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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요제프 피퍼의 여가의 철학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고스라니이름으로 검색 조회 2,960회 작성일 02-03-09 09:31

본문

작성일 : 1999/04/11 조회수 : 91

(Josef Pieper, "Werke in acht Baenden" Bd. 6: Kulturphilosophische Schriften. Hrsg. von Berthold Wald. Felix Meiner Verlag, Hamburg 1999. 472 S.)

1997년 사망한 철학자 피퍼의 "문화철학"이 이번에 새로 발간되었다. 이 책은 다양한 관심사를 다루고 있는데, 특히 전체주의 경험을 통해 인간 자유의 정신적, 문화적 조건에 대한 사유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는 그의 1948-1980년 간의 논문들을 모아두었는데, 여기서는 축제, 여가, 종교 제식, 대학의 의의, 언어, 권력, 인식, 행복, 역사철학 등에 대한 이론이 펼쳐지고 있다.

피퍼는 나치와 그 이후 전체주의라는 현상을 해명하려고 하는데, 피퍼 자신의 저서가 나치 시대 금서로 규정되었으며 나치에 대한 저항 운동을 펼친 본회퍼와 백장미단에 영향을 끼쳤다. 그는 전체주의의 정신적 전제들이 나치의 영향보다 더 오래가는 것이며 그것은  단지 공산주의 사회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피퍼는 전체주의 사회의 핵심으로 인간을 사회적으로 규정된 유용한 기능의 담보자로 한정시켜 보는 시각을 들고 있다. 사회가 이런 관점에 의해 어떻게 각인되어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전체주의 특성은, 인종주의나 계급주의나 국가가 지시하는 5개년 계획 따위를 넘어서서, 일견 무해해 보이는 현상들에까지 나타나게 된다. 즉 경제적 효율성의 기준에 따른 교육 개혁, 공휴일(Feiertag)이나 여가 시간(Feierabend)의 이해, 상점폐점시간법(LadenschluBgesetz) 등이 그것이다.

이런 모든 실례들은 그 자체로 전체주의 사회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피퍼는 이런 현상들이 다음과 같은 생각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파악한다. 즉 정신적 활동을 포함해 모든 활동은 그 실제적 유용성의 측면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주의 사회의 시초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전체주의적 태도가 있다. 피퍼는 근현대의 정신적 기초에서도 이러한 태도를 찾아낸다. 이는 도구적 이성을 절대화하는 태도이다. 자연 지배로 이해되는 실천에 기여할 수 있는가에서 모든 인식의 정당성을 찾는 태도는 베이컨과 데카르트 이래로 미국의 실용주의나 소련의 맑시즘 모두를 규정해 왔다.

피퍼가 이런 태도에 반대해서 지키고자 하는 것은 근본적 자유가 가지는 권리이다. 이러한 권리는 종교, 축제(Fest), 예술, 학술 등에서 잘 나타난다. 피퍼는 여기서 고대와 중세적인 개념, 즉 문화에 뿌리를 내린 여가라는 영역에 맥을 대고 있다. 여가는 본질적으로 실천에 대한 봉사를 거부하며 오히려 실천적 활동이 여가를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등과 마찬가지로 피퍼도 인간 존재는 그가 사랑하는 것을 즐기며 소유하는데서 충족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소유물는 인식의 활동이다.

이러한 '행복론'은 언뜻 보기에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누가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자신의 행복을 형이상학적 원칙을 쉼 없이 탐구하는데서 찾겠는가? 더구나 철학 세미나에서? 그러나 '이론에의 행복'의 형식들을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발견하는 것이 피퍼의 능력인데, 그에게 인식이란 개념이나 판단 등이 아니라 '현실의 경험'인 것이다. 이러한 인식에서만 우리는 예를 들어 한 예술 작품을 '소유'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한다.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무목적적'으로 실컷 보는 것(Sich-satt-Sehen)은 여가라는 자유로운 시간이 없다면 실현될 수 없는 것이다.

피퍼의 문화철학적 사유들은 기독교적이고 신학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인간적 행복에 필요한 문화적 조건을 방어하기 위해서 "인간은 무엇을 희망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 제기된다. 똑같은 문제를 던졌던 칸트처럼 피퍼도 이에 대한 답변을 종교에서 찾는다. 근대와 현대가 이러한 귀환을 불가능하게 한다면 그 대가는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번역 9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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