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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독일이 내 아이를 훔쳤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겨레21 이름으로 검색 조회 2,501회 작성일 01-09-04 11:34

본문

독일이 내 아이를 훔쳤다! 한겨레21 2000-06-29 0314호

이혼한 독일 출신 부인이 두 딸을 데리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버리자 ‘유괴’라고 주장하며 프랑스 남편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크자비에 티넬은 부인이 1년 전 티파니(9)와 바네사(6) 두 딸을 자신의 나라인 독일로 데리고 돌아가자 지난 6월부터 ‘유괴’된 두 딸을 되찾기 위해 단식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티넬은 “아이들을 보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에게 이방인이 되어간다는 사실이 두렵다”며 두 딸의 귀환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프랑스와 독일 사이의 법적 견해 차이 때문에 1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도록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티넬은 경찰에 ‘유괴’ 신고를 하고 La Haye국제협약의 적용을 다루는 관계기관에 청원을 요구했다. 이 협약에 따르면 아이들은 그들이 거주했던 프랑스로 즉각적인 귀환을 해야 한다. 프랑스의 가정법원도 지난해 7월 티넬에게 아이들의 양육권과 배타적인 친권이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사건은 이것으로 쉽게 마무리되지 않았다. 독일의 뮌헨 법정도 애초 양육권이 남편에게 있다는 프랑스 법원의 판단에 동감을 표시했으나, “이미 6개월을 독일에 체류한 어린이가 프랑스로 돌아가는 것은 심리적 충격을 주는 위험한 일”이라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이 문제는 프랑스와 독일 사이의 법적 분쟁으로 비화되기 시작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프랑스-독일 의회 중재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오랫동안 양국 관계를 불편하게 하고 있는 소송들을 재판에 의하지 않고 해결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이 위원회가 첫 과제로 이 사건을 채택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 위원회도 두 나라 사이의 법적 견해 차이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유럽에서 국제결혼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현재 프랑스에서는 60여건의 어린이 ‘유괴’가 신고돼 있는 형편이다. 지난 5월 브뤼셀에 모인 유럽연합의 15개 회원국은 “2001년 3월1일부터는 이혼 전 부부가 거주했던 지역의 관할기관 판사가 유일하게 이혼과 자녀 양육권에 관한 판결을 내릴 것”이라는 규칙을 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규칙을 거부할 경우 유럽 재판소에 상소할 수 있도록 해놓아 이러한 문제의 해결이 앞으로도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파리=신순예 통신원
soonye.sin@libertysurf.fr


[파리산책] 국제 이혼 이젠 쉽게?
중앙일보 2000-06-02 11면 (외신) 10판 기획.연재 1025자

프랑스인 남편과 독일인 부인이 이혼하려면 어느 나라 법원에 소송을 내야 할까.
이웃 나라를 제집 드나들듯 하는 유럽인들에게 국제결혼이나 이혼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다.

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국적이 다른 부부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나라마다 법규가 달라 자녀 양육권 등을 놓고 정반대의 판결이 나오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가정사가 외교문제로 비화하는 사례까지 있다. 1998년 프랑스 여성 콜레트 랑스랭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녀의 남편인 독일 국적의 아르민 티에만은 이혼소송 중이던 부인으로부터 두 자녀를 빼앗아 독일로 달아났다.
독일 법원은 납치 피해자의 즉각적 본국 송환을 규정한 80년 헤이그 협약을 무시하고 두 아이를 남편이 보호하도록 판결했다.

우여곡절 끝에 남편의 납치(□) 혐의가 인정돼 아이들은 프랑스의 엄마 품으로 보내졌지만 이 문제는 양국의 감정 싸움으로 번졌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98년말 포츠담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독일 법원의 판결을 '강도 행위' 라며 맹비난했다.
유럽 대륙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이 '다국적 이혼' 이 앞으로는 보다 명쾌하게 해결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 법무장관들은 지난달 30일 EU 집행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EU 규칙을 제정했다.
국적이 다른 부부가 이혼하면 부부의 거주지를 관할하는 법원이 이혼 허락과 자녀 양육권의 귀속 문제 등을 결정할 권한을 갖도록 한 것이다.

내년 3월 1일부터 시행되는 새 규칙은 97년 체결된 암스테르담 조약의 사법규칙 조항에 따라 의회 비준 없이도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사법규칙 조항의 유일한 예외국인 덴마크도 EU와 별도의 협약을 해 다국적 이혼문제 만큼은 규칙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EU 회원국간 법규 차이로 문제가 되고 있는 다국적 이혼소송은 국가별로 60-1백50건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일부에선 이번 규칙이 시행되면 이혼절차가 훨씬 수월해져 가뜩이나 높은 유럽의 이혼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훈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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