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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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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2,047회 작성일 01-06-09 07:03

본문

한겨레 2001년06월07일 제362호

사진/ “우리는 낙태한 여자들이다!”는 문구와 사진으로 충격을 던진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 표지.

지금으로부터 꼭 30년 전인 1971년 6월 첫주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테른>은 엄청난 ‘사고’를 쳤다. 그 누구도 입에 올려본 적 없는 완벽한 금기를 깨고 낙태를 표지기사로 다룬 것이다. 당시 독일은 낙태금지조항인 헌법 218조가 맹위를 떨치고 이에 대해 여자들의 볼멘소리가 웅성거리던 시점이었다.

<슈테른>은 표지에 여성 28명의 얼굴사진을 쫙 깔았다. 이들은 독일 역사상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용모를 가졌다고 평가받은 로미 슈나이더를 비롯해 지성과 미모를 갖춘 인기 절정의 여배우들과 문화계 인사들이었다. 이들의 얼굴을 배경으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제목은 이랬다. “우리는 낙태한 여자들이다!” 본문기사에는 이 특종을 터뜨린 알리스 슈바르처와 그의 어머니 에리카 쉴링을 비롯해 21살의 아가씨로부터 77살의 할머니까지 낙태한 여성 374명의 실명과 주소가 실려 있었다.


낙태한 여배우·문화계 인사의 ‘인간선언’

알리스 슈바르처는 현재 독일 최고의 저널리스트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입지전적 인물이지만, 당시에는 동네신문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던, 고졸학력이 전부인 풋내기였다. 하지만 그가 준비한 특종의 파장은 엄청났다.

찬반 양쪽으로 갈린 사람들이 연일 시위에 가담하고 서명운동이 잇따랐으며, 몇몇 주에서는 검사가 앞장 서서 낙태 사실을 고백한 여자들을 색출하고 기소했다. 보수언론들은 <슈테른>에 실린 고백녀들을 싸잡아 프리섹스를 외치는 미친년들이고 염치도 부끄러움도 모르는 천한 것들이라고 매도했다. 그리하여 낙태금지조항을 둘러싸고 길고 끈질긴 싸움이 시작됐다.

20세기 독일의 여성운동은 이렇게 불이 붙었다. 그 무렵 한국의 신문들은 이런 유의 기사를 ‘해외토픽’난에서 다루곤 했다. 당시의 해외토픽은 점잖은 이들이 우스갯거리로 삼는 소재를 제공하는 지면이었다. 오늘날 연정(聯政)을 통해 독일의 여당이 된 녹색당의 출현이나 그 무렵 시작된 이혼율의 급증 같은 변화도 가십거리쯤으로 다뤄지곤 했다. 지구촌 곳곳의 사회변동을 말해주는 중대한 ‘징후’들과 성숙한 사회를 향한 ‘갈등’들은 그래서 80노파를 향한 18살 청년의 순정이라든가 늙은 호색가의 팔에 안긴 반라의 금발미녀, 복권 당첨으로 졸부가 된 다음날 벼락 맞아 숨진 기구한 인생 등과 뒤죽박죽 섞인 채 실리곤 했다.

하지만 우리의 가십란에 그렇게 다뤄졌던 이 <슈테른> 사건은 독일사회의 변화에 굵은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30년 전 유럽의 낙태문제는 완강한 가톨릭의 전통과 포개져 지금 우리의 경우보다 훨씬 더 억압적이었다. 멀쩡한 여자들이 원치 않은 임신을 한 끝에 몰래 낙태해야 했고, 심지어 발각되면 처벌까지 받았다. <슈테른>에 등장한 여성들은 사회에서 매장당할 각오를 하고 일을 벌인 것이다.

(이하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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