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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사회국가위기:페미니스트적 접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재훈이름으로 검색 조회 4,122회 작성일 02-03-13 22:14

본문

1999/07/27  Access : 267 , Lines : 20  

사회국가 위기: 페미니스트적 접근

세계화로 인한 사회국가 위기에 대한 논쟁이 확산되면서 형성되는 공감대 중 하나는 기존 사회정책으로써 사회국가가 처한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가족의 부양자를 전제로 한 사회보장제도는 후기산업사회에서 더 이상 통할 수 없는 낡은 모델이 되었다.  사회국가 위기에 대한 진단이나 처방이 이 가운데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 위기의 원인이 국가의 실패냐 혹은 시장의 실패냐, 위기의 양상을 재정을 중심으로 혹은 사회보험에 대한 신뢰를 중심으로 분석하느냐 등에 따라 상이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분위기에서 한가지 주목할 것은 - 여성의 입장에서 나오는 주장을 거의 들을 수 없다는 것이다 (Braun/Jung 1997:7).  

이같은 현상은, 사회정책이 성평등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페미니스트의 실망과 성평등에 대한 사회정책의 무관심에 기인하고 있다.  19세기말 사회보험제도 확립의 근원이 되었던 소위 "사회문제 (Soziale Frage)"가 실상은 여성의 문제이었고 여성운동의 요구가 복지제도 도입에 비중있게 반영되었다 (Gerhard 1990).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정책학사에서 당시 여성운동의 역할이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여성의 욕구가 여성 개인의 차원이 아니라 아내·어머니로서만 정의되고 사회정책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여성은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아내와 어머니로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가부장적 사고가 사회정책의 전제였다.  따라서 성평등을 추구하는 여성운동의 요구가 사회정책의 관심사가 될 수 없었고, 페미니스트적 관점에서 볼 때에도 사회정책은 가부장제적 국가 체제 유지의 한 수단에 불과했다.  

기존 사회국가 체제가 여성우호적이라고 결코 표현할 수 없지만, 그러나, 각종 사회보장제도가 여성의 자주적·독립적 삶의 영역 확장에 기여하는 바는 무시할 수 없다.  사회정책의 의도적·비의도적 결과가 어우러져 여성의 삶이 어머니나 아내로서가 아니라 한 개인의 차원에서 전개될 수 있는 삶의 관계 (Lebensverhaeltnisse)가 형성된 것이다 (Braun/Jung 1997:8 f.).  이에 대해 독일 페미니스트적 관점은 사회보장 제도에 의한 여성 삶에 있어서 개인적 영역의 확장을 남편에 대한 의존에서 국가에 대한 (결국 또 다른 가부장에 대한) 의존으로 본다.  사회정책이 근본적으로 새로운 성질서 (Geschlechterordnung) 창조에 기여할 수 있는 여지를 부인하는 것이다.  사회국가 위기론이 대두하고 사회보장제도가 축소되면서 실상 그 피해를 입는 당사자가 대부분 여성이라는 사실 역시 사회국가 체제가 성평등 실현에 얼마나 기만적이었는가라는 페미니스트적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사회국가 축소론 논쟁의 대표적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동일한 현상을 놓고 많은 페미니스트가 사회국가 방어론 입장을 취하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자신들이 지난 20여년 간 비판해왔던 성평등 실현을 위한 사회국가 체제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사회보장제도 혜택의 많은 부분이 사적 영역으로 이관되는, 이른바 사회적 위험에 대한 책임의 '탈국가화·사유화'로 인해 취업, 소득, 가사노동의 사회적 분담 등 각 부문에서 그동안 이루어 왔던 성평등이 위협받고 있다.  이 위협의 근원을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국가의 가부장적 속성에서 찾으려 하지 않고 세계화를 배경으로 한 자본주의시장경제의 무차별적 공격에 국가가 무기력해진 데에서 찾는다.  사회적 질서 유지는 시장이 아닌 국가의 역할인데, 이 역할의 현재와 미래가 경제적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위협받고 있다고 본다.  전통적 페미니스트적 관점은 국가를 가부장제를 대표하는 하나의 단순한 기구로 본 반면, 이같은 입장은 국가를 다양한 이해 관계를 바탕으로 집단들이 모인 상대적 자율성을 가진 집합체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이제 성평등 실현을 위한 사회정책의 역할을 인정하는 페미니스트적 관점을 가지고 새로운 사회정책 논쟁의 주류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입지를 넗혀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의로운 성정책 (gerechte Geschlechterpolitik)에 기초한 미래지향적 사회정책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경제적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사회국가 체제의 전통적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고, 성평등을 위한 사회정책의 역할에 대한 페미니즘 내부 논쟁이 이같이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여 전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와는 다른 성질서에 기초한 사회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독일 사회에 새로 형성될 경우, 페미니스트적 관점이 사회정책의 미래에 대한 논쟁에서 중요한 요소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Braun, Helga/Jung, Doerthe (1997), Globale Gerechtigkeit?  Feministische  Debatte zur Krise des Sozialstaats, Konkret Literatur Verlag, Hamburg.
Gerhard, Ute (1990), Unerhoert: Die Geschichte der deutschen Frauenbewegung, Reinbek, Hambu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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