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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건 축 가 비트겐슈타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2,729회 작성일 06-03-25 17:46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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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ndmanngasse
세워짐: 1926 - 1928

Wittgenstein이 지은 집이다. 허나 이 양반 혼자 지었다기는 뭐한게, 원래 건축 청탁은 지 친구 건축가 엥겔만이 받았는데 - 비트겐슈타인의 누나한테서 -, 비트겐슈타인이 이에 끼어들어 많은 부분 자기 취향에 맞추어 애초의 계획에 적지 않은 칼질을 해댔다 한다. 어느 정도의 칼질이었느냐, 비트겐슈타인의 손길이 정확히 어느 정도 스쳐지나갔느냐 하는 문제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문제다. 하여튼 비트겐슈타인은 이 건축물과 관련된 한 문서에 "건축가 비트겐슈타인"이라 자필 서명할 정도로 자신의 작업에 꽤나 자부심을 품었던 듯하다.

외부에서 엿보는 건축미에서 어느 정도 그 당시의 꽤나 유명한 건축가 로스의 입방체적 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엥겔만은 그의 제자였고, 비트겐슈타인과 로스는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나아가 장식 없이 밋밋한 외부 벽, 무미건조하다고도 할 수 있는 절약의 미 또한 로스 건축 철학의 흔적을 본다.

허나 비트겐슈타인의 미 감각 또한 이에 적지 않은 할당분을 갖고 있지 않을까? 특히 이러한 단순미는 내부 공간과 이에 속하는 창틀, 문고리 등에서 그 기능성이 돋보임과 더불어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난다. 그 정밀성 말이다. 꼼꼼함이라고나 할까? 이 부분에 있어선 비트겐슈타인이 적극 개입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 예컨대 자기 누나의 기록이 있다:

"루드비히는 모든 창문, 문, 창문 고리, 난방시설들을 마치 정밀측정기구로 재는 듯한 꼼꼼함과 동시에 최고의 우아함으로 도안한다. 그리고 그는 그후 타협의 여지없는 에너지로 사물들이 같은 곰꼼함으로 세워지기를 고집한다. 우연히 한 열쇠공의 말을 들었는데, 이 사람이 한 열쇠 구멍 땀시 묻기를, >>말 좀 해 보시오, 기술자 양반, 당신에겐 진짜루 그 밀리미터가 그렇게 중요하오?" 허나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크고 힘있는 대답이 들렸다: >>예!<< 물론 그 열쇠공은 깜짝 놀랐다. 사실 루드비히는 측정에 대한 아주 뛰어난 감각을 가졌다. 따라서 그에겐 종종 반 밀리미터조차 중요한 게다."

어쩌면 말할 수 있는 것만 말하고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을 지켜야 한다는 자신의 철학적 소신이 건축물을 통해 표현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동시에 기능성을 최대한 강조하며 모든 불필요한 장식적 요소의 절약을 통해 필수불가결한, 소위 논리적 공간의 영원불멸한 요소를 강조하고자 하는, sub specie aeternitatis의 건축학적 표현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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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1971년 여름에 경제적인 이유로 허물려는 계획 마지막 순간에 전세계적인 항의에 힘입어 보호문화재로 선정 겨우 구하긴 구했으나, 원래 집 앞에 이 집 구조의 엄격함과 인위적 무미건조함에 대조로서 전체 공간의 미를 형성했던 백년 넘은 나무는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다.


Dazu eine Konversation:

A:
왠지.. 비트겐슈타인다운 디자인이네요.
서동철:
A/ 그쵸? ^^ 제 느낌에 와 닿는 모습 또한 그래요. 언젠가 한 문고리 제조 회사로부터 선전 책자를 받았는데, 제가 화들짝 놀랐어요; 일명 '비트겐슈타인 문고리'가 선전 판매되고 있더라고요. 이는 진짜 비트겐슈타인이 윗 집을 지을 때 고안한 바로 그 문고리였으니 말이죠. 그 단순미의 우아함이 돋보이는 ...
단지 이렇게도 상품화의 마수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방방곳곳에 뻗치는구나 하는 찹찹함도 병행하더군요.
아, 위의 그 건축물의 이름 '쿤드만가세'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한 거리 이름인데, 그 곳의 관습에 따라 건물 이름을 그 건물이 위치한 거리에 맞추어 부르다 보니 지어진 이름입니다.
B:
상당히 바우하우스적입니다.
C:
지금 어느 나라 대사관(?)으로 쓰이고 있다는 건물이 저건가요? 1층공사가 끝났을 때 비트겐슈타인이 내부를 둘러보고는 인부들에게 천정을 1cm 높이도록 지시했다고 하더군요. 1cm !!! 비례와 논리에 철저하다 못해, 논리학은 윤리학에 가깝다고 생각한 그였으니 천정을 1cm 높이는 건 어쩌면 그에게는 선을 행하려는 것이었는지도 모르죠.하여간, 그것 때문에 인부들이 학을 뗐다는 얘기를 레이 몽크가 쓴 비트겐슈타인 전기에서 읽었던 기억이 나는군요.사진 잘 봤습니다.그러잖아도 그 건물이 궁금했는데요.
D: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이 배운 수학적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싶어 만들었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형식적이고 단조로움이 Kundmanngasse에선 참 매력적입니다.
서동철:
D/ 비트겐슈타인이 Tractatus에서 말하는 "Simplex sigillum veri" 의 미적 표현이 아닐까 하고 머리 조아립니다만...
미류:
"철학은 현실적인 것들이 아니라 관념들을 묘사하는데, 이 일에서는 예술도 마찬가지이다. 철학이 논증하는 이 실제물의 관념들은 불완전한 묘사이지만, 예술에 있어서는 관념으로서 객관적인 것이 되고 따라서 완전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미는 단순한 보편자(진리)도 아니고, 또 단순한 실재(행동)도 아니고, 이 양자의 완전한 삼투
"
그쪽이나 이쪽이나 나랏일 하는 사람들 무식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녀석들은 보도블럭 빼꼼한 틈으로 풍년초, 제비꽃, 민들레들이 겨우 피는 것이 즐겁지 않은지 그애들을 하루아침에 다 잡아 뜯어 놓는다.
몇 십 년 묵은 포플러 가로수들을 시멘트길로 납작 깔고 어릴적 소나무 동산을 한 그루 남김없이 찢어놓곤 했다.
그것 때문에 억장이 무너지고 까무러칠 것 같은 사람이 있다는 생각은 절대 안한다.
그것은 과장없이 준살인이다.
어제도 아팠고 오늘도 아프고 내일도 아플 것이다.
고통에 익숙해지고 둔감해진다는 건 거짓말이다.
한 번 일깨워진 감각은 나날이 예민해지기만 한다.
그냥 묵묵히 견디고 눈을 딴 데 돌려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 뿐이라는 걸 저들은 모른다. 그러므로 저 짐승들은 안심한다.
서동철:
철학이 말하여 질 수 있는 모든 것은 몽창 말해버리고자 한다면,
예술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자 한다...
그런데,
대상이 다른 것인가?
아님
방법이 다를 뿐인가?
그리고 또 하나,
어쩜 최고 중요한 문제:
도데체 우린 뭣땀시 철학이고 예술이고 지랄을 떠는가?
이 넘들이 우리 생에 있어 무엇을 뜻하는가 말이다...
미류:
당근 방법이 다를 뿐. --+
아르보 패르트 아시지요? 거울 속의 거울..
첼로와 퍄노, 바열린과 퍄노 판으로 두 번 거듭 돌리는 걸 미련하게 그냥 들어 뿌렀습니다.
재앙이 몰려 올 것 같으면 피해야 하는데..
제가 원래 사서 고생을 하는 풍비박산 인생입니다. 헤헤..
1. 생존과 관련이 없는데도 우리의 혀는 여러 가지 맛을 느끼고 우리의 눈은 여러 색을 즐깁니다.
우리는 분명히 신체적 필요와 정신적 필요와 영적 필요 모두를 채워야합니다.
2. 폴 발레리가 그랬다면서요?
"미학은 어느 날 철학자의 발견과 욕망에서 출발하였다."
가 닿으려는 완결되지 않는 욕망, 지금은 가려져있지만 우리가 예전에 경험하였던 그 잊혀진 완전성이 우리의 의식 밑에서 집요하게 부르는 그 부름을 향해 지랄은 오늘도 계속 됩니다.
서동철:
미류/ 결국 님이 주신 말씀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만,
우리 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 아니, 당연한 소릴... - 출발하는 철학과 예술이 되어야 하매, 철학함이라는 또 예술함이라는 노동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 대한 이해(일명 자기이해)를 넓히고 깊힐 수 있으며, 나아가 이를 통해 남들과의 상호이해 역시 넓히고 깊힐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그림을 왜 감상합니까? 그림 설명까지 들어가며 그래도 조금은 더 멋있게 감상하고자 하는 그 욕심은 왜 부립니까? 우리가 한 그림을 보고 '아, 좋구나!' 감탄함은 그 순간 내 정신 속에 숨겨져 있던 그 어떤 것이 밖으로 튀어나왔다 보는 게죠. 그럼으로써 나 스스로를 더 많이,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게고요.
님과 저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눔도 마찬가지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죠.
그럼, 뭐시라? 그게 철학이냐?
하시면,
아주 자신있게,

라고 말씀 드리렵니다.
문득 떠오르는데,
위에서 제가 비트겐슈타인을 소개했으니,
이왕이면 좀 더:
이 양반의 소위 '언어 놀이'라는 개념 역시 위에서 말씀드린 맥락에서(만) 이해되어질 수 있는 그런 것입니다.
즉, 그 '언어 놀이'란 '사람들의 상호 이해 시스템'을 말할 따름이죠.
물론 이 시스템이 어찌 운영되는가에 대한
끝없는 자기 싸움의 처절함을
비트겐슈타인이 보이고 있습니다만...
미류:
[우리가 한 그림을 보고 '아, 좋구나!' 감탄함은 그 순간 내 정신 속에 숨겨져 있던 그 어떤 것이 밖으로 튀어나왔다 보는 게죠.]
맞어유..
글고 더 캐자면 인간의 정신 속에 각자 고유의 것으로 그리고 공통적으로 숨겨진 게 뭐냐 이거지유..
(뜬금없이..)제가 지금 무슨 책 읽고 있게요? --;
조요한 예술철학. --;
읽으면서 간혹 '억!' 소리가 나믄서 살이 쬐끔 떨릴락 말락합니더..
오죽했으면 그 사람이 철학자들더러 '이건 또 뭐냐?'고 묻는다 했을까 싶습니다.
무궁동과 같이..
서동철:
베른하르트라는 오스트리아 작가 아시죠? 이 양반의 한 소설 제목이 "비트켄슈타인의 조카"인데, 그만큼 우리의 철학자에 대해 관심을 많았죠. 하긴 뭐 같은 나라 동포였으니...,
한번은 그래 이 철학에 대해 설명을 부탁 받았는데, 베른하르트가 거절을 했지요. 이유는, 비트겐슈타인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원래가 말이 많은 양반이었는지라 그냥 하는 말이겠거니 해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 즉 비트겐슈타인은 읽히고 설명되어지는 대상이 아니라 살아지는 - 머냐? 꿈꾸냐? ^^ - 대상 아닌 대상이라는 뜻으로 이해하고자파요.
이로써 짧으나마 우리가 진정으로 한국에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이식하고자 한다면 이를 어찌 행해야 하겠는가에 대한 저의 초심적 생각을 밝힙니다.
아, 위 베른하르트의 소설 일독을 권합니다. 제법 잘 썼어요. ^^*
미류:
제게는 중심을 보았다는 확신이 있어요.
그것이 제가 주눅들지 않는 이유에요.
제가 아도르노를 알겠나요. 비트겐슈타인을 알겠나요. 칸트를 알겠나요..
그들이 아무 것도 아니다 무시하는 게 아니라요.. 저는 제 나름의 방법으로 제대로 보았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네.. 겸손한 목소리로 분명히 그렇게 말씀 드릴 수 있어요.
문제는 거기에 살을 붙이고 다듬는 작업이 아직 시작단계라는 거지요. --;
그것이 넓게 말하면 님이 말씀하신 '사람들의 상호 이해 시스템'의 한 부분에 속하겠지요.
서두르지 않고 맹렬히 배우고 있습니다.
아니요. 몰라요. 이름만 알아요. ^^
베른하르트 꼭 읽겠습니다. ^^
재밌는 이야기 또 많이많이많이 해 주세요? 알았죠?
해 준다.. 해 준다.. 해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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