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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펌]<독일사는이야기 7> 맥주예찬

페이지 정보

작성자 Jayuroni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조회 6,375회 작성일 02-02-06 17:30

본문

<독일사는이야기 7> 맥주예찬
박종완 기자 park@uni-bremen.de

오늘은 맥주 예찬을 하고 싶다. '독일'하면 떠오르는 것은? 이렇게 질문하면, 많은 사람들이 맥주의 나라! 이렇게 대답을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어지간한 까페에 가도 독일 맥주가 있을 정도이니, 정말 독일 맥주가 유명하긴 한가보다.

그런데, 맥주에 대해서 몇 가지를 얘기하면, 맥주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쯤은 다들 알 터이고, 그 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흔하게 마시는 - 하이트, 라거 등등 - 맥주의 종류는 'Pils(필스)' 라고 하는 것인데, 이 맥주의 원산지는 독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종류인 필스의 원산지는 체코이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서쪽으로 좀 떨어져 있는 도시 중에 필쩬(Pilzen)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서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한 맥주라서 필스라고 불린다.

꼭 필스뿐만이 아니라도 맥주에 관한 한 체코가 독일보다 한 수 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 너무나 유명한 '버드와이저' 맥주의 상표도 체코 남부의 도시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맛 또한 독일 맥주보다 훨씬 맛 있는 맥주들이 많이 있다.

그럼에도 독일 맥주가 세계 최고라고 얘기되는 것은 엄청나게 많은 수와 종류, 그리고, 맥주를 즐기는 국민들 때문인 것 같다. 독일의 맥주는 우리나라의 막걸리처럼 거의 모든 고장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몇 가지 종류가 있는지 정확히 셀 수도 없다.

한국에서는 막걸리와 소주가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술이라면, 독일에서는 맥주가 그 역할을 하는데, 우리나라 막걸리처럼 우선 값이 싸다. 지난 30년 동안 맥주의 값은 거의 제자리이다. 약 30년 전인 1970년에도 보통 한 병에 1마르크(약 600원)였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소주가 비싼데, 우리나라처럼 희석식이 아닌 곡주라서 그런지, 보통 한 병에 10마르크(6000원)가 넘는다. 물론 알코올 도수가 위스키 수준으로 높기는 하지만, 그래도 모처럼 고기안주에 소주 한잔하고 싶으면, 슈퍼에서 소주병을 들었다 놨다 하고 고민할 때가 많다. 소주 한 병 값이면 맥주가 10병이니까, 고민이 안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다 우리나라에 가면, 소주값이 싸다는 핑계로 과음을 할 때가 많다.

맥주값이 이렇게 싼 것은 아마도 우리나라 자장면 값이 국민 경제 지표에 미치는 영향과 같을 것이다. 맥주값이 오르면, 당장 정부의 경제정책에 엄청난 비판이 날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는 슈퍼에서 살 때 병맥주보다 깡통맥주가 더 비싼데,(값은 같은데 깡통맥주가 더 조금 들어 있던 걸로 기억된다) 독일은 반대로 깡통에 든 맥주가 더 싸다. 값이 싸니까 가난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깡통 맥주를 마신다. 값이 싼 이유는 유효기간도 병맥주보다 길고, 가벼워서 운반비용도 덜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상표라도 맛은 병맥주가 더 맛있다.

아주 과학적인(?) 비교 실험의 결과인데, 바로 우리집에서 맥주 한 상자 내기를 걸고, 즉석 시음대회를 한 것이다. 같은 상표라면 병맥주나 깡통 맥주나 맛의 차이가 없다는 쪽과, 차이가 있다는 쪽이 내기를 했는데, 거의 모든 사람이 병맥주가 맛있다고 했으니, 인정을 할 수 밖에.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깡통맥주가 더 비싼 건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다.

또한 몇 년 전에 우리나라 모 맥주회사의 커다란 신문 광고를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는데, 광고의 내용은 "00맥주를 만드는 사람들", 하고, 그 맥주회사에서 맥주를 만드는 사람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 광고 였는데, 다들 뮌헨의 발효공학 박사나 독일에서 석사나 박사를 하고 온 사람들이었다.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한 광고였겠지만, 정말 어이가 없다.

포천 막걸리를 만드는데, 포천의 공장에서 몇십년동안 막걸리를 담가온 장인하고, 발효공학박사 혹은 식품영양학 박사하고 누가 더 잘 만들까? 독일에서 맥주를 만드는 장인(Meister)은 철저한 도제식 수업을 거쳐 몇 십 년 동안 손맛으로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천 가지도 넘는다는 맥주들이 다들 독특한 맛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환경론자들은 병맥주의 병은 재활용이 가능한데, 깡통맥주는 활용이 불가능하니 병맥주를 마셔야 한다고 한다. 우리집 여자아이들도 내가 깡통맥주를 마시면, 뭐라고 한마디씩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늘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독일 북부의 브레멘에 사는데, 남쪽 끝의 뮌헨에서 생산하는 흰맥주나 서쪽에서 생산하는 흑맥주를 마신다면, 깡통보다 몇 배나 무거운 병을 가득 실은 트럭이 뮌헨에서 브레멘까지 700km를 달리면서, 내뿜는 배기가스에 의한 오염은 깡통을 소각하면서 생기는 오염보다 더 심각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렇다고, 생산지로부터 얼마 이상으로 운반을 하려면, 깡통맥주로 해야 한다고 정할 수도 없고, 가장 좋은 방법은 '신토불이'라고 자기 고장에서 나는 맥주를 마시는 것이 아닐까? 자기 고장 맥주얘기가 나온다면, 우리나라에도 소주가 지역별로 나오고, 막걸리는 포천막걸리니, 이동막걸리니 하듯이 독일도 자기 고장 맥주에 관한 한 자부심들이 대단하다.

내가 살고 있는 브레멘을 대표하는 맥주는 '벡스(Becks)'이다. 이 맥주는 이미 한 지역을 넘는 전국적인, 세계적인 맥주인데, 미국에도 공장이 있고, 중국에도 공장이 있어서 그런지, 우리나라 까페에서도 자주 보인다. 당연히 이곳 브레멘 사람들은 모두 벡스를 사랑하지만, 모든 사람이 마시는 것은 아니다. 바로 같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하케벸"이라는 맥주 때문이다.

나는 주로 하케벡을 마시는데, 사람들에게 두 맥주를 비교할 때면, 벡스는 관광소주이고, 하케벡은 막소주라고 비교한다. 같은 공장에서 나오지만, 맛도 하케벡이 좀 쓰고, 값도 싸다. 또한 다른 도시로 수출(?)도 안 되고, 이곳 브레멘과 인근 지역에서만 살 수가 있다.

맥주의 운반도 광고를 겸한 목적인지, 마차에 싣고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배달을 할 때도 있다. 맥주를 하나 마셔도, 자기 사는 곳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가 있어서 좋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요즘 점점 더 한 특정 상표의 소주가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간다고 들었다. 소주맛이 다 똑같은 한 가지 소주로 통일되는 것보다는 지역마다 동네마다 독특한 맛의 소주들이 지역주민들에게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

또한 요즘은 소주보다 위스키의 소비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참 아쉽다. 나는 독일에서는 맥주를 마시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소주를 마신다. 물론 소주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소주를 마시면 다음날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데, 비록 그런 약점이 있지만 위스키와 값차이를 생각하면 소주가 훨씬 더 좋은 술이라고 생각한다.

이곳 독일사람들도 우리나라 소주를 좋아한다. 우선 알코올 도수가 25도로 위스키보다 낮아서 좋고, 또 특유의 단맛 때문에 여자들도 아주 맛이 있다고 한다. 또한 안주도 소주 안주가 양주안주보다 부담 없어서 좋다. 아마도 우리 주위에 너무나 흔하고 싸게 있는 술이라고 홀대 받는 게 아닐까 싶을 때도 있다. 독일에서 위스키를 병째로 주문해서 마시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가끔 잔으로 시켜 마시거나, 보통은 맥주나 와인을 마신다.

맥주예찬을 한다고 하다가 본의 아니게 소주예찬으로 바뀐 것 같다. 아무려나 중요한 것은 독일에서는 맥주가 서민의 술이니까 맥주를 마시고, 우리나라에 가면 소주 한잔에 곱창볶음 앞에 놓고, 큰소리로 웃고 떠들며 마시고 싶다.

2001/02/12 오전 7:24:02
ⓒ 200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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