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커뮤니티 새아리 유학마당 독어마당
커뮤니티
자유투고
생활문답
벼룩시장
구인구직
행사알림
먹거리
비어가든
갤러리
유학마당
유학문답
교육소식
유학전후
유학FAQ
유학일기
독어마당
독어문답
독어강좌
독어유머
독어용례
독어얘기
기타
독일개관
파독50년
독일와인
나지라기
관광화보
현재접속
288명
[독어강좌]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화려한 지식이 아니라도 스스로 깨우친 바가 있으면 소박하게 올려주세요.

하인리히 하이네의 로렐라이 첫소절

페이지 정보

작성자 Jayuroni이름으로 검색 조회 4,951회 작성일 02-01-15 05:47

본문

[옛날글] 작성일 : 1999/01/29

우리에게 친숙한 하인리히 하이네의 로렐라이 첫소절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Ich weiB nicht, was soll es bedeuten,
DaB ich so traurig bin;
Ein Maerchen aus alten Zeiten,
Das kommt mir nicht aus dem Sinn.

이것을 나는 이렇게 번역해 보겠다.

모르겠네,
왜 이다지 서글픈지
이게 뭘 말하는지
자꾸만 떠오르는
옛날옛적 동화하나

시인의 섬세한 감수성은 무심코 흘려들은 사소한 옛 이야기하나를 끝내 놓아주지 않았고 결국 이 시가 태어났다. 나는 시인은 못되지만 이 로렐라이 시구절을 접하면서 한 독일 할어버지에게서 들은 얘기가 자꾸 떠오른다.

라인강은 스위스에서 발원하여 북해로 흘러들기까지 장장 1320킬로를 달리는 국제하천이며 지금도 독일경제의 총물동량의 23%를 담당하는 경제동맥이다. 인간이 만들어 낸 "아우토반"은 아직 자연이 만들어낸 아우토반 라인강의 경제성에 못 미친다. 강을 이용해 수톤천급 대형바지선으로 한번에 실어 나르는 것이 트럭으로 아우토반을 수백번 오가는 것보다 물류속도가 빠르다. 이 라인강은 강폭에 비해 수심도 깊은데다, 지나는 배들을 방해하지 않고 다리를 놓는게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래서 라인강엔 의외로 다리가 흔치 않다. 대개 라인강을 건너려는 운전자들은 차를 탄 채 배를 이용해 건너게 된다. .

하나 독일에서는 흔치않게 인구가 백만이 넘는 라인강변의 대도시 쾰른에는 예외적으로 예닐곱개의 다리가 있다. 그 다리중에 가장 아름다운 다리가 50년대에 세워진 사장교 제베린교로 알려져 있다. 이 다리를 세울때 헐값의 외국인 막노동자들이 많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깊은 수심의 라인강에 사장교 형식의 특징인 두개의 대형기둥을 세우는 공사를 하면서 이 기둥의 기초부분에 콘크리이트를 쏟아 붓는 과정에서 그만 외국인 노동자 두사람이 추락해서 콘크리이트와 함께 묻혀 버렸다.

그러자 공사를 계속 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다 부수고 시신이라도 건져 수습을 하는게 옳은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그러나 그 유가족을 수소문 했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자 결국 공사를 계속하는 쪽으로 가닥이 났다. 그래서 쾰른의 제베린 교에는 지금껏 이집트의 파라오처럼 한순간에 미이라가 되어버린 두사람이 함께 잠들어 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흘렀다. 지금 그 유족들은 아직도 두사람이 어디엔가 살아있을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을까?

세상 모든것엔 시작과 끝이 있을 것이다. 언젠가 제베린교의 수명이 다하는 날 두사람은 환한 햇살에 눈을 부비며 천년의 긴잠에서 깨어 날 것이다. 내게 이순간 감정의 사치가 허용된다면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 로렐라이를 이 두영혼을 위해 바치는 헌시로 읽고 싶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독어강좌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56 고래니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43074 01-22
355 전대호이름으로 검색 3522 01-15
열람중 Jayuroni이름으로 검색 4952 01-15
353 Jayuroni이름으로 검색 3557 01-15
352 Jayuroni이름으로 검색 4362 01-15
351 고스라니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3287 12-17
350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7 12-02
349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0 11-26
348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1 11-24
347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2 11-24
346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5 11-20
345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3 11-04
344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3 11-04
343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0 10-25
342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0 10-08
341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2 10-07
340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5 09-09
339 고래니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7070 09-08
338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5 09-07
337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0 09-07
게시물 검색
이용약관 | 운영진 | 주요게시판사용규칙 | 등업방법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비밀번호분실/재발급 | 입금계좌/통보방법 | 관리자문의
독일 한글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 서로 나누고 돕는 유럽 코리안 온라인 커뮤니티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