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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칸트철학(13)–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4,160회 작성일 07-08-01 09:50

본문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원인이 있으니 그에 따른 결과가 나온다는 뜻이다. 조금 더 자세히 분석하면, 불을 때는 모습과 굴뚝에 연기 나는 모습은 그 자체로서는 두 개의 독립된 모습들이다. 이를 원인-결과라는 상관관계에 비추어 일정한 맥락 속에서 양자를 한물에 이해하고자 함이 위 속담으로 표현이 된 게다. 달리 말하자면, 두 개의 개별된 모습들이 일정한 하나의 끈으로 꿰어져 통일된 전체적 모습을 이루었다 볼 수 있다.

칸트는 이를 ‘인식’이라 했다. 위의 예에 머물면, 두 개의 개별적 사실들을 원인-결과라는 일정한 틀을 통해 하나로 묶으며 체계적 이해 내지는 앎을 얻는 인간 정신의 활동인 셈이다. 인식 가능성을 따짐에 있어 결국 이러한 일정 틀을 통해 질서정연함을 이룰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결정적이다. 이 문제를 다루는 용어로 칸트는 ‘생각’, ‘이해’ 내지는 ‘판단’이라는 개념들을 즐겨 사용했다. 인식이란, 칸트의 용어를 빌려 말하자면, 감각을 통한 ‘바라봄’이 받아들인 – 굴뚝에 연기나는 모습 내지는 불을 때는 모습 등 – 자료들을 일정한 틀을 통해 자료들 상호간의 관계를 질서정연하게 정리하는 ‘생각함’으로써 체계적인 전체의 모습을 이루어내는 정신적 작업이다.

칸트의 카테고리란 이 경우 일정한 틀을 틀이게끔 만드는 데 필수불가결한 잣대를 말한다. 우리말로 칸트의 용어를 직역해 ‘순수개념’이라 번역함을 제안한다. 위의 예에서 ‘원인-결과’라는 개념적 연결고리가 바로 ‘순수개념’에 속한다. 그는 이러한 ‘순수개념’의 총수가 12이라 제안했다. 나아가 이를 세개식 묶어 네 가지의 무리들로 체계를 잡았는데, 양, 질, 관계 그리고 양태가 그것이다. 각 무리들의 세 개념들은 무작위로 설정한 게 아니라 그 순서에 따라 세 번째 개념은 앞의 두 개념들을 종합하는 뜻을 지닌다고 칸트는 부언한다:
양 – 하나, 다수, 전체
질 – 실제, 부정, 한계
관계 – 특성과 실체, 인과율과 종속성, 공동체성
양태 – 가능성과 불가능성, 현실성과 비현실성, 필연성과 우연성
.

이러한 ‘순수개념’들은 문자그대로 ‘순수’해야 하니 경험에서 도출되지 않는다. (칸트에 있어 ‘순수한’과 ‘경험적’은 서로 대척되는 말이다.) 소위 선천적으로 우리 정신에 주어진 개념들인 게다. 문제는 허나 이 열두개의 ‘순수개념’들로 인간의 인식이라는 마당을 온전히 덮을 수 있는가 하는 데 있다. 위 ‘순수개념들의 도표’가 완전하냐는 물음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칸트의 인식론에는 틈새가 있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 감각적 바라봄을 통해 받아들인 자료가 인식으로까지 조직화되지 못할 수 있으니 말이다.
칸트는 이에 대한 직접적 대답을 피한다. 단지 간접적으로, 즉 우리 의식에 선천적으로 주어진 열두개의 순수개념들을 발견하기 위한 통로로서 제시한 소위 ‘판단의 도표’가 완전하다는 주장으로써 순수개념들의 도표가 완전함을 암시할 따름이다. 허나 이 또한 주장일 따름이지 증명은 제시하지 않았다. 어쨌든 구조적으론 위 도표와 다를 바 없는 소위 ‘판단의 도표’를 아울러 옮긴다:
양 – 일반, 특수, 개별
질 – 긍정, 부정, 무한정
관계 – 정언적, 가정적, 선별적
양태 – 가능적, 단언적, 필연적
.

이 도표는 어렵지 않게 엿보듯 위 ‘순수개념들의 도표’에 일대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하기사 종국적으로 이 ‘순수개념들’로 이끌기 위한 통로에 불과하니 당연한 상응관계이기도 하다. 칸트는 이 ‘판단의 도표’를 그 당시 철학계에 널리 퍼져 있던 형식논리적 가르침에서 선별해 나름대로 조직 정비한 결과를 통해 얻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의 형식논리학에 비추어 과연 이 도표가 완전하며 그 ‘순수개념들’로 이끄는 역할을 충분히 맡을 수 있는가에 대한 비판의 소리 또한 높다. 나아가 논리가 그것이 도출되고 응용되는 해당 언어에 근원을 둔다 한다면 독일어가 속한 인도게르만언어 외의 언어권, 예컨대 한글에도 이러한 도표가 적용될 수 있는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충분히 가능하다 여긴다.
칸트철학 내에 머물며 가해지는 비판 또한 있다. 위에 언급한 일대일 대응이 과연 그 정당성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물음이다. 어떠한 이유로 예를 들어 ‘판단의 도표’ 중 ‘개별’에 속하는 판단이 ‘순수개념들의 도표’ 에 위치한 ‘전체’로 이끄는 통로로서의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가?
이러한 부분적 비판에도 불구하고 칸트가 제시한 두 도표들에 대한 철학적 가치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인 자리매김을 보인다. 인간 의식 속에서 펼쳐지는 인식과정을 밝힘에 단단한 일몫을 담당한다 여기기 때문이다. 특히 인과율에 대한 관심은 칸트를 잇고자 했던 몇몇 철학자들에 있어 괄목할만 했다. 예컨대 피히테는 자기 고유의 철학 제 일 명제를 세움에 이를 ‘판단의 도표’에 보이는, 인과율에 상응하는 ‘가정적’인 판단형식과 함께 직접 적용을 했으며 쇼펜하우어는 인과율을 ‘순수개념들의 도표’를 대표하는 개념으로 여겼다.

그런데 인과율과 ‘가정적’ 판단형식과는 대체 무슨 상관이 있길래 후자가 전자를 발견하는 통로로서 도표에 등장하는가? ‘만약 갑, 그러면 을’의 형식이 ‘갑이기 때문에 을’이라는 원인-결과의 인과율과 그리 깊은 관계를 맺는가 말이다. 위의 예를 머물며 ‘불을 땠기 때문에 굴뚝에 연기가 난다’는 말과 ‘만약 불을 땐다면 그러면 굴뚝에 연기가 난다’는 말과 비교를 해본다. 둘 다 말이 된다. 단지 후자가 전자보다는 더 포괄적이지 않나 싶다. 무슨 말이냐 하면, 후자의 경우 실제로 불을 땠는지 내지는 실제로 굴뚝에 연기가 났는지의 여부와는 별 상관이 없는 문장이다. 단순히 가정하는 문장이니 말이다. 전자의 경우는 이와 다르다. 누군가 실제로 불을 땠기 때문에 저기 굴뚝에 실제로 연기가 난다는 말이니 앞뒤의 두 가지 모습들은 실제 발생한 일인 게다. 달리 말하자면 문장 내용의 사실성 여부와 상관없이 가정적으로 표현되는 문장의 형식 속에 실제 일어난 사실들을 대입함에 따라 그 내용적인 관계의 성격이 뚜렷해진다는, 이 경우 인과율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보다 더 구체화된 사실관계라고나 할까?
이러한 전개과정을 칸트는 ‘형이상학적 연역’이라고 불렀다. 인과율이 인간의식에 선천적으로 주어져 있는 ‘순수개념’임을 밝히는 철학적 사고방법이라는 말이다. 달리 말하자면 인과율의 존재를 밝히는 연역이라는 뜻이니 그의 소위 ‘선험적 연역’과는 구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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