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가 한번 나서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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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1,913회 작성일 01-09-06 21:21본문
벼룩시장에서 별걸 다 팔아봤다. 최근 몇년은 한국에서 보따리로 가져온 스포츠양말을 팔아서 제법 짭잘한 재미를 보았다.
독일도 벼룩시장에서는 정가제가 없다. 깎는게 애교로 통용된다. 몇 페니히를 놓고 악착같이 흥정하는 모습을 보면 시장에서 콩나물값을 깎는 한국의 주부의 모습이 떠오른다. 세상은 어디나 비슷하다.
한번은 양말외로 곁다리로 진공청소기를 팔려고 내놨다. 그런데 터키사람이 이에 흥미를 보였는데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부르는게 아닌가. 당연히 거절했다. 아 그런데 그날 나는 장사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그 터키사람은 다른 한곳에서 역시 좌판을 벌려 놓고 물건을 팔고 있었는데 아는 이들이 떼거지로 같이 나온 모양이다. 그 대군단이 한사람씩 번갈아가면서 나를 찾아와서 계속 진공청소기값을 흥정하는 것이 아닌가. 한두번도 아니고 나중에는 진력이 나는데다, 장사에 방해가 되기도 하고 귀찮아서, 그리고 솔직히 그 정성이 가상해서 그냥 헐값에 그 진공청소기를 팔아 넘겼던 기억이 있다.
가끔은 내 좌판을 다른 이에게 대신 보게 하고 순찰을 나가기도 한다. 나도 한사람의 고객이 되어서 무슨 물건이 벼룩시장에 나왔나 구경하는 재미가 여간하지 않다.
순찰중에 한번은 사람들이 어떻게 흥정하는가만 유심히 살피고 다닌 적이 있다. 그중에 한번은 연인사이인 듯한 남녀가 서로 흥정을 위한 작전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여자가 망서리고 있는 남자옆구리를 팔꿈치를 치며 "야 니가 함 나서봐/나서서 흥정해봐"라고 말한다. 벼룩시장에서 불수 있는 전형적인 표현의 하나겠다. 그런데 그녀는 과연 뭐라 했을까?
정답: Stell dich mal daz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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