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0/19(금)

객지 생활하시는데에 수고들 많으십니다. 유학와서 느낀 것중에 종교가 유학생활과 아주 밀접히 결합되어 있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순기능과 역기능을 가지는 것인지 여러분들과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장이 되면 어떨까 해서 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혹시 어떤 생각들이 계시면 함께 나누어 보면 어떨런지? 부탁 드립니다.

anezka: 종교가 있으면 유학생활이 편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 그래서 저도 제 종교적 신념을 버리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   [10/19-18:50]
라인강: 제가 생각을 하기로는 종교를 가지면 아무래도 일단은 외국이라는 방기상태에서 기인하는 좀 엉망으로 살아가는 것은 방지가 되는 것으로 압니다. 여기서도 한국보다 좀더 많은 분들이 종교에 적을 두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여기서도 한국에서 종교자체가 가지고 있는 모순과 조금은 좋지못한 습관 등을 결코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무 종교나 덥석 잡는다는 것은 좀 그렇네요..   [10/19-19:09]

유학과 종교의 상관관계 2 (필요성이 먼저인가, 종교성이 먼저인가?)

논의의 진척을 위해서 몇자 적어 올립니다. 물론 유학생으로 처음오게되면 이런 말을 듣는 경우가 있을겁니다. 정보라던가, 도움을 받을려면 교회에 가라라고. 하다못해 최소한 따뜻한 밥이라도 한끼 때울수 있다거나, 아니면 그나마 외로움을 달랠수 있는 공간이지 않겠냐는. 가족이 있는 경우, 특히 아이가 있는 경우 또래 집단을 형성시켜주기 위해 마지못해 종교단체를 찾는 경우도 있겠지요. 당연히 모두가 그런것은 아닐거고, 그리고 많은 분들이 나름대로의 종교성에 입각해서 종교단체를 찾게 된다는 것도 분명하고요. 이유가 어떻든 오히려 종교생활이 여기의 언어를 배우는데 오히려 단점이 되기도 하겠지요. 게다가 주변을 성토하는 자리가 될 수도 있을테고, 안 풀리는 공부에서의 좋은 휴식처 (너무 취하면 습관되어 안되지만) 일수도 있을테고. 그런데 이러한 실용성이나 종교성에 대한 예증을 통한 논의도 좋겠지만, 하나 짚어보고 싶은것은, 왜 종교생활을 하는데에 꼭 한인 교회이어야 하고, 한국에서 일부러 건너온 단체들이어야 할까요? 그리고 어느 도시엔 한인 교회만 20곳이 넘는다 하고, 여기도 열곳이나 되는데, 왜 한국에서의 풍경 그대로 이어야 할까요? 즉, 한국에서 골목골목마다 들어서 있는 십자가들의 행진, 혹  공해이지는 않았나요? 개신교의 본고장 중의 한 곳인 독일 (바이에른주 제외)에서 그런 멋진 경관 본적이 있나요? 분명히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저의 이러한 질문들은 일단은 옳고 그름의 저편에서 부터 시작해서 각자의 생각들이 모자이크처럼 형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던지는 것입니다. 그냥 우리 자연스럽게 함께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느끼는대로.

어떤 작은 도시에서 공부했던 어떤 이가 그러더군요, 혼자 무신론자였기에 정말 명절이면 무소속성으로 인해 참 힘들었다고요. 또 어떤 이는 그러더군요. 종교의 힘이 있었기에 유학을 무사히, 성공적으로 마칠수 있었다고요. 글쎄, 대체 유학과 종교의 이처럼 긴밀한 연관성, 어떻게 이해들 하시는지? 뿌리 찾기의 과정에서, 그리고 정체성 문제와 관련지어 생각을 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천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