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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독일에서의 자녀교육 I (낯선 것에 대한 적응)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고민거리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4,411회 작성일 02-09-22 10:38

본문

지금 이 글은 초등에 다니는 아이를 둔 한 유학생아빠의 입장에서 한 번 써보는 겁니다. 반푼수님의 독일에서의 자녀교육에 대한 너무도 진솔한 글을 읽고 꼭 한번 저도 이 주제에 대한 글을 적어 보고 싶었습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두만요. 그런데 역시 경륜의 차이가 있는지라, 전 그냥 오늘 소박하게 저의 경험에서 나온 저의 경우에 따른 이야기를 해보까 합니다. 나중에 또 때가 허락하면 반푼수님을 따라서 "낯선" 이곳 독일땅에서 일구어내는 우리네 "자식 사랑법"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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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유럽의 어느 공항, 차를 가지고 마중을 따라나선 친구넘이랑 애타게 비행기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비행기가 도착을 하고 또 손님들이 하나둘 공항을 빠져나갈 때 저의 설레임은 점점더 커져만 갔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손님이 세관을 통과했는데에도 제가 기다리던 이들의 모습은 보이지가 않더군요. 분명히 탑승승객명단을 확인까지 해둔지라 특별히 걱정을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세관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알아볼 요량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바로 그때 출구의 문을 열고 밖을 빼꼼히 쳐다보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곤 잠시 머뭇하더니 여내 „아빠!“하고 저에게 달려들었지요. 그때 가슴에 쓸어안은 그 아이가 제가 공부한다는 핑계로 한국에 두고왔던 바로 제 아들녀석이었습니다. 유럽에서 처음 조우한 그 순간에 아이는 수줍어 했고, 전 부끄러워 했지요. 그렇게 유럽에서 우리 가족이 함께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전 항상 아이에게 죄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여기 나오게 됨으로 인해 가졌던 아이의 슬픔을 알기 때문이지요. 한국에 아이가 있던 동안엔 아이에게 아빠의 노릇을 제대로 해주지를 못했었는데, 이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참 더럽게 슬픈 일이두만요. 가끔 아이가 아빠랑 처음부터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을 하면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 그리고 여기와서 아이가 했던 여러 고생들, 생각만 해도 머리칼이 날아 갑니다. 뭐 이런 이야긴 사람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다를 것이기에 그냥 접어두기로 하지요. 저의 집 아이의 경험과 감수성의 세계를 한번 재구성(?)해 보면서 조금 일반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데에 그 의의를 두려고 합니다.

처음 아이가 힘들어 한건 „낯선 것“에 적응하고 또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낯선 공간에 낯선 사람들에 낯선 말들, 이러한 것들에 한편으론 호기심으로 그리고 또 한편으론 두려움으로 대응을 하더군요. 그리고 아이와 함께 생활한 할아버지와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무척 컸었고요. 또 한국에 두고온 친구이야기들을 저에게 많이 들려 주었었습니다. 이것은 아이가 그 당시 가졌던 안정감에 대한 요구, 또래집단을 형성하지 못한 외로움에 대한 표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아파트에 살았었는데 특히나 이 또래집단을 형성해 주는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군요. 그리고 한국인 아이들도 거의 없는 그런 동네에서 저희 가족이 살았었고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의 친구들이 종종 찾아와 아이랑 놀아주면서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벗겨 주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의 정서에 어떤 안정감을 주는 것에도 어느정도의 기여를 한 것 같습니다. 일단 아빠가 낯선 말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낯선 이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것, 그것도 아빠의 친구가 있다는 것은 아이에겐 어떤 신뢰를 가져다 주는 것 같더군요. 이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정도 사라지자 이젠 제 친구들과 놀이를 할 때에 허물도 없어지고, 또 놀이터 같은 곳에서 우연히 또래의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 조금씩 어울리기 시작을 하더군요.

그런데 학교를 가야했기 때문에 결국 언어의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이들은 굳이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잘 적응을 합니다. 그러나 일단 저의 경우 나름의 의사표현을 가능한한 빨리 익혀주기를 원했고, 그래서 저와의 대화는 주로 외국말로 이루어졌지요. 이것이 새언어를 습득하는데에 얼마의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어른들에게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도 또한 언어의 습득이란 너무너 절박한 것이었기에 그당시에 다른 생각, 특히 한국어 학습에 대한 중요성 같은 것은 일단 접어 두었었습니다. 역시 아이들의 세계라 특별한 어려움 없이 적응을 잘 하더군요. 단지 보다 나이가 많은 고학년 아이들 중에 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건 아이에게도 스트레스로 다가오더군요. 여하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입장이라 학교에 항상 데려다 주고 데려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어느정도 따라 갈 즈음이 되자 붙임성도 좀 생겨나고 또 나름의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더군요. 처음 이러한 것을 파악하게 된 경우는 아이가 생일 초대를 받아가지고 집에 올 때 였습니다. 그러기를 몇번 하더니 이젠 서로의 집을 방문하는 일들이 생기더군요. 그리고 어느날인가 이젠 친구들과 걸어서 학교에 가겠다는 이야기를 하고요. 처음엔 그래도 불안하여 제가 등교길과 하교길을 좀 거리를 두고 동행을 해주었습니다. 그러자 어느날부터는 저보고 아예 못오게 하두만요 ^^;; 그리고 그 때 딴에는 좀 소중한 친구들도 사귀게 된 것 같은데, 저의 집 경험으로 보자면 부모중 한쪽이 유럽내 외국인이고 또 다른 한쪽은 현지인인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개방성이나 상호에 대한 배려부분에서 좀 나았던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건간에, 점차 학교에서 적응하는 과정에 맞추어 친구도 사귀게 되고, 또 어느정도 제자리를 찾아 가더군요. 그런데 이제는 또 아빠가 공부 때문에 나라를 바꾸어 학교를 옮겨야 하니, 그 참나, 아이가 공들여 쌓아놓은 탑이 또 물거품이 되었지요.

아무래도 낯선 것에 대한 한번의 경험이 있었던지 독일로 전학오고 난 이후의 적응속도는 좀 더 빨랐던 것 같습니다. 얼마간 혼자 외롭게 학교생활을 해야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엔 부모중 한명이 항상 등하교길을 동행해 주었었지요. 그리고 제가 사는 곳이 대도시이긴 하나 역시 대도시에도 독일촌놈들이 아직은 있두만요. 극동에서 온 아이가 없는 곳인데, 개중에 장난이긴 하겠지만 언어의 폭력을 가하는 이들이 있고, 또 같은 반에도 좀 거친이들이 있더군요. 바로 이 후자의 것은 이전에 있던 학교에선 경험해 보지 못햇던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처음엔 그냥 넘어 갔는데, 좀 심하다 싶으면 직접 담임선생님께 문제를 아뢰는 것이 도움이 되더군요. 그리고 학교를 일부러 갈 필요는 없고 서신으로도 충분히 풀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요. 또한 학부모 모임이나 성적표를 나누어 주는 날 같은 경우 상담을 하러 반드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았습니다. 여하간 관건은 역시 학교수업에 적응하는 것과 교우관계를 형성하는 것인듯 합니다. 처음엔 좀 힘들어 하더니 새시스템에 잘 따라 간 것 같고, 친구관계는 이전에와 마찬가지로 생일초대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풀리어 나가더군요. 처음엔 독일아이들이랑 좀 친해지더니 그 이후 터어키 출신의 아이들이랑 친해지고 또 거꾸로의 과정을 거치더니 나중엔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게 된 것 같습니다. 이쪽 저쪽 아이들로부터 초대를 받고, 서로 왕래를 하고 또 학교에서도 그렇게 노는 것 같더군요. 그러다 보면 어느정도의 자신감도 아이가 가지게 되고요. 물론 부모 입장에선 항상 걱정이 앞섭니다. 그런데 2학기가 지날 무렵의 어느날 황당한 얼굴을 하고 아이가 집에 왔는데, 사정을 들어보니 반장으로 뽑혔다고 하더군요. 독일에서 클라센쉬프레허라는 건 한국과는 좀 다른 성질의 것인데, 담임선생님께 그것을 위해 책임감이 너무나 필요하고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말을 듣고 아이가 한마디로 쫄아서 집에 왔던 겁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떤 다른 것보다도 아이의 교우관계가 이제 안정이 되었다는 의미라 저희 입장에선 한시름 놓게 되었었지요. 그리고 다행히도 공부도 어느정도 적응을 했던가 봅니다. 그래서 지금 3학년 2학기 방학중인데, 벌써 1학기 성적표를 받던 날 김나지움 입학 추천을 1년 앞서서 받기도 했고요.

그런데 바로 요기서 부터 골치가 또 아파오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언젠가 김나지움에 대한 질문을 독일질문란에 올린적도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가 유럽식 교육시스템에 젖어 있기 때문에 차후 한국으로 만약 돌아가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할 지 여러 고민도 하고 있고요. 이 이야기부터는 다음 기회에 풀기로 하지요. 특히 자녀교육에 있어 한국식(?)과 독일식(?)이라고 흔히 말하는 것에 대해 제 나름의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보고 싶고, 그것에 붙여서 과연 부모의 역할이 어디까지 인건지를 한번 나름대로 짚어 보고자 합니다. 물론 이것 역시 우리집의 경우인데, 여기서 너무나 분명한건, 자식을 키우는게 해가가면 갈수록 힘들어 지더라는 거지요 ^^;; 그리고 정도도 없는 것 같고요.  암튼 다음 기회에 또 이 주제를 한번 더 건드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지금 저의 모토는 최대한 아이랑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가지자 입니다. 이제는 더이상 아이에게 죄짓고 안살려고 합니다 ^^;; 그런데 그게 역시 마음대로 잘 안되네요. 올 여름에도 결국 아이가 그렇게도 가고싶어하던 한국엘 데려다 주지 못했습니다. 비행기만 함 타면되는 것 같이 보이는, 그래서 아주 쉬울 것 같이 보이는 문제도 결코 쉽지가 않더군요 ^^;; 좀 전에 와이프랑 영화를 보러갔는데, 그렇게라도 아이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있는 중입니다. 여하간, 반푼수님 덕분에 글을 적기가 쉽지 않은 주제를 한번 다루어보게 되었습니다. 반푼수님께서 나누어 주시는 진솔하고 소박한 이야기들에 제가 감염(?)이 되거든요. 앞으로는 제가 여쭈어 보고 배울게 더더구나 많아지리라 생각합니다. 도와주세요 ^^

(진작에 적어 두었던 글인데 이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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