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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철학대논쟁-짜라투스트라 프로젝트?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림이름으로 검색 조회 2,756회 작성일 02-03-09 09:58

본문

slod.jpg



▲ 슬로터디예크가 니체로 변하가는 이 사진은 차이트지가 지난주 작가 아스호이어의 슬로터디예크에 대한 공격을 극적으로 강조하여 만든 풍자그림.



▶ 철학 대논쟁





지난해  작가 마르틴  발저와  유태인  지도자  이그나츠  부비스  간에  나치  청산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격렬한  논쟁  이후  잠잠하던  독일  지성계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사상계의  뜨거운  감자인  유 전공학  문제를  정면으로  건드려  파시즘  논쟁으로까지  번진  이번  파문의  주인공은  소장  철학자  페터  슬로터디예크( Peter Sloterdijk. 52세,  칼스루에  미술대학 철학교수).  그는  현존  독일  철학자 중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로서, 1983년  1천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 "냉소적  이성 비판(Kritik der zynischen Vernunft)" 을  내놓아  일약  철학계의  총아로  부상한  바  있다.  이  저작은  독일  사상계에서 금세기  최대 베스트셀러  중  하나로  꼽힌다.



▶ 유전공학을 활용한 새로운 인간형의 창조?



화려하고  격정적인  문체로  다양한  방면에서  도발적  문제제기를  해오던  그가  지난  7월  17일  바이에른의  엘마우  성에서  열린  국제  학술  심포지엄에서  독일,  이스라엘,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신학자와  철학자들  앞에서  "인간  농장의  규칙들(Regeln fuer den  Menschenpark)" 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하이데거의  휴머니즘에  대한  서한(1949)에  대한  답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논문은  새로운  인간형을  창조하는데  유전공학을  적극  활용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어  심포지움 참석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특히  유태인  학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스스로  플라톤,  니체,  하이데거의  제자로  자임하는  슬로터디예크는 인간의  야만성을  교육 등을  통해  극복하려  했던  인문주의  이상이  이미  실패로 돌아갔으며  그 원인은  인문주의에  내재해  있다고  주장했다.  대중매체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온  이  철학자는  대중 매체의  끝간데  모르는  오락  추구로  인해  인간이 매일매일  야만화되어가고  있다는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근대  인문주의는  이러한  야만을  저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제 미래의  새로운  인간상을  창조하기 해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태아의  선별적  출산,  유전자  조작  등을  통한  '바람직한'  특성을  가진  태아의 형성  등의 조치에  대해  심각히  고려해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인간의  어떠한  특성이  유지되고  촉진되어야  할  '바람직한' 특성인지의  기준을  결정할 수  있는  엘리트 그룹이  있어야  한다면서  플라톤을  인용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엘리트  그룹은  누가 맡을  수 있는가?  플라톤  주의자인  그에게는  당연히  철학자이다.  즉  그는  철학자와  (유전공학)  과학자의  연합을  모색하고  있으며  유전공학에서 생명정책(Biopolitik) 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그는  인간 기술(Anthropotechnik) 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면서  이를 위한  코덱스를  사회가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이  충격을  불러일으킨  이유는  첫째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사고  있으나  점차  기정사실화  되어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는  인간  복제  문제를  비롯해  유전공학이  가져올  수 있는  엄청난  문제들을  정면으로  건드렸다는데  있다.  둘째로  특히  독일에서  인간을  선별 (Selektion)한다는  주장은  나치  시대의  인종주의  철학과  과학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 언론의 일차반박



이날  회의에는  많은  유태인  신학자들도  참가했는데,  이들은  이  논문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  논문에  대한  반박은  언론에서  먼저  나오기  시작했다. (FR 7.24자, SZ 7.29자)



언론의  파상 공세가  정점에  달한  것은  9.2자  주간  차이트지와  9.6자  슈피겔지에서였다.  슈피겔지 기자 라인하르트  모어는  니체의  초인 이론을  유전공학 시대에  맞게 계승한  그의  주장이  파시즘적인 수사와  정치적  함의를  가진다고  비판했다.  



차이트지  기자  토마스  아스호이어는  "짜라투스트라  프로젝트" 라는  장문의  기사에서  이  논문이  니체와  하이데거에  심취한  한  철학자의  돌출적인  헛소리가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전공학  연구의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이 철학자의  주장은  유전공학의  무분별한  남용을  견제하고  있는  철학적  윤리적  논리들을  제거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언론의  공세 는  이  논문의  논리에  대한 차분하고  전면적인  검토와  비판이라기  보다는   이논문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그  일부  내용을  거두절미하고  끌어들여  비난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이러한  선정성은  언론의  한계일  수도  있고  이  논쟁이  전면화되는  시점까지  그의  논문  원문이  공개되지 않고  있었다는데  이유가  있기도  하다.  



독일에서는   극우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담론들은  극히  터부시되어 있어  이에  대한  합리적인  논쟁  자체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단순 비교는 안되겠지만,  이는  한국에서  한국전쟁이나  주체사상  등에  대한  논의가   금방  흑백논리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과도  비슷하다.  물론  금기시되는  논의에  좌우의 차이는  있지만.



▶ 슬로터디예크의 재반박



언론의  공격에  대해  드디어  슬로터디예크도  전면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차이트지의  다음호(9.9자)에 아스호이어  기자에  대한  반박문을  게재,  이  기자가  자신의  글을  왜곡해  읽고 있으며  언론의  이러한  '경고자  증후군' 이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도대체  기자들이  자신의  논문을  제대로  읽기나  했느냐고  물었다.  그의  출판사인  주르캄프사는  이제까지  그의  논문  공개를  거부해  왔으나  지난 주  이를  전격  공개했다.  



독일  좌파  이론의  아성이라고  할  수  있는  권위의  주르 캄푸에  전속된  저자들이  최근  파시즘을   둘러싼  논쟁에  계속  등장하고  있음은  주목할  만  하다.  지난해  마르틴  발저와  금년에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옹호한  페터  한트케,  그리고  이번엔  페터  슬로터디예크,  이는 단지  우연일까.  이번  논쟁의  다른  한축을  이루는  하버마스 역시 주르캄푸에  전속된  철학자이기도  하다.  





▶ 하버마스를 배후인물로 지목



habermas.jpg슬로터디예크의  반박  서한은  그  다음이  점입가경이다.  그는  기자에게  보내는  서한보다  몇배나  긴  서한을  통해  독일  지성계의  '짱'이라  할  수 있는  위르겐  하버마스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다.



왜  여기서  하버마스인가?  하버마스가  유전공학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음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슬로터디예크는 하버마스가  자신의  지식권력을  이용해  학계와  언론계에서  자신에  대한  반대  여론을  조성하고  자신의  제자인  슈 피겔과  차이트지의  기자에게  이러한  글을  쓰도록  종용한  배후라고  지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 주  3 SAT의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하버마스가  배후에서 개입한  증거를  이번  주 내에  공개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비판이론은 죽었다?



그는  배후에서  조종하는  하버마스의  태도가  스스로  주장해온  민주적  토론 방식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는데  이에  대해  하버마스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대응을  삼가하고  있다.   슬로터디예크는  여기서  논점을  유전공학  문제가  아니라  하버마스로  대표되는  후기  비판이론(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지식  권력에  대한  문제로  전환시키고  있다.  



그는  후기  비판이론이  자신만이  윤리적이라고  여기는  독선적  요소를   가진   '잠재적인  쟈코뱅주의'  로서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비판한다.    나아가  그는  특히 독일의  과거사에  대해  좀더  자유로울  수 있는   전후세대가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는  독일에서  이제  독일의  죄의식을  담고  있는  비판이론이  설  땅은  없다면서   99년  9월  2일  비판이론은  죽었다고  니체투로  선언한다.  



슬로터디예크의  반박문은  자신의  논문의  주제였던  유전공학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이렇게  떠들썩하게  여론화되어서  이로울게  없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논의의  화살을   자신의  논적인  비판이론으로  돌려  그 자신의  말대로 '메타 스캔들'을  일으키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필자는  하버마스와  같은  사상가들이  전면에  등장해  보다  적극적으로  논쟁의  한  축을  형성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유전공학과  지식 권력/파시즘이라는  두  개의  논점을 분리해 논점  별로  냉정하고  보다 섬세한  토론이 이루어진다면  이번  논쟁은 단지 스캔들로  머물지  않고  세계의  지성계를  자극하는   생산적인  성과를  낳을  수도  있는  소지가  엿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하버마스의  반론이  실릴 것으로  에상되는  9.16자  차이트지를  고대하고  있다.



베를린천사1호 99.9.17

-김림(gosrani@berlin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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