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커뮤니티 새아리 유학마당 독어마당
커뮤니티
자유투고
생활문답
벼룩시장
구인구직
행사알림
먹거리
비어가든
갤러리
유학마당
유학문답
교육소식
유학전후
유학FAQ
유학일기
독어마당
독어문답
독어강좌
독어유머
독어용례
독어얘기
기타
독일개관
파독50년
독일와인
나지라기
관광화보
현재접속
402명
[독일개관]독일에 관련된 유용한 정보를 이곳에 실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게시판은 독일관련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한 곳입니다. 그러니 1회용도의 글(구인,질문 등)은 정보의 가치가 없으므로 이곳에 올리시면 안됩니다.

문화예술 셸링의 <조형예술과 자연의 관계>의 문화사적 의의 (1)

페이지 정보

작성자 무딘연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863회 작성일 07-02-22 12:31

본문

모방 미학의 몰락

셸링의 <조형예술과 자연의 관계>의 문화사적 의의

 

<조형예술과 자연의 관계>는 셸링(1775-1854)이 가장 마지막에 쓴 예술론이자, 셸링의 예술철학에 대한 입문서로 손꼽히는 강연문이다. 제목에서 나타나듯이 셸링은 문학이 아닌 조형예술을, 그것도 자연에 대한 관계에서 다루고 있다. 예술과 자연의 관계는 대상에 대한 충실성의 차원에서 모방과 표현의 차원에서 각각 논구되고 있는데, 이 강연문에서 셸링은 모방에서 창조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셸링은 모방 이론을 비판적으로 논구하며 예술가에게 새로운 과제를 요청한다. 셸링이 모방 이론을 비판하기 위해 대상으로 삼은 것은 회화를 포함한 조형예술이다. 그러나 조형예술에서 대상에 대한 종속 상태를 벗어난 의미의 창조라는 새로운 태도를 보인 것은 훨씬 이후의 1910년대 칸딘스키 이후의 예술작업들이다. 역사적으로 돌이켜 볼 때 셸링의 미학적인 요청은 나중에서야 실현된 셈인데, 그나마 그렇다고 해서 이들 작가들이 셸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것도 아닌 것을 보면, 강연 당시에 열렬한 환호로 수용된 셸링의 주장은 당시로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과제였거나 아니면 셸링의 요청이 당시의 미학적 발전과 이어지지 못하는 것으로 살펴볼 수도 있다. 셸링의 강연에서 핵심은 조형예술이 아니라 사실은 셸링의 자연 개념에 놓여 있었다. 곧 셸링이 이 개념을 예술철학에 적용한 것이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 물론 능산적 자연natura naturans이라는 이념을 끌어들이면서 셸링은 생기없는 표면적인 대상 충실성을 비판하고, 예술을 자연에 깃든 역동적인 정신을 파악하고 이 흐름을 모방하는 것이라는 새로운 요청을 내세우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모방이론에 대한 비판이 당시의 예술적 실천들이 당면한 문제와 어떻게 맞물리는가 하는 물음이다. 물론 이는 셸링이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당시로서는 가장 최근의 이론이었던 빙켈만의 주장들에 대한 셸링 본인의 반박에서 예술 이론사의 측면에서는 하나의 연속선상을 이끌어낼 수 있겠다. 그러나 당시에 가장 발달한 예술 장르는 조형 예술이 아니라 문학이었다. 바이마르 고전주의와 예나 낭만주의가 시대를 선도하는 예술적 실천의 양상이었으며, 고전주의는 여전히 조형예술을 패러다임을 삼았으나, 낭만주의자들에게는 음악이 새로운 표현을 가능하게 해줄 수단으로 찬미되었다. 1800년대 초반에 이미 음악은 절대음악의 이념을 작곡에서 실현해내었다. 그렇기에 음악적인 발전도 당연히 고려해 볼만 하겠으나, 셸링은 문학과 음악에 대해서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물론 특정한 장르를 다른 장르보다 선호하는 것은 개인적 취향의 결과로 돌릴 수 있겠으나, 셸링의 경우는 개인적 취향보다는 이론적 테두리가 그려내는 한계 때문일 수도 있다. 역사적 진보의 관점에서 볼 때 점점 뒤떨어지는 조형 예술을 논구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셸링은 모방 이론은 분명하게 비판하게 되나, 창조를 향해 나아가기에는 그의 요청을 받아들여줄 예술적 실천이 부재했다. 이러한 의심은 셸링이 가진 예술적 감각이 시대의 흐름을 꿰뚫어보는데 실패한다는 양상에서 비롯한다. 그렇기에 당대의 예술적인 실천이 당면한 문제의 틀 속에서 셸링이 어떻게 그 문제를 푸는데 공헌했는가라는 물음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예술철학의 발생과 타당성은 예술적 실천과의 연관성 상에서 논구되어야 한다. 그의 이론은 오늘날 적용하기에는 지나치게 중세 스콜라 철학적인 사고에 발목이 붙잡혀 있고, 당시로서 적용하기에는 예술적 실천과 무관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모방 미학에 대한 그의 논박은 그것이 비록 철학적 관념론에 붙잡혀 있든, 중세 철학의 부활이든, 예술의 실천에 접맥되지 못한 채 남아 있든 간에 예술사 속에서 하나의 큰 획을 근 것으로 볼 수 있다. 비록 예술사와 예술에 대한 사상의 흐름 속에서 좌초한 이론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모방 미학의 몰락에 대한 역사적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에 대한 반박은 되지 못한다. 결국 당시에 실현되지 못한 타당성의 문제가 생성의 의미까지 부정하지는 않는 까닭이다.
 
 
:
추천0

댓글목록

토르바도르님의 댓글

토르바도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예술을 자연에 깃든 역동적인 정신을 파악하고 이 흐름을 모방하는 것.."이라는 것이 자연과 조형예술의 새로운 관계설정이라고 한다면, 물론 "..대상에 대한 종속 상태를 벗어난 의미의 창조라는 새로운 태도.."도 그러한 것이겠지만, 19세기 후반의 인상주의도 그 흐름속에서 바라보고 싶은건 무리한 요구일까요?
살롱에서 낙선한 작품만 모아 독립전을 개최하고, 부르주아적 취향에 대한 분노와 함께 새로운 미학에 대한 논쟁을 벌인 인상주의자들은 왠지 셸링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무딘연필님의 댓글

무딘연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셸링이 [인상주의가 나타난] 프랑스에서 어떻게 소개되었는지는 저도 궁금합니다.^^ 1850년대 후반의 프랑스는 바그너에 흠뻑 젖고, 쇼펜하우어가 막 번역되기 시작하며, 독일 낭만주의가 부흥하는 시절이었습니다. 낭만주의 철학자로도 분류될 수 있을 셸링에 대한 언급을 저는 아직 못찾아서, 님의 생각을 저 역시 조심스러운 질문의 하나로 마음 속에 품어두어야 하겠습니다.

독일개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207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48 05-15
1206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2 05-07
1205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6 05-02
1204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3 04-28
1203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4 04-26
1202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6 04-25
1201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76 04-20
1200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1 04-16
1199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1 04-14
1198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2 04-11
1197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3 04-05
1196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7 04-03
1195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0 03-28
1194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5 03-23
1193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34 03-21
1192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0 03-19
1191 문화예술 무딘연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5 03-12
1190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38 03-12
1189 문화예술 무딘연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1 03-09
1188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3 03-08
게시물 검색
이용약관 | 운영진 | 주요게시판사용규칙 | 등업방법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비밀번호분실/재발급 | 입금계좌/통보방법 | 관리자문의
독일 한글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 서로 나누고 돕는 유럽 코리안 온라인 커뮤니티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