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미학이나 예술철학의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진단을 하고자 할 경우, 최소한 서양 철학의 공간에서 헤겔 미학이 차지하는 역사적 내지는 이론적 비중은 짜장 엄청납니다. 흔히 들리는 헤겔의 유명한 테제: '예술은 그 종말을 고한다'의 의미는 차치하고라도 현대예술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예술작품의 형식미와 부분성에 대한 이해에 있어 헤겔의 예술철학은 소중한 가르침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보다 더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우선 짧게나마 헤겔 미학이 그 탄생사와 관련되어 갖추고 있는 근본 성격에 대한 말씀을 드립니다. 당연 헤겔의 철학적 근본 사고의 틀에서 이해되어지는 바, 자신의 시대정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 시대에 대해 고민하고 이러한 고민에서 도출되는 그 시대의 문제점들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내림을 철학의 과제로 보았듯, 예술철학 역시 이러한 일련의 고민 과정이 예술을 빌미로 철학적으로 표현되는 넓은 공간에 해당됩니다. 나아가 예술이 예술을 통해 고민하는 모습 또한 역력히 엿볼 수 있지요. 빠뜨리고 싶지 않은 점은 허나 헤겔의 시대에 대한 진단은 자기 시대까지의 역사에 대한 철저한 공부와 반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역사성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있었기에 진단함에 있어 그 진지함을 바라보노라면 미역국 위에 뜨는 기름에서 역사를 배운다는 김수영이 언뜻 떠오르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러한 부지런한 철학적 노동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모습이기에 그가 말하는 인간 세상의 미래에 대한 희망, 즉 헤겔이 꿈꾸었던 예술철학적 의미에서의 아름다운 국가와 공동체의 도래에 대한 믿음 역시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것입니다.

앞으로 간간이 제가 헤겔미학을 어떻게 공부하는가 하는 모습을 보여드릴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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