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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카프카 다시한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4,214회 작성일 08-06-25 16:42

본문

"비유들에 대하여 (Von den Gleichnissen)"

"많은 이들이 불평하기를, 현인들의 말은 언제나 단지 비유일 따름이매 일상 생활에는 전혀 적용할 수 없고, 우리는 허나 단지 이 생활에 묶여 있다 한다. 현인이 >저 건너로 가거라< 말한다면, 그는 사람이 저 건너 쪽으로 가야함을 뜻함이 아니고, [...] 오히려 그 어떤 일종의 전설적인 건너쪽, 그 어떤 우리가 모르는 것, 아울러 자기도 더 이상은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것,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리 말해야 하는 그런 것을 말하고자 함이다. 모든 이러한 비유는, 우리가 알고 있다시피, 단지 잡을 수 없는 것은 잡을 수 없음을 말하고자 할 따름이다. 그러나 우리가 매일의 일상에서 수고를 덜고자 하는 것은 다른 것들이다.
이에 한 사람이 말했다:
>너희들은 왜 망설이니? 너희들이 그 비유들을 따른다면, 그러면 너희들 스스로가 비유가 되는 것이지. 그럼으로써 일상의 수고로부터 자유로와지는게야.<
딴 사람이 말했다: >우리 내기 하자, 그것 또한 비유임에 틀림없어.<
첫 번째 사람이 말했다: >니가 이겼어.<
두 번째 사람이 말했다: >허나 유감스럽게도 단지 비유에서만.<
첫 번째 사람이 말했다: >아니야, 실제에서; 비유에선 니가 졌어.<
"
(번역: 서동철)

전체를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단지 왜 전반부는 현재형인데 후반부는 '말했다'의 과거형인가? 네 번 등장하는 "단지"는 강조의 기능 외에 특별한 기능을 갖는가?
다른 건 허나 다 치워 버리고, 후반부 대화 부분에서 뚜렷이 보이는 '실제에서'와 '비유에서'의 이분법에 눈길을 고정 시킨다면, 전반부에서 나온 '잡을 수 있음'과 '잡을 수 없음'의 이분법과 모종의 연관이 있을 법도 하다는 느낌이 들긴 든다만..., 경험의 세계와 초경험의 세계를 나누는 듯도 하고..., 그렇다고 두 범주간의 완전 다름을 완전 일치와 함께 주장함은 아닌 듯하고, 오히려 '비유'라는 표현이 암시하듯 어중간하니 >>엇비슷함<<이라는 단 하나의 가능한 연결 고리를 말하는 것인지...
그럼 언어는? 이 와중에서 언어가 차지하는 위치는?
......


Kafka, 벤야민은 조이스와 프루우스트와 더불어 당대의 삼대 형이상학적 예술가로 꼽았죠. 어떤 이는 이 중에서도 Kafka가 최고라 하며 한 술 더 뜨기도 하고요. 차원이 틀리다 하면서 말이죠.
이에 비해 한없이 왜소한 저로서는 단지 최소한 공부거리로서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철학적 예술가다 라고 모기 소리로 울부짖어 봅니다.

어쨌든,
Kafka의 글에 대한 언어적 형식에 대한 접근은 차치하기로 하고 대신 님이 제시한 그 내용에 대해 말씀을 나누죠:

우선 님과 같이 '첫 번째 사람'(첫)의 마지막 말부터 살펴 보면, 실제에서 이겼다 함은 '두 번째 사람'(두)이 구체적으로 살고 판단하는 영역에서는 이 두가 한 말이 맞다는 말이죠. 즉 첫이 제일 처음 지껄인 말이 비유라는 말 말입니다.

그럼 왜 첫은 두가 비유의 영역에선 졌다, 즉 틀렸다 했을까요? 여기에 님께서 말씀하신 이 영역으로의 진입 불가 내지는 어려움이 암시되어 있지 않나 합니다. 즉 두는 이 영역에 대해 말은 할 수 있으나 그 속으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보이는게죠. 그 증거로서 바로 두가 마지막에 한 말, "단지 비유에서만"을 꼬집어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카프카의 전체 글 주제를 >>비유의 이해 가능성<<이라 감히 상정해 봅니다. 그럼 저 같이 단순 과감한 놈은 그거, 이거야 할텐데, 이 양반은 아주 섬세하게 엉뚱한 소리를 하거든요. 기껏 말한다는 게 실제의 세계와 비유의 세계 내지는 잡을 수 있는 영역과 없는 영역을 대치시키는 짓이나 하고 말이죠. 심지어 대화로 이어지는 후반부에서는 첫이나 두가 비유가 대체 뭔지 알고 지껄이는지 그냥 씨부렁거리는지 우리 독자로서는 알 길이 없고요.
그래 님이 이 싱거움을 극복(?)하기 위해 불가의 비유적 가르침을 곁들어 말씀하시지 않았나 하네요. 고맙다는 말씀 드립니다. 허나 불가 뿐만 아니죠. 성서에도 비유적 가르침이 수두룩하죠.

그런데, 그런데 제가 자꾸 자꾸 자꾸 씹다 보니까, 혹시 Kafka가 이걸 말하고자 한게 아니었을까 하는 게 있어요. 아직 확신이 가지 않아 님께 저의 어리석음을 통채로 보일까 말까 한참 망설이다 이왕 버린 몸 어쩌랴 하고 내뱉습니다:

비유를 일반 관례에 따라 외적 그림 부분과 내적 의미 부분으로 나누어 보면 카프카의 '비유'에는 이 중 첫 번째 놈만 있고 두 번째 놈, 내적 의미 부분이 빠져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대화야 첫과 두가 하지만 여기엔 당연 제 삼자가 있죠 - 우리 독자들 말입니다. 그래 첫과 두가 비유의 외적 그림 부분을 보여주었다 한다면, 그 내적 의미 부분은 우리 독자들이 스스로 찾아야 한다, 그럼으로써 전체가 완성된다는 카프카의 암시적 강요가 아닐까...요?
즉 비유의 의미를 지금 여기서 문장을 읽는 순간에, 즉 언어 속에서 이해함을 목적으로 하라, 달리 말하면 도덕적이거나 종교적인 내용을 후에 다른 곳에서 행하는 것과는 달리 말이다, 뭐 이런 투, 다른 말로 하자면, 비유적인 것 그 자체를 언어 속에서 이해해라 가 아닐까...요?
그러니까 비유의 이해 가능성이 주제이나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하거나 얘기를 나눔으로써 목적을 달성해보고자 함보다는 바로 읽는 그 과정을 통해서 즉 그 주제 >>속에서<< 바로 그 과정 중에 이를 이루어보고자 하는 카프카의 의도가 아닐까...요?
이에 대한 증거로서 다른 구체적인 비유거리를 피하고 비유 그 자체를 비유거리로 삼았음을 거들먹 거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주저리 주저리 주저리 ......

건강하시고,
이에 대한 님의 의견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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