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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위험사회에서의 노동-울리히 벡 인터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고스라니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조회 3,111회 작성일 02-03-09 09:32

본문

작성일 : 1999/04/11 조회수 : 100

"아무도 안전하게 느낄 수 없다" 사회학자 Ulich Beck 교수(뮌헨대)는 완전 고용은 불가능하며 대량실업과 직업의 스트레스를 넘어서 있는 삶을 촉구한다.(슈테른 1999.3.18)

슈테른: 벡 교수님. 실업과의 전쟁은 전망이 없는 겁니까?
벡: 왜 그런 생각을 하죠?

슈테른: 당신은 "멋진 노동의 신세계(Schoene neue Arbeitswelt)"라는 저서에서 '완전고용이 사라진 것은 되돌릴 수 없다"고 쓰지 않았습니까?
벡: 독일이 종전 후에 경험했던 그런 완전고용은 사실상 더 이상 불가능하지요. 즉 안전하고 보수가 좋은 전일노동이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이 사회적인 규범이던 그런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슈테른: 그럼 그 대신 무엇이 옵니까?
벡: 제1세계의 직업 생활이 제3세계를 점점 닮아가는 것 같군요. 신자유주의가 꿈꾸는 자유로운 시장이라는 유토피아의 결과는 서구의 브라질화이지요.

슈테른: 뭐라고요?
벡: 브라질에서는 국민의 소수만이 전일 근무제로 고용되어 있어요. 많은 브라질인들은 상인, 수공업자, 소기업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동시장의 '유목민'인데 이 사람들은 여러 가지 직업을 전전하고 있어요. 이런 불안정한 취업 형태가 우리에게도 늘어나고 있어요. 오늘날 독일 근로자의 1/3이 정규 직업이 없지요. 10년 후에 독일인의 절반이 '브라질식으로' 일할 겁니다.

슈테른: 이 말은 사회적 안정이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벡: 경제 전체가 계산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우리는 '세계 위험사회'에 살고 있죠. 이는 생태학적으로 보나 경제적으로 보나 그래요. 상품들은 무척 빠르게 발전하고 시장도 변화합니다. 하나의 산업 분야가 새로 나타나기도 하고 붕괴하기도 합니다. 잘 나가는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아요. 기업이 딴데로 넘어갈 수도 있고 경쟁 기업이 생길 수도 있지요. 항상 급격한 변화가 가능해요. 이런 추세는 노동시장에 영향을 주는데 우리는 불안정한 상태에 적응해야 합니다.

슈테른: 그 말씀은 많은 사람에게 우울하게 들릴텐데요.
벡: 노동자의 위치가 이렇게 불안정한 적은 없었어요. 젊은이와 교육을 잘 받은 사람들은 변화를 이해하고 대비할 수가 있어요. 여성들이 더 잘 적응하지요. 왜냐하면 여성들은 직장과 가정을 왔다 갔다 하면서 다양한 노동 형태에 적응하도록 사회화되었거든요.

슈테른: 여성들이 더 현대적인 노동자란 말씀입니까?
벡: 여성들은 살아오면서 이미 변화하는 요구들에 직면해 왔어요. 70년대나 80년대에는 우리는 가족에 대해 많이 토론했죠. 핵가족이 사회의 중심이 되지 않으면 세계가 멸망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그때는 가족 형태가 다양하게 되는 것을 경험할 것이라고 거의 상상하지도 못했어요. 이혼, 재혼, 동성 간의 공동생활 등에 대해서 오늘날에는 여유있게 바라보고 적응합니다. 그런 일들이 노동에도 일어나고 있어요.

슈테른: 우리 사회가 승자와 패자로 갈리게 됩니까?
벡: 지금 환호하는 사람이 내일은 수레바퀴 밑에 깔릴 수도 있어요. 직업 교육과 기술이 적은 사람이 가장 위험해요. 그러나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도 위험하기는 결국 마찬가지죠. 첨단기술 부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소기업가이거나 시간제 근무자에요. 이 사람들은 돈은 잘 벌지만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늘 뒤쳐지지 않아야 합니다.

슈테른: 독일에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것은 시민 중산층의 운명인데요.
벡: 중산층의 안정도 감소되고 있어요. 전일제 근무는 파트타임제로 대체되죠. 10년 내에 저임금 근로자는 지금의 280만명에서 560만명까지 늘어날거에요. 그 결과는 상대적인 복지 때문에 보통 숨겨져 있다가 이혼이나 병이 들게 되면 눈에 보이게 드러나게 됩니다.

슈테른: 정부는 노동을 위한 연대에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벡: 저는 그게 계속적인 말싸움 이상의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정부 노동정책을 보면 제일 중요한 목표가 복지국가를 안정시키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아요.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630 마르크 일자리나 위장자영업 대처 법안 같은 걸 봅시다. 정부는 현대적인 노동계의 혼돈을 제어하기 위해 절망적 시도를 하고 있는데 그 방법이 새로운 고용 형태를 낡은 범주로 묶는 것이에요. 정부는 강물을 되돌리려고 하는 거지요. 이건 전망도 없고 틀린 방식이에요.

슈테른: 남용하는 걸 막는게 왜 잘못이죠? 많은 기업들은 안정된 노동 관계를 느슨한 협력관계(freie Mitarbeit)로 바꾸어서 기업이 부담하는 사회보장비용을 줄이려 하는데요.
벡: 이제까지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노동을 통해 돈을 벌려면 유연한 고용관계를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해요. 정부는 고용 확대의 길을 막고 있지요.

슈테른: 그렇게 말하면 불법노동자도 고용 상태지요.
벡: 불법노동은 사람들이 일자리 부족에 대해 반응하는 이해할 만한 방식이지요. 우리는 이를 범죄시해서는 안됩니다.

슈테른: 많은 불법노동자들은 실업수당도 받고 있는데요.
벡: 많은 복지 수혜자들이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는 말은 맞아요. 그 사람들은 돈을 벌지요. 그들은 자신의 생활수준을 유지하기를 원하는거에요. 저는 최소한의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집에 앉아서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비인간적 요구라고 생각해요.

슈테른: 불법노동이 당신이 보기엔 반사회적인 것이 아니라 그 말이죠?
벡: 그 문제는 복지국가가 직업노동(Erwerbarbeit)에만 연연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에요.

슈테른: 어떤 복지국가도 불법노동을 묵인할 수는 없지요.
벡: 다른 형태의 복지국가는 할 수 있어요. 네덜란드 모델은 파트타임 노동의 비율이 높은데 이 모델이 유지되는 것은 연금과 건강 문제에 관한 한 세금으로 유지되는 최소한의 보장이 있기 때문이죠. 독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안전을 빼앗기고 있어요. 그들은 사회 저변에서 다른 활동들을 벌여나가고 있죠. 이는 악용이라고 저주받고 있지만 그래도 혁신적인 것들이죠.

슈테른: 보통 사회부조금 수혜자는 다른 국민의 희생으로 살고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이를 누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벡: 그건 잘못된 견해에요. 사회학자로서 사회에 현실이라는 거울을 들이대고 싶어요. 사회가 다소 이탈적인 행동에 대해 나름의 가치평가를 내리는 거야 당연하지요. 그러나 점점 많은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한다면 이런 행동의 합리성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져야 하는거지요.

슈테른: 어떤 합리성을 말씀하시는거죠?
벡: 사람들은 점점 직업노동이 유일무이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젊은이들은 노동을 통해서만 자신을 정의하지는 않지요. 우리는 매우 개인주의화된 사회에서 살고 있는데 이 사회는 자기가 결정하는 삶을 산다는 생각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지요. 제 학생들이 하는 것만 봐도 수동적인 '직원 정서(Angestelltenmentalitaet)'에 대해 흔히들 하는 불평이 틀렸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지금 부족한 것은 이런 새로운 노동 현실에 대한 법적인 여건이에요. 이를 위해 우리는 완전고용에 대한 향수를 극복해야죠.

슈테른: 그건 너무 이른게 아닌가요? 미국의 사례만 봐도 완전고용이 가능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벡: 새로운 일자리가 생산성이 약한 경제 부문, 즉 상점이나 음식점 같은데서 생겨나고 있지요. 미국의 '고용 기적'을 찬양하는 사람은 '감옥 기적'을 잊어서도 안될 거에요. 1980년에서 1996년 사이에 교도소에 갇힌 죄수는 세 배가 되었어요. 대부분 젊고 흑인인 죄수 180만명이 노동시장에서 빠져 나온 것이지요. 이 수치는 미국 사회의 슬픈 역사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제 인상으로는 국가는 유럽에서처럼 조금씩 증가하는 빈곤과 높은 실업을 택할 것인지 미국에서처럼 급증하는 빈곤과 낮은 실업율을 택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슈테른: 선택은 오히려 다른데 있는게 아닐까요? (노동에 대한) 높은 사회적 기준이 높은 실업율을 가져오고 낮은 사회적 기준이 높은 고용을 가져오는게 아니냐는 말입니다.
벡: 신자유주의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요. 그렇지만 미국이나 영국처럼 그들이 다스리면서 자신들의 처방을 적용하던 나라에서 이제 야당이 권력을 잡았지요. 신자유주의자들은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사회적 몰락을 추구하는 정당에 표를 주지 않을거라는 사실을 잊었나 봅니다.

슈테른: 독일에서는 구 정권이 심각한 사회복지 폐지를 추진하지 않았는데도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는데요.
벡: 독일에서는 가치 문화가 미국과 완전히 달라요. 무엇이 높은 가치냐는 물음에 대해 미국인의 72%는 자유라고 말하고 20%만 평등이라고 응답했지요. 하지만 독일에서는 자유에 대해서는 37%만 손을 들었고 40%는 평등쪽에 섰어요. 국가가 소득 차이를 바로 잡아야하느냐는 질문에는 미국 사람들은 80%가 No라고 말햇지만 독일인은 60%가 Ja라고 말했어요. 우리 사회가 너무 미국화됐다고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요.

슈테른: 완전고용을 위해서는 미국식의 방식이 유일한 겁니까?
벡: 지금과 같은 세계 경제 여건에서의 경제성장은 고전적인 완전고용에 대한 생각을 진부한 것으로 만들었어요. 이는 산업계나 서비스 부문이나 마찬가지지요. 바로 기술적 진보의 중심 부문에서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기업이) 이전되고 새로운 기업 합리화 방안이 도입되고 있지요. 사람들의 대체가 가능해질수록 직업사회는 종말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슈테른: 경제학자 Mauricio Rojas의 계산에 의하면 1980-1994년 사이에 전세계적으로 6억3천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났어요. 로봇과 컴퓨터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벡: 정보기술의 도움으로  노동력이 덜 투여되고도 몇배나 더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힘들지요. 독일 국민 한 사람당 노동시간을 보면 지금은 1955년의 60% 밖에 안되거든요.

슈테른: 완전고용 사회가 끝나면 어떤 사회가 올까요?
벡: 이건 특이한 일입니다. 사상사를 통틀어서 계속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을 둘러싼 토론들이 있어와지요. 그것이 언제나 이상형이었습니다. 이제 그것이 다소 가까워졌는데 우리는 이 기회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는거에요.

슈테른: 아마 사람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소일하는데에서는 가능성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벡: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매우 높은 '시간의 풍부함(Zeitwohlstand)'을 누리는 거지요. 이제 일자리를 가진 사람이 실업자만큼이나 큰 소리로 불평하고 있어요. 직업의 스트레스와 대량실업을 넘어서도 어떤 삶이 있는 겁니다.

슈테른: 그건 어떤 삶일까요?
벡: 그 삶 속에는 부모로서의 일이 있고 명예직으로서의 활동이 있고 정치도 있지요. 거기다가 제가 시민작업(Buergerarbeit)이라고 부르는 것이 덧붙여지지요. 이 활동은 시장 바깥에서 스스로 결정해서 하는 일인데, 이 일들에는 최소한 사회부조금이나 실업수당만큼은 지불되어야 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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