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커뮤니티 새아리 유학마당 독어마당
커뮤니티
자유투고
생활문답
벼룩시장
구인구직
행사알림
먹거리
비어가든
갤러리
유학마당
유학문답
교육소식
유학전후
유학FAQ
유학일기
독어마당
독어문답
독어강좌
독어유머
독어용례
독어얘기
기타
독일개관
파독50년
독일와인
나지라기
관광화보
현재접속
359명
[독일개관]독일에 관련된 유용한 정보를 이곳에 실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게시판은 독일관련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한 곳입니다. 그러니 1회용도의 글(구인,질문 등)은 정보의 가치가 없으므로 이곳에 올리시면 안됩니다.

문화예술 나귀와 늑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4,037회 작성일 08-05-16 17:04

본문

나귀가 배고픈 늑대를 마주쳤다.
“저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나귀는 떨면서 빌며 말하기를, “전 불쌍하고 병든 짐승이예요. 보세요, 웬 놈의 가시에 찔린 발을 끌고 있잖아요!”
“참말로 불쌍쿠나”, 늑대 왈, “그리고 내 양심에 뭍혀 살거늘 어찌 너를 이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지 않을쏘냐 .”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나귀는 뜯어 먹혔다.


(번역: 서동철)

레싱이 남긴 우화다. 그는 우화를 정식 언어예술의 한 분야로 취급하며 그 예술성의 성숙에 나름대로 적지 않은 노력을 쏟았다. 이에 특히 그는 소위 ‘감축의 원칙’을 내세우며 모든 불필요한 수식어구를 생략하고 오로지 뼈대만을 세워 우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뜻의 밝음을 최대한 살리고자 한 속셈이다. 우화를 한갖 어린아이들의 도덕교육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겐 레싱의 우화는 예술적으로 성숙한 작품으로서의 우화를 새로 맛보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위 우화를 뜯어보면 우화가 품어야 할 속성들이 어김없이 나타남을 엿본다. 연약함을 상징하는 나귀와 악독함을 상징하는 늑대가 서로 맞서 있으며 이를 중심축으로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 제한됨 없이 벌어지는 짧은 대화를 통해 실제의 사회적 모습을 꼬집는 내용을 이루고 있다. 더군다나 우화의 생명줄이라 할 수 있는 정점 즉 포앙테 역시 끄트머리에 새겨져 있고.

레싱은 우화를 운문으로도 즐겨 발표하며 언어의 율동성을 뽐내기도 했다. 허나 위와 같이 서술조의 우화에서도 불필요한 수식어를 물리침으로써 언어의 날카로움을 맛보게 한다. 이러한 형식적 단순함에 걸맞게 우화에선 그 내용 또한 단순함에 바탕짓고 있다. 그래 아이들에게 교훈을 매기기 위한 수단으로 즐겨 쓰인다만, 단지 이러한 우화를 만드는 입장에선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때론 이해하기 힘든 도덕적 가르침을 전달하기 위해 구체적인 사례를 떠올려야 하며 이를 다시금 선과 악 내지는 똑똑함과 멍청함의 정면대결이라는 뚜렷한 그림을 그려야 하니 말이다. 나아가 이에 걸맞는 언어를 선택해 붙이고 감싸는 일 또한 꽤 많은 욕을 보지 않으면 이루기 힘들 게다.

단순한 우화의 그림에서 복잡한 철학적 가르침을 다시금 허나 거꾸러 끄집어내는 일은 또 다른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눈에 보이는 예술적 가르침부터 소화하고 들어가야 할 일이니 더욱 그렇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독일개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43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67 02-20
242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97 02-18
241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42 12-23
240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35 12-06
239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96 12-05
238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87 07-07
237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68 04-03
236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20 04-01
235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32 02-23
234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7 02-23
233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31 02-06
232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69 12-02
231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8 11-07
230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2 10-28
229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9 10-09
228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9 08-14
227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8 07-08
226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7 06-25
225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4 06-19
열람중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8 05-16
게시물 검색
이용약관 | 운영진 | 주요게시판사용규칙 | 등업방법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비밀번호분실/재발급 | 입금계좌/통보방법 | 관리자문의
독일 한글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 서로 나누고 돕는 유럽 코리안 온라인 커뮤니티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