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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칸트 철학(4) – 인류역사의 시작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3,173회 작성일 06-11-17 01:36

본문

칸트는, 적지 않은 세상 사람들이 오도하듯, 평생을 형이상학적 사변으로만 일관한 철학자가 아니다. 나이 고희를 넘기고도 구체적인 정치에 대한 매우 중요한 글을 세상에 발표해 그의 제자들에게 계속적인 철학적 자극을 불러일으켰으며 나이 환갑을 지내 놓고 나서 인류역사의 시원에 대한 짤막한 글로써 자신이 향유하는 역사철학적 사고를 뽐내기도 했다. 또한 젊어서는 수학과 물리, 지질학 등등에 대한 다수의 논문을 활발히 발표하는 정력을 과시하기도 했고.
그의 형이상학을 공부하는 와중에 가끔씩 Intermezzo로서 이런 저런 글을 손에 잡는다.

그는 인류역사의 시작단계에 있어 한 큰 전환점에 밑줄을 긋는다: 야만적 본능에 억눌려 있던 짐승적 존재로부터 이런 본능을 억제하고 통제하는 이성의 힘에 이끌리는 이성적 존재로의 넘어감을 뜻한다. 이는 일정 의미에선 理性의 역사라고도 말할 수 있다. 자신의 형이상학 즉 비판철학의 주역이 이성이듯 역사전개라는 형이하학의 영역에 있어서도 사람이 중심에 서 있는 한 이성이 궁극적 주체의 역할을 떠맡는다고 칸트는 말하고 싶은 듯하다. 아니, 어쩌면 이는 그래야만 된다는 당위라고 외치는 듯도 하다.

이러한 넘어가는 과도기를 그는 네 단계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하나, 식욕의 질적 향상과 양적 증가
둘, 성욕의 질적 향상과 양적 증가
셋, 미래에 대한 기대
넷, 사람은 절대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결단코 목적 그 자체로서 인지되어야 한다.

하나
야생의 짐승들이 자신들의 먹거리로서 특정한 자연물에 묶여있는 모습과 달리 사람은 여러 대체 가능한 먹거리들을 선택 취사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선택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능력의 주체를 칸트는 바로 이성에서 찾는다. 이를 통해 사람은 자신의 삶을 폭넓고 깊이있게 꾸릴 수 있는 바탕을 얻는 셈이다. 삶에 예컨대 유목민의 모습을 새길 것인가 아니면 농사를 지으며 정착하는 모습을 심을 것인가 하는 선택을 사람은 여러 제반 조건들을 이성적으로 검토함으로써 결정할 수 있는 게다.


식욕이 개개인의 유지를 위한 자연의 배려와 관계가 있다면 성욕은 종족유지, 즉 여려 개체들을 묶은 무리의 유지를 위한 자연의 배려와 관련이 있다. 이성은 물론 이런 집단적 차원에서도 사람을 야만의 본능적 상태에서 문화적으로 진화된 상태로의 이전을 가능하게 하는 주체적 역할을 떠맡는다.
솔직한 표현으로 이어나가자면, 사람은 짐승보다 섹스를 매번 더 오래, 그리고 횟수 또한 훨씬 더 많이 즐긴다. 내 데리고 있는 개는 암놈인데 발정기에만 – wenn sie laeufig ist, wohlgemerkt – 숫놈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 대충 6개월에 한 번 정도. 반면 사람은 배란기와 상관없이 섹스를 섹스로서 즐기고자 한다. 이는 달리 말하자면 본능이 걸머쥐는 제약의 고리를 깨뜨리고 그 이상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소리다.
단지 이성이 이끄는 인류역사의 발전적 과도기에 있어서 이러한 양적 증가보다 더 중요한 점은 이성은 본능적 욕구를 거부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로써 자기통제가 가능해지며 단순히 짐승이 갖는 욕망보다는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며 나아가 욕구충족의 만족감을 뛰어 넘어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칸트는 이에서 사람의 도덕적 모습의 원초적 모습 또한 엿보고자 한다.


매 순간 느끼는 욕구가 충족됨에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만족해 버리는 짐승과는 달리 사람은 미래에 대한 숙고된 기대를 품는다. 이는 예컨대 미래에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의 시간에 나름대로의 준비를 할 수 있는 이성적 힘이 주어져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희망 내지는 꿈의 달성이라는 달콤함과 동시에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를 상정할 때 품게 되는 걱정 내지는 근심 또한 이러한 맥락 속의 모습일 게다.
덧붙여 지금 우리 세대의 환경은 이리 망가져 있지만 우리 자식들이 살림하는 미래의 세대 환경은 최소한 지금보다는 나아져야하지 않겠나 하며 환경보호와 쓰레기 분리 수거, 자연에너지 개발 등등에 머리를 맞대고 온갖 힘을 쏟는 적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바로 칸트가 말하는 이성이 인류의 역사를 이끄는 힘을 엿본다 하면 정녕 틀린 말이 아니리라. 자동차 매연 가스를 줄이기 위해 웬만하면 공공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모습 또한 이에 속하지 않을까? 자동차 대신 자전거 타는 모습 또한 당연 그렇고.


이성의 힘이 인류의 역사를 짐승의 세계와는 달리 이끌며 형성하는 과도기를 바라보는 마지막 단계로서 칸트는 사람은 결코 수단이 아니며 오히려 그 자체로서 다름 아닌 자연의 목적임을 소리 높인다. 이성을 갖춘 존재인 사람만이 자체목적의 정당성을 보유하고 있으니 비이성적 존재인 짐승에는 이러한 정당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말이다. 이로부터 여타 짐승들을 사람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함에 하자가 없음을 추론할 수 있으니, 예컨대 자연은 소의 가죽을 소를 위해 주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궁극적으로 사람을 위해 주었음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아울러 모든 사람들은 이성적 존재이니 그 자체가 목적이어야 하며 이런 뜻에서 사람들 간에 태생적 차별이 존재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은 평등하다는 생각에 바탕을 쌓는다.

칸트가 그리는 인류의 역사는 이와 같은 모습으로 점차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며 이러한 역사 속에서 인류가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완전한 모습을 채움에 그 존재의 가치를 읽고자 한다. 완전한 모습 그 자체가 아니라 이에 한 발자욱 두 발자욱 닥아가는 그 과정 속에서 사람은 자신의 빛을 발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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