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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동물 실험은 불가피한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고스라니이름으로 검색 조회 5,396회 작성일 02-03-14 18:28

본문

작성일 : March 9, 2000 Hits : 40



◆ 동물 실험은 불가피한가



인간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동물의 생명을 희생한다. 의학에 있어 동물 실험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대명제이다. 그래서 동물 실험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럼 동물의 생명이 인간 생명보다 더 귀하다는 말이냐"라는 역공에 직면하게 된다.



여기에는 물론 인간 생명이 다른 동물의 생명보다 귀중하다는 가치관이 전제되어 있다. 휴머니즘-다른 말로 '인간 중심주의'-의 기초 위에 세워진 우리 사회는 이를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동물보호론자들은 이 근본적인 가치관에 대해 도전하기 위해 "동물도 '공생자(Mitgeschoef)'"라는 개념을 내놓고 있다.



그래서 독일 헌법에 이 '공생자'에 대한 보호를 명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고, 실지로 뉴질랜드에서는 얼마 전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등 유인원에 대한 '유사 인권'을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아직은 사회에서 소수에 불과하며, 동물보호론자들은 여전히 인간/동물과 그 생명의 가치 차등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동물보호 운동가들은 앞서 언급한 '인간 생명과 동물 생명 택일'로부터 귀결하는 동물 실험 불가피론을 벗어나기 위해, 의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의학 연구가 동물 실험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다.



▶ 독일의 동물 실험 통계



1997년에 실험 대상이 된 동물 150만 마리 중에는 생쥐가 49%로 가장 많고 시궁쥐 26.8%, 모르모트/집토끼가 6.7%, 새 5.1%, 개/고양이/원숭이 등 기타 동물이 3.8%이다.



tier01.jpg의약품 개발 및 시험에 48.5%, 기초 연구 분야에 21.3%, 의학 기술 연구에 17.5%, 환경오염 연구에 5.6%, 화학물질 실험 4.1%, 식물보호 물질 시험에 3.0%가 사용되었다. 그러나 유전자 실험 후에 바람직하지 않은 유전 성향을 보여 '안락사'되는 동물들은 이 통계에 잡히지 않으며 수십만 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동물 실험의 지속적인 감소 추세



독일에서는 오래 전부터 의학 분야의 동물 실험에 대한 반대 운동이 거세다. 그 결과 독일의 동물보호법에서는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의학 실험에 대해 그 목표와 방법을 엄격하게 규제하도록 되어 있다.



그 결과 동물 실험의 수도 크게 줄어 들고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독일에서의 동물 실험은 1989년 264만 마리에 달했으나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여 1997년에는 150만 마리까지 줄어들었다.



이러한 실험 동물의 감소에는 동물보호 운동과 동물보호법 제정 등이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그 외에도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다양한 실험 방법들이 개발된데에도 힘입은 바 크다.



▶ 대체 실험 개발



현재 독일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첨단 기술들이 연구 개발 중인데, 이미 많은 경우 박테리아, 세포, 조직 등을 배양해 활용하는 실험이 동물 실험보다 더 빠르고 저렴하고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또한 여기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최첨단의 뢴트겐 실험 등이 활용되고 있다.



영국의 의약품 개발 연구자들은 최근 심장마비와 혈액 순환 장애에 대한 조사와 이에 대한 치료약 개발을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가상 심장 모델을 개발했다.



tier02.jpg또한 함부르크 대학의 약학자들은 배양된 심장 세포를 이용해 동물 실험을 대체하는 방안들을 개발했으며, 네덜란드의 한 영양학 연구소에서는 컴퓨터 상으로 침과 소화액 등의 작용을 보여주는 복잡한 소화 기관 시뮬레이션 'Techo Tum'을 만들어냈다.



독일 자르브뤼켄 대학에서는 의약품이 체내의 장애물을 넘어 목표 기관에 정확히 도착하도록 하기 위해, 시험관에서 인간의 허파 세포를 배양하고 인공 허파막이 생성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동물 실험이 불필요하게 되었는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과학자는 "실험 동물은 입출력만이 보여지는 블랙박스와 같은 반면 이 실험에서는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보여져 더 효율적이다"라고 말한다.



▶ 면역물질 개발과 시험



이러한 노력들에 있어 최근 나타난 최대의 성과는 면역 물질(왁찐) 시험에서 이루어졌다. 이제까지는 이러한 항생제의 개발, 허가, 통제 등에 있어 동물 실험이 의무화되어 있었다. 매년 수만마리의 동물에 면역 물질이 투여되어 어떠한 부작용을 일으키는지 검사해 왔다.



그러나 최근 독일의 연방면역물질청에서는 3년 간의 연구를 거쳐 동물들에게 치명적이던 이 실험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개선된 면역물질 제조 방식을 개발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를 개발한 랑엔의 파울-에를리히 연구소는 이제 동물에 대한 감염 과정을 거쳐 병원균이 질병을 유발하는 과정을 확증하는 실험을 포기해도 된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르면 동물을 감염시키지 않고 단지 면역 물질만을 투여한 다음 이 동물의 혈액 검사를 통해 면역 물질 생성 여부를 검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이제까지 면역 물질 만들기 위해, 동물의 체내에 병원균을 주입, 생성된 면역물질을 추출해 내는, 동물에게 특히 커다란 고통을 주는 방식에 대한 대안도 나타났다. 이제까지는 동물을 인위적으로 감염시켜 복수증(Aszites)을 유발하고 그 안에서 생겨난 항생체를 뽑아내는 방식을 써왔으나, 이제 그 대신 '테크노 생쥐'라고 불리는 인공 배양 세포에서 면역물질을 추출해 낼 수 있게 되었으며, 이 방법은 곧 공식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독일에서는 소수의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물에게 매우 큰 고통을 주는 복수증 유발 방법이 이미 금지되어 있다.



▶ 뇌 연구



또한 인간의 뇌 구조를 연구하기 위해 유인원을 소위 영장류 의자(Primatenstuhl)에 앉혀놓고 뇌에서 필요한 물질을 만들어내는 기존의 실험 방법에 대한 대체 방법도 개발되고 있다.



tier03.jpg독일 율리히 연구센터의 의학자들은 괴팅엔 영장류센터에서 비비 11마리를 그들의 친근한 관리자와 함께 빌어와 유인원들의 뇌 연구의 새로운 모범적 방법을 찾아내었다. '양전자 방출 토모그래피(Positronen-Emissions-Tomografie)' 방법을 사용해 뇌에서의 생화학적 물질 대사를 관찰했고, '자기반향 토모그라피(Magnet-Resonanz-Tomografie)' 방법으로는 뇌를 마치 실제로 해부하는 것처럼 미세하게 잘라냈는데, 이 실험을 통해 뇌에서 신경정보 전달 물질에 대해 세부적 결과들을 얻어낼 수 있었다. 이는 인간의 우울증과 정신분열 치료에 도움을 줄 것이다.



한편 마취 상태의 비비에게 행한 이 실험에는 동물 관리사와 수의학자, 동물보호 담당자가 참관했으며, 후에 율리히 연구센터 위촉으로 괴팅엔 영장류 센터가 이 실험이 동물들에 미친 영향을분석했는데, 그 결과는 만족스럽게 나타났다. 동물들은 모두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 동물 실험 반대 운동의 전개



70년대까지만 해도 동물 실험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이 가축을 훔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났는데, 함부르크 대학 병원에서는 박사과정 학생들이 심장 연구를 위해 길거리에서 개들을 대거 훔쳐가곤 했다.



이에 대해 동물보호 운동가들이 실험실을 습격해, 동물을 풀어놓는 작전에 돌입하고 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도 점점 더 동물 실험을 거부하면서, 과학자들과 동물보호 운동가들의 줄다리기가 계속되어 왔다.



그 결과 1987년 독일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동물 실험에 대해 엄격한 규제 조항을 실게 되었는데, 이제 동물실험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관계 기관에 대해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원회가 설치되었으며, 각 연구소들은 의무적으로 '동물보호 담당자'를 두어야 하게 되었다.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 방법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독일에서는 1989년 정보, 연구, 판정 센터(Zebet)가 결성되고, 그 직후 EU에서도 대안적 실험의 가치를 판정하기 위한 센터 Ecvam을 구성(이탈리아 이스프라 소재), 이와 관련한 EU 내에서의 활동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특히 의약품 개발 분야에서 동물 실험이 10년 동안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성과를 거두었다.



▶ 20년 후에는 동물 실험이 사라질 것



금년도 세계 동물보호의 날이던 10.4에 EU가 주최,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린 "동물실험 대안을 위한 세계회의"에 7백여 명의 과학자와 동물보호가들이 모여 들었다. Ecvam 의장이며 이 회의를 주관한 영국 동물학자 마이클 밸스는 "빠르면 20년 후에는 동물 실험이 전혀 불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목표를 향한 긍정적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과학자들 자신이 이 문제에 있어 점점 더 많이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최근 스위스 의학아카데미에서 최근 "만일 동물에 심각한 고통을 가하게 될 경우 연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윤리 코덱스를 선언한 것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마이클 밸스 의장이 "과학자들도 무제한적 연구의 자유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험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에 대해 물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이제 과학자를 포함한 인간은 좀더 심각하게 편협한 '인간 중심주의'를 벗어나 다른 생물들과의 공생을 배려할 문명의 단계가 되었다고 본다.



고대에는 노예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주인이 쥐고 있었다는데 대해 우리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가"라고 놀라는 것과 같이 후대는 지금과 같은 무분별한 동물 살상과 학대에 대해 의아해 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공생자 개념에서는 '피조물(Geschoef)'이라는 기독교적인 개념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물론 인간이 모든 피조물을 다스릴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는 기독교 교리 전통에서는 벗어나 있다. 인간이 동물과 모든 자연을 포함한 환경에 대해 적대적이 아니라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생태학적 관점은 오히려 노장이나 불가에서와 같이 동양에서 예로부터 발달되어 있다고 본다.



그러나 동양 사상에 대해 깊은 관심이 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도 추상적인 개념의 유희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환경을 누리며 살아가는 동물에 대한 사유와 이로부터 나오는 동물 보호의 구체적 실천은 부족하다.



동물 실험 문제를 포함해 동물 보호에 관련된 진지한 노력들을 단지 '배부른 서구인들의 유희'라고 일축해 버리기 전에 인간 사회가 어떤 희생 위에 세워져 있는지에 대한 좀 더 깊은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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