 들어온 겁니다. 그 계약서 안에는 인상하기 전의 집세가 적혀 있고요. 또 마음에 걸리는 건 (아직 수리 중에 있는) 계약서의 다음과 같은 조항입니다.

§ 2 Unbefristetes Mietverhältnis

Das Mietverhältnis beginnt am 15.11.2020 und kann durch Vermieter und Mieter erstmalig ordentlich zum 31.10.2024 gekündigt werden

만약 우리 세입자측의 어떤 항의도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베리 검색해보니 이렇게 절충 없이 오로지 집주인만의 입장만 반영되는 경우는 잘 없는 것 같지만... 사람 일 알 수 없으니까요) 집주인 요구대로 매년 100유로씩 칼트미테가 오른다고 가정하고 제가 1-2년 뒤에 집세 감당을 못해 이사를 가기로 결심한다고 쳤을 때, 저 조항을 근거로 이사를 못 하고 2024년 10월 31일까지 꼼짝없이 집세를 납부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제가 그때까지 이 도시에 산다는 보장도 없는데 말이에요. 이 WG에 10년 넘게 거주한 밋베보너 말로는 그런 일 없다고 하는데, 최근에 집의 Eigentümer가 바뀌어서요. 밋베보너 말도 100% 장담이 아니고, 또 이 밋베보너는 어차피 곧 이사를 나갑니다...

제 집계약서가 아직 수리되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요? 집세 인상이 아니었다면 저 조항도 그렇게 신경쓰이지 않았을 것 같아요. 으레 그러려니, 조항은 저래도 WG라는 게 워낙 유연하게 세입자가 바뀌는 구조이니 괜찮을 거라고 대충 넘어갔을 것 같은데 (밋베보너들이 다 30대 전후의 독일인이기도 하고요... 본인들 말로도 "우리도 바보는 아니야"라고 합니다) 집세 인상안에 눈이 번쩍 뜨여서 저 조항까지 다시 보게 되네요. 나름대로 신중을 기해 집 계약서 초안을 주변 독일인 친구들에게 읽히기도 하고 검토 한 건데도 이렇게 뒤늦게 경솔했던 부분들이 발견되네요. 제가 어디서 충분히 조심하지 않았는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제 밋베보너들은 현재 세입자연합과의 상담 테아민을 기다리고 있어요. 이번 주 목요일로 잡혀있고요. 혹시 베리님들의 고견도 여쭐 수 있을까 해서 여기다 글 올려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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