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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교양시민'의 멸종위기   

▣ 작성일 : 1999/04/17  조회수 : 76

■ "교양시민 양성의 마지막 기회" (디 벨트 99.1.12 독일교원연맹 회장 기고)

- 괴테를 말하면 학창시절 배웠던 파우스트, 베르테르, 괴츠, 이피게니, 마왕 등을 떠올릴 수 있는 '교양있는 시민'은 이제 '멸종 위기'에 처해 있음. 독일 청소년들에게 이제 괴테는 흥미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바이마르의 노인'에 불과함. 괴테에 대한 인지도는 독일 학생들보다 전세계 90여개국에 소재하는 괴테 인스티튜트(독일문화원)의 외국인 방문자들이 더 높을 것임.

- 독일인의 민족문학에 대한 건망증은 현재 심각하며 문화국가로서 자국 문학의 대문호와 자국어에 대해 독일만큼 무심한 나라도 드물 것임. 특히 독일의 몇몇 州 교육당국자들이 도입한 각급학교 교과과정의 '개혁'조차 문학분야를 매우 소홀히 다루고 있어 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음.  

- 헤센주는 69년 이후 필독 도서목록 제도를 폐지했음. 즉 '독일어 수업지침'에서는 문학을 '텍스트 해석'의 일부로만 취급하고 있으며 표준어에 대해서도 '표준어는 (특정 지역과 계층의 언어상) 지배권 행사'라는 이유로 소홀히 다루고 있음. 또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는 독일어 과목을 '언어행위'의 한 범주로 취급하면서 문학 자체에 대한 이해력 배양 노력은 등한시하고 있음. 이러한 지침 하에서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 '텍스트 분석'의 대상으로 순수문학작품보다는 실생활에 좀더 가깝고 학생들의 호응을 더 받을 수 있는 대중문학이나 상품 사용설명서 등을 채택하고 있음. 게다가 복사 기술의 발전은 문학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하기보다는 일부분만 복사해서 읽는 방식을 유행시켰는데 이는 문학작품에 대한 전체적 독서와 이해 능력을 저하시키고 있음.

- 괴테 탄생 250주년인 99년은 '괴테의 해'로서 독일의 각급 학교에서 '교양시민 양성'이라는 교육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임. 각급학교는 괴테를 포함한 독일 작가들이 학생들에게 보다 적절히 수용될 수 있도록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임. 괴테는 우리에게 위대한 문학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줄 것임. 괴테의 작품들은 자아와 타인, 문화와 세계에 대한 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열 세대가 지났어도 여전히 호응을 받고 있는 것임.

- 또한 유럽적 인문주의자이며 세계주의자였던 괴테는 유럽을 내부부터 결속시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줄 것임. 작가, 법률가, 행정가, 자연과학자, 화가이기도 했던 괴테는 개별 학문의 협소한 경계를 뛰어넘는 통합적 사고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가를 제시할 것임. 놀라운 근면성과 열의로 백과사전적 지식을 획득했던 괴테는 배움의 노력 없이 아무 것도 성취될 수 없음도 일러줄 것임.

- 나아가 괴테는 소위 인터넷 시대의 '바이트 문화', '링크 문화'의 경박함을 깨우쳐 경계하면서 우리를 진정한 문화로 이끌 것임. 괴테가 보여주는 진정한 문화의 힘은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스스로 깊이있게 사유하게 하는 힘이며 과거의 기반 위에서 미래를 사고하는 능력임.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해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능력임.

■ "문화에 대한 토론 필요" (쥐도 98.8.14)

- 사민당(SPD) 슈뢰더 수상후보가 집권시 수상실 소속 문화부장관을 선임한 이후 지난 수주간 벌어졌던 문화를 둘러싼 논쟁의 불길은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꺼져버렸음. 그러나 아직 베를린 유태인학살 기념물이나 바덴바덴 축제극 극장 건립을 둘러싼 논란을 비롯해 덜 꺼진 불씨들이 남아 있음. 독일의 문화부문에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문화 대토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문화관계 종사자들이 외면하는 것은 이해 관계가 얽힌 부문에서 현상유지를 원하기 때문이기도 함.

- 일례로 독일-프랑스 간의 문화교류에는 여러 기관이 종사하고 있으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휘해 사업을 진행시키는 기관은 부족함. 이러한 교류의 부족 현상은 유럽 전체에도 해당되는데, 독일에서 문화는 각 주의 소관이지만 이를 위해 연방 차원이나 나아가 유럽 전체 차원에서 주변여건을 마련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임.

- 또한 격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전통적인 문화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임. 연극 극장, 오페라하우스, 도서관, 관현악단, 박물관 등은 18세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데, 이들은 시민적 계몽주의, 시민문화, 교양, 예술에 대한 관심 등을 토대로 하고 있음. 그러나 이러한 문화산업을 뒷받침하던 교양시민들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추세임. 이런 상황에서 문화예술은 일회성 이벤트로 전락할 것인지, 변화된 현실에 적응해 새로운 과제를 설정, 중흥의 토대를 닦을 수 있을 것인지 갈림길에 있는 것임. 21세기라는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문화 대토론'이 꼭 필요한 시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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