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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음악과 그 형상화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2,381회 작성일 06-04-11 00:31

본문

사랑하는 님,

언어적 서술이든 영화적 서술이든 이는 일종의 형상화라고 봅니다. 내부의 그 무엇인가를 밖으로 끄집어 내서 보여주는 과정이랄까. 음악 그 자체가 갖고 있음직한 그 무엇, 이를 저는 주제 넘게 형식미라 말씀드렸는데, 이 놈의 '형식'이란 말이 자꾸 걸기적거린다는 불쾌함이 솟구치네요, 그래 그 무엇이 우리들의 눈에 보이는 일정한 모양새를 갖춘다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마치 끊임없이 흐르는 시냇물을 한 옹기에 받아낸다고나 할까...

님은 이를 "해결"이라 말씀하시는데, 저는 오히려 방금 말씀드린 의미에서 >>구체화<<라 하렵니다. 어찌 보면 끌어 내리는 것이요, 어찌 보면 구천에 떠도는 혼을 불러 육체를 빌려주는 행위라 할 것입니다. 언어라는 또 영화라는 예술적 육체를 빌려 주는 것이죠.

그럼 음악은 예술 아닌가? 스가발, 그러니 많이 특이한 예술인 셈이죠. 특히 그 고상 찬란한 고전 음악이라는 예술은.

제가 문제시 하는 점은 바로 이러한 구체화의 과정에서 나온 작품 속의 이러한 이중적 면이 서로 아구가 맞느냐 맞지 않느냐 하는 그 통일성에 대한 문제 의식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럼 적절한 기준 내지는 잣대가 있을 법도 하지 않느냐 하는 식의 질문이 떠오를 수 있겠죠. 덧붙여, 영화를 놓고 예를 든다면, 이러한 시각적 구체화에 걸맞지 않는 음악이 있다면, 그 음악의 작곡 과정이 어떠했는가 하는 점 또한 같이 생각해 봄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다시 말하면, 브람스가 자신의 곡을 작곡할 때 과연 머릿 속에서 모종의 구체적 그림이나 아니면 오케스트라의 구체적 연주를 염두에 두고 작곡을 했을까, 아니면 자신이 갖고 있는 작곡 이론의 그 체계에 너무 충실하지는 않았을까, 어쩌면 이러한 충실함이 그의 곡에서 엿볼 수 있는 건조한 논리로 그 흔적을 남기고 있지 않는가 등등의 잡설을 풀 수 있지 않을까...

음악은 음악이다 하시며 음악 그 자체의 독립성을 주장하시는 님의 의견에 저 역시 십분 동의합니다. 저의 언어적 서술은 음악이 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즉 음악이라는 예술이 뭐인가 모자라 이런 부족함을 언어 예술로써 메꾸어보자는 말씀이 아니었고요, 오히려 두 예술간의 상호 대화를 시도해 보고자 하는 욕심을 표현했을 따름입니다.

단지, 고백컨대, 음악에서 언어로의 전환에는 박수를 치나 거꾸로 언어에서 음악으로의 전환 - 만약 가능하다면 -에는 저 많이 주저합니다. 음악이 제게 뻗치는 힘을 느끼니 이리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추억 속에서 심수봉의 곡이 갖는 그 힘은 이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나 할까요. 경험적 산물보다는 님이 말씀하신 "음율이 지닌 원시적 동일성"에 훨씬 가깝다 말씀드립니다.

저는 사실 음악 없으면 시체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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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morty님의 댓글

morty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존 케이지와 피에르 블레즈가 나눈 편지 중에
블레즈가 작곡에 있어 형식 Form 과 구조 Strucktur에 대한 차이를 질문했고
이에 대한 케이지의 대답이 있습니다

전자는 음악 내용 Inhalt 이고 후자는 그 것을 실현화 시키는 도구입니다
전자는 창작자 내면의 세계이며 후자는 객관적이고 보편성을 띤 논리입니다
따라서 전자는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정확히 말해서 창작의 본질을 벗어나기에
배워 흉내내선 안되는...) 후자는 학습에 의해 배울 수 있습니다
전자는 사색되어지고 후자는 유형이여서 분석 되어집니다

서동철님의 댓글의 댓글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형식'이란 용어가 님 말씀하신 맥락에서 풍기는 이해의 어려움을 어찌 극복할까 난감하니 제 어리석음이 다시 한번 안타까와집니다. 어쩌면 그 '형식'이란 용어 대신 Cage 스스로 한 강의에서 말했다는 '삶'이라는 용어가 어떨까 싶네요. 뭐라 했더 하더라, '삶없는 구조는 죽었고 구조없는 삶은 감지할 수 없다' 뭐 이리 들릴 겝니다.

단지 그럼 여기서의 '삶'은 또 뭣이냐고 캐물으면 다시금 난감해집니다. Cage의 말대로라면 '구조'를 통해 감지되는 무엇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런데 이게 제가 찾는 답일까 고개를 갸우뚱해 봅니다. 물론 Cage는 나름대로는 분명한 듯하나 제게는 참으로 모호한 답 아닌 답을 던지긴 합니다만...

morty님의 댓글

morty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전과 낭만시대를 거쳐 20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음악에 있어서 형식은 구조라는 개념까지를
포함하고 있었기에 차칫 ‘형식=구조’ 란 등식을 현대에 까지 끌고 오는 오류를 범하기 쉽습니다
특히 용어들을 우리말로 번역할 땐 아직 그 구분 조차 없어보입니다

우선 두 개념에 한해서라면 서동철님의 글 속에서 이미 정리되어있음을 조심스레 얘기하고 싶군요
-형식 Form (Inhalt); 시냇물, (형식)미, 혼,
-구조 Strucktur (System); 한 옹기, 구체화, 육체,

케이지가 말했다는 ‘삶없는 구조는 죽었고 구조없는 삶은 감지할 수 없다’ 란 표현 역시
앞서 제가 밝힌 블레즈와의 대화 상에서의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생각듭니다 
즉 ‘내용(삶)이 없이 구조만 있다면 죽은 작곡이며 구조 없이는 내용(삶)을 담을 수 없다’
라고 이해 하고 싶습니다
(삶 이란 용어 자체에 대한 언급은 작곡가들 보단 서동철님과 같은 철학자 분들의 몫이라 생각듭니다)

위같은 전 과정을 지나 님께서 제기한 문제의 핵심인
“바로 이러한 구체화의 과정에서 나온 작품 속의 이러한 이중적 면이
서로 아구가 맞느냐 맞지 않느냐 하는 그 통일성에 대한 문제 의식” 에 대한 제 대답은
직업적 비밀이기에 노코멘트입니다 (썰렁했나요? ^_^)

두 용어에 대해선 이미 음악학자들에 의해 개념이 체계화되었지만
그 이전에 작곡가들에 의해 정의내려진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봅니다
그 양자는 이론적으로 그 인과관계가 계측되어질 수 있는 Wissenschaftlisch한 문제라기 보단
직접 행위자인 작곡가들의 작업 과정 속에서 생성되어지는 Kuenstlisch한 영역이라 봅니다
차라리 님 표현처럼 “적절한 기준 내지는 잣대가 있”다면 좋겠단 생각 들 때도 많습니다

이 시대에 있어서 작곡이란 자신만의 형식미를 창조하는 행위라 여기고 있습니다

서동철님의 댓글의 댓글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님이 말씀하시는 이분법은 음악 내의 관계인 반면 제가 위 본글에서 말씀드린 바는 음악과 타 예술간의 관계라는 차이를 엿봅니다. 허나 어쩌면 바로 이러한 차이로 인해 그 >>구체화<<라는 일종의 기능적 유사성을 양쪽, 그러니까 음악 내의 '구조'와 예컨대 영화예술에서 끄집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다시 한번 곱씹어 보는 계기 또한 동시에 엿봅니다.

제가 말씀 드린 '삶'은 님도 주시하시듯 일반적 의미에서의 그것이라기 보다는 음악적 '형식'에 상응하는 삶을 말씀드렸으니 이는 철학자들의 과제라기 보다는 오히려 음악가들이 다루어야 할 일거리임이 아닐까 싶네요. 그렇다고 제 입장에서 나 몰라라 하기엔 쪼께 계면쩍은 면 숨기기 힘들다 고백합니다.

그래 감히 한 말씀 드림을 허락하신다면,
인간의 근원적 야수성 내지는 폭력성과 이를 붙잡고 절제하고 다듬고자 당기고 묶는 힘이 서로 맞서는 팽팽한 긴장감의 총체라고 일단 밀어 붙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큰 예술 작품들 속에 거의 공통으로 내재되어 있는 모습이지요. 어쩌면 Cage가 자신의 음악론에서 자주 내뱉는 모순적 표현이 이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그러다 보니 삶에서 예술을 배우고 예술작품에서 삶을 배운다는 말이 그 정당성을 찾게 되는 순간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 주신 말씀 중 '형식미'의 '형식'은 위의 그 내용적 '형식'을 말하는지요?

(님이 쓰신 kuenstlisch는 kuenstlerisch를 말하고자 하셨던 듯 합니다. wissenschaftlisch 또한 wissenschaftlich)

morty님의 댓글

morty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씀하시는 전체 요지에 큰 이견은 없습니다
다만 얘기를 직업과 전공인 작곡 범주에 한정시키는 제 습관과 한계로 인해 
대화속에 뭔가 삐걱거림이 있을 수 밖에 없단 생각이드는군요 양해를....

좀 벗어나는건진 모르겠지만 전 개인적으로 몇몇 천재 작가들이 함부로 내뱉는 듯한 
모순적 표현들을 좋아합니다
그 속에서 자유를 느끼고 환타지를 발견합니다

(-질문하신 것의 대답은 '예' 입니다 - 스펠 교정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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