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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싸나이냐 똥폼재는 마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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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1,819회 작성일 01-07-03 07:21

본문

제 2공영방송에서 여권운동의 기수 Alice Schwarzers(58)와 에로틱 비스무리한 TV스타 Verona Feldbusch(33)간에 논전이 있었다. 이런 논전 한마당이 벌어진 것은 슈바르처가 베로나 펠트부쉬를 가리켜 "우리 여성에게 모욕 그자체"(Ohrfeige)라고 비난한 것에서 연유한다. 슈바르처는 인간 펠트부쉬가 아니라 여성의 육체를 인간의 존엄성과는 무관하게 분리시켜 처분가능한 대상으로 상품화시킨 것, 바로 그 펠트부쉬 증후군을 비판한 것이다.

어쨌든 여성정상회담 혹은 세기의 대결로 인구에 회자된 이 논전의 와중에서 펠트부쉬가 구사한 몇가지 상투적인 어법은 배워둘만 하다.

"디터가 남을 의식한, 보여주기 위한 마초라면 슈바르처는 보여주기 위한 해방여성입니다. 나는 기꺼이 바비인형이 될 수 있어요." (Dieter ist ein Vorzeige-Macho, Sie sind eine Vorzeige-Emanze und ich nehme auch gern die Barbie-Karte")

원래 vorzeigen이란 남의 코앞에 뭔가를 들이미는 것이다. 경찰이 검문하면서 신분증을 vorzeigen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vorzeige란 뭔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남이 당신을 의심하면서 뭐라뭐라 시비를 걸어오면 나 이런사람이요 하고 뭔가를 내민다는 그런 어감이다. 그러니 Vorzeige-Macho란 진짜 싸나이가 아니라 똥폼재는 마쵸인거다. 남의 눈을 의식해 오바액션 거듭하며 자신을 강하게 보여주기 위해 안달하는 허약한 종이호랑이인거다. 이런 넘들 많이 봤다구요?

반대로 Vorzeige-Emanze란 무엇이겠는가. 자신을 꼭 해방여성으로 티를 내야 직성이 풀리는 덜 떨어진 해방여성 뭐 그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신데렐라콤플렉스를 연상시키는 예쁜 바비인형같은 존재(즉 남자의 놀이개가 될만한 존재)로 남에게 보여도 자신은 전혀 이에 아랑곳하거나 게의치않을 만큼 실은 속이 튼실한 강한 여자다. 꿀릴거 없이 당당한 나는 그런 측면을 오히려 이용해 먹고 있다. 뭐 이런 말을 지금 펠트부쉬가 씨부렁거리고 있는거다.

솔직히 Vorzeige-Emanze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이미 Emanze라고만 하더라도 조금 부정적인 어감이 동반된다. 자신을 마쵸라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애교로도 봐주겠는데 자신을 에만쩨라고 자처하면 뭔가 튀는 것같은 그런 무엇이 있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에만쩨들이 힘겹게 싸우는 와중에서 얻어진 부산물 같다. 싸우다 보면 오바도 하게 되고 거친 모습도 보이게 된다. 우리나라 방송에서 똑똑한 여성은 꼭 싸가지 없고 밥맛없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지는 것과 대동소이한 바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요거 문제다. 사실 알고보면 에만쩨들도 부드러운 사람들 아닐까. 당신이 진짜 싸나이라면 에만쩨에 좀더 너그러워도 좋지 않을까.

어쨌든 이 두사람의 흥미진진한 논전을 정리하면서 슈피겔 언라인은 다음과 같은 멋진 문구를 남긴다. 이 기회에 이 멋진 단어의 어감을 학실히 배워두자.

Schwarzer ist aufklärerisch, Feldbusch aber nur abgeklärt, reine Opportunistin.
슈바르쩌는 깨인 사람이다. 반대로 펠트부쉬는 고저 겉으로 빛좋은 개살구로 까놓고 말해 기회주의자에 불과하다.

Aufklaerung은 계몽이다. aufklaerisch하다는 것은 계몽된 깨인 사람, 인텔리젼트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이에 비해 비슷하면서도 다른 단어가 abgeklaert란 말이다. 가령 비유를 들면 더러운 물을 가만히 놔두면 침전물이 가라앉으면서(그러니까 ab, 즉 뭔가 떨어져 나가면서) 물이 맑아진다. 하지만 ab이라는 것은 떨어져 나가는 어감인데 대개는 그 운동방향이 하강이다. 즉 어감적으로 뭔가 상승하는 auf와는 달리 질적인 하강을 암시하거나, 그래서 좀 부정적으로 쓰이거나, 아니면 최소한 중립적으로 말하더라도 auf와 같은 질적인 상승을 암시하는 뉘앙스는 없다. (굳이 긍정적으로도 쓰일 수 있는 경우를 찾아보자면 뭔가 찐드기처럼 불쾌한 것들에 시달리다가 그것이 ab, 즉 떨어져 나가버렸다면 뭔가 시원한 느낌을 줄 것이니 이 경우는 긍정적이라고 하겠다. 긍정과 부정이 교차하는 경우를 들어보면 - 당장 예가 생각나지 않고 이 예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Ich muB mich damit abfinden와 같은 경우 계륵처럼 뭔가 버리기는 아쉽고 하지만 붙들고 있자니난감한 것에 대해 할수 없지 체념하면서 훌훌 털어버리고 그 사태를 받아들인다는 뜻이니 이 경우 ab은 뭔가 버리고 싶지 않은 것을 버렸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이지만 뭔가 과단성있는 결정, 이를 통한 해방감과 상통하는 어감을 표현해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어감이다. 얘기가 길어지니 요건 이정도로 하고 다음 기회에 더...)

그러니까 aufklaersich된 슈바르츠는 뭔가 큰도를 깨우쳐 밝아지고 맑아진 사람이라면 펠트부쉬는 보기에는 맑은 것 같은데 거기에 질적인 발전의 계기가 포함되지 않는 채 뭔가 인텔리젼트한 문제의식을 걍 떨궈버리고 내팽개쳐버린, 그야말로 그냥 보기에 좋은 빛좋은 개살구란 이런 말이다.



'62.226.225.84'고래니 ('knura001@hanmail.net') 07/03[02:31]
"깨인"과 "까진"의 차이... 절묘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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