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은 보류" - 남북한은 위기상황에 처해 있고 국제사회는 안정 원해
  (FAZ 14면4단 Peter Sturm 기명 요약번역, 99.1.24)

- 한반도에는 여전히 10여년전의 독일에서와 같은 분단상태가 지속되고 있음. 남북한은 모두 통일을 원한다고 고백하면서도 실제로 통일상황이 당장 닥칠 경우 이를 연기해야 하는 형편에 처해 있음.

- 한국은 이미 지난 수년간 독일통일의 경제적 결과들을 주목하면서 통일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보여왔음. 북한지도부는 자신의 체제하에서의 통일만 꿈꾸어왔는데, 전세계에 자국의 경제파탄상태가 드러난만큼 북한으로서는 무력을 제외한 다른 수단을 통한 통일은 더욱 불가능해졌음. 한편 한국은 그동안 고도성장을 이룩했으나 최근 경제위기를 겪고 있어 기아에 시달리는 북한주민들을 당장에는 수용할만한 상황이 아님.

- 북한은 최근 몇 년간 서방인사들의 자국방문을 허용하고 서툴지않게 국제무대에서의 활동도 벌여왔었음. 그러나 북한경제나 지도부에 대한 확실한 정보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으며 실제상황에 대해서는 추측만이 가능할 뿐인데, 이점은 독일외교정책협회 아시아전문가들과의 대화에서도 다시 한번 분명해졌음.

- 북한의 권력체체는 당장은 정권이 붕괴하지 않을 정도로 잘 작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북한전문가들은 북한이 정치적 개방을 실시할 경우 김정일체제의 조속한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는데 견해가 일치함. 한편 북한은 동구권이 붕괴하고 마지막 동맹국들을 잃은 후 다시 안정을 회복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음. 이에 따르면 북한은 특히 핵무기개발을 통한 상당한 협박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로써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시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지에 몰린 북한지도부가 현재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북한보다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복지국가인 한국에 대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상존해 있음.

-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한반도의 정치상황이 때로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음. 남북한 모두 한민족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분단극복 수단으로서의 전쟁을 양측 모두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임. 한국의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상황이 아주 말이 아니어서 군사적 승리가 쉽게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도 보이고 있음. 남북한은 어쨌든 현시점에서는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임.

- 한반도의 잠재적 위험은 주변국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임. 주변국들은 이제 2월말에 취임하는 한국의 새대통령에게 희망을 걸고 있는데, 과거 야당인사였던
김대중 당선자가 북한을 향한 '창문'을 열수 있다고 보고 있음. 이들은 분단상황을 과도기적으로 인정하고, 남북한이 서로를 인정함으로써 이같은 작업이 가능할 것이며, 남북한간에는 여러 오해가 쌓여있어 통일 이전에 제도적인 접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는 것임. 이들은 또한 남북한이 한반도에서 내부적으로 안
정을 기함으로써 통일국가로서도 아시아지역에 대한 안정보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임. 주변국들의 안정희구는 북한에 중단기적으로 생존의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음. 한편 한국은 현재 경제적으나 심리적으로 북한의 붕괴를 감당할 수 있는 상황에 있지 않아 보임. 따라서 모든 관련당사자들이 수용 가능한 중간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데, 북한을 '특수지역'으로 설정해 각종 회복대책을 실시해 보아야 할 것이라는 독특한 견해도 제기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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