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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Vermeer van Delft (1632 - 1675)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538회 작성일 06-03-20 22:09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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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풍자
크기: 세로 113cm 가로 88cm
소장: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베르메르의 후기 작품이다.
이 양반의 유일한 청부 작품인 바, 화가의 감성과 지성, 어쩌면 나아가 신앙심까지 종합된 작품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유럽의 전통적인 종교 예술로는 당연 보기 힘들고, 이에 대한 자신의 지성적 모습을 감성의 힘으로 표현한 작품이라고나 할까?

제목이 말하듯, 종교적 믿음을 풍자한 그림이다. 성배와 성경, 뱀과 사과, 그림 속의 그림 등등.

동시에 허나 몇가지 궁금한 점들이 있다:
1. 앉아 있는 여자의 발이 지구의를 밟음은 무엇을 말하는가?
2. 뱀은 분명 날카로운 돌에 맞아 죽어 있다.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가?
3. 허나 무엇보다도
유리공은 대체 무엇을 풍자하는가?

이 유리공이 그림의 전체 구도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함과 그에 따라 작품 내부의 폭을 결정하는 힘들이 집중하고 있음은 뚜렷히 엿볼 수 있다.
그만큼 예술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집약되어 있다 본다면,

과연 베르메르는 이를 통해 우리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자 했을까?

우리의 주인공인 앉아 있는 여자가 뚫어지게 치어다 보는 유리공은 투명하다. 이 투명성이 혹시...
이를 통해 보이는 모든 것이 우리들이 몸 담고 있는 이 세계? 비추어진 현상의 집합체?

머냐?


Dazu ein Gespräch

A:
혹은? 왜 저 여자는 유리공을 보면서 가슴을 애무할까?
근데, 저 유리공은 누가 어떻게 달아놨을까? 말 그래로 유리구슬, 공인데, 구슬에 고리가 있을 수 있는 건가?
아하, 저건 거품이겠다... 다른 세계로 이끌어 가버리는 거품(bubble)... 물거품... 공기거품... 꿈거품... 근데, 거품이 좀 크다... ^^
나는 못 본 거인디... ^^

B:
저 포즈는 전형적인 성녀의 '엑스타시'입니다. 중세의 수녀들은 성인, 성자와 영적 교감을 통해 성스런 오르가즘을 느끼곤 했지요. 뱀은 저 여자와, 바닥에 굴러다니는 사과와 함께 에덴동산의 장면을 암시합니다. 뱀의 머리가 깨진 것은, 뱀이 여자를 유혹한 죄로 평생 바닥을 기면서 그 머리가 밟힐 것이라는 창세기의 표현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공중의 걸린 방울은 호모 불라(homo bulla)라 하여 거품처럼 꺼지기 쉬운 인생의 유한함을 나타내는 소위 바니타스(vanitas) 상징입니다. 일단 그 정도는 눈에 들어오네요.
C:
얼추 보기에, 창세기 3장 15절을 형상화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뱀과 여자, 뱀의 씨와 여자의 씨..
뱀은 여자의 발꿈치를 상하게 하고 여자의 씨는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라는..
지구의에 발을 올려놓은 것은.. 지구와 지구인이 그녀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의미인가??

서동철:
A/ 우선 밑에 주신 쪽글 고마운 마음으로 읽었고요, 이에 대해선 앞으로도 기회 닿는대로 차분히 얘길 나눠보죠.
그리고 지적하신 가슴을 애무하는 여자의 바른 손, 이 여자의 살찐 목 언저리 부분과 함께 제목이 암시할 듯한 성스러운, 정신적인 분위기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는다는 기분이 들죠?
이리 보면 세속화된 종교의 한 단면을 보는 듯도 합니다만...
아니면 베르메르가 의도적으로 이러한 경건함에의 길목을 차단하고자 했던지...

B/ 우선 주신 가르침에 고맙습니다.
베르메르는 이 그림에 나타나는 종교적 상징물을 고스란히 이태리의 Chevalier Ripa의 성화에서 따왔다 합니다. 물론 나름대로의 네덜란드식 번역은 했죠. 성스러움을 성스러움을 통해 표현코자 했던 이태리식에 비해 네덜란드 식은 이의 인간적 번역이라고나 할까요.
제가 허나 사실 관심을 두고 뭇님들의 의견을 듣고 싶었던 점은 바로 위 본글의 3 항입니다. 그래 나름대로 제가 느끼고 생각한 점을 간단하게나마 알려드린게죠.
말씀드린대로 그림 자체의 구도를 살펴보면 이 유리공은 제 눈에 분명 구심점의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만큼 베르메르가 이를 통해 우리들에게 전하고자 한 말이 집약되어 있다고나 할까. 다분히 철학적인 말인듯 싶고요, 그래 제가 좀 더 파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고.
님이 주신 개념에도 암시되어 있듯, 유리공이 상징하는 바가 혹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환영성, 다시 말해 유리공을 통해 보이는 세계는 어쩔 수 없이 세계 그 자체가 아니라 비뚤어지고 비추어진 세계일 따름이죠.
근데 여기서 멈추면 싱거워지고요.
다시 말해 그럼 이 세계가 그래도 생명을 얻게 되는 순간이 있다면 (어쩌면 그래야 한다고 베르메르는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우리가 우리의 정신의 세계를 이 유리공 속으로 투사시키는 바로 그 때가 아닐까...요? 정신의 실재성 말이죠.
그렇다면, 그렇다면 우리의 주인공인 우아한 차림의 여자는 어쩌면 >진리<를 상징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단지 베르메르는 이에 또한 망상적 허황됨에의 출구를 막고 아주 감각적인 터치를 하죠. 위 A의 지적도 이에 속하고, 그 외 그림 전체의 색채나 공간의 풍부함이 그런 영적인 거품 속으로서의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보입니다.
뭇 님들 나름대로의 이에 대한 발상 내지는 생각들이 궁금합니다.
뭐 정 그런 잡스럼이 귀찮다면 걍 그림 구도의 치밀함만 즐겨도 주말 몇 분은 건졌다 봅니다만...^^

C/ 그런데 저 여자의 쳐다보는 눈이 좀 그렇지 않습니까?
뭐라할까, 우리 말로 - 동태 눈깔...^^

A:
B/ 종교적 액스터시에 대해, 라캉이라는 철학자도 말을 합니다. 근데, 그로츠라는 페미니스트는, 그 라캉을 딴지 걸면서, 황홀함의 순간으로 보이는 그 순간이 바로, 여성의 히스테릭에 의해, 말을 잃음의 순간으로 정의를 합니다. 조각상에 대한 분석들인데, 그 조각상은 성 테레사가 뿅간 모습을 라캉이 얘기하는 거죠.
음, 대타자... 오브제 아, 등등 할 말이 많겠는데... 이 부분은 제가 더 공부를 해야 하는 거고...

서동철/ 동태눈깔... 딱입니다... 근데, 뿅감의 대상이, 대타자이냐, 소문자 타자이냐... 그게 문제이겠네요...

아하하... 저 거품... 저거, 저게, 저를 무한히 이끌어 버리는데요... 저걸 거품으로 해석하는 건, 저의 해석이지만...
참, 거품의 이미지가, 다른 세계로 이끌어 가는건, 행복한 장의사라는 magical realism의 진수를 보여주는 영화에 잘 나타납니다. 서동철님이 이영화 못 보셨다면, 이영화를 보심을 권유해 봅니다. 판타 리얼리즘이 전무한 우리의 영화에 보석처럼 빛나는 영화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
magical realism의 영화들로는, 챨리 체플린의 더 키드, ... 제 8요일, 안토니아스라인... 왜 생각이 안나지... 암튼 여럿이 있는데...
저는, 제 8요일을 최고로 치지요... ^^

서동철:
A/ 글쎄요, '거품'이라는 해석엔 저는 동의하기 힘드네요.
왜냐하면,
오히려 위의 유리공은 베르메르가 자신의 다른 그림들에서 즐겨 보여주는 >진주<와 비교될 수 있다 봅니다. 어찌보면, 이건 제 해석입니다만, 소우주를 상징하고 있는 듯 보이고요. 세상이 이에 비추어진 모습대로 집약되어 나타난다 보면 말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위의 B의 해석에 제 나름대로 아쉬움을 표시한 것이죠.

허나 님도 주지하시다시피 그림 보는 눈에 뭐 이것이다 저것이다의 확정된 답이 있을 수 있습니까? 저마다의 눈으로 그림을 감상하고 느낀대로 본대로 생각한대로의 말씀을 기대하는 뜻에서 말씀드렸습니다.

C:
베르메르를 잘 모르니 뭐라 시원하게 깨놓고 말하기가 조심스럽긴 한데요..
그가 여러 작품을 통해 하는 이야기는 반복 혹은 변주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따라서 일반적인 도상학적 해석을 넘어서는 작가일까..하면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이해가 도상학의 범주 안에 머물러 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미의 경계를 확장하지 않아도 이미 그의 그림은 그림 스스로가 원하는 만큼 자유롭지 않은가..하는..
남의 말로 이빠이 어쭈구리한.. --;
미안합니다. 썰렁해서.. --;

편히 주무세요. ^^

서동철:
C/ "반복 혹은 변주"라는 님의 말씀이 제 귀에 솔깃하는군요. 위에 말씀드린 베르메르의 반복되는 진주알 묘사가 떠오르고, 그외 몇몇 그런 변주를 맛볼 수 있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이 양반의 작품은 총 합쳐봐야 35 편이니 님의 말씀을 확인해 봄 또한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닌 듯 싶군요.

그리고 말씀하신 그림의 자유 문제,
이에도 저와의 긍정적 맺음이 가능한 듯 하니 반갑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 양반의 그림들 가만 바라보노라면 마치 명상에의 세계로 저를 인도한다는 기쁨을 만끽할 때도 있습니다.
단지 그림 밖의 예술사에 관련된 지식이나 화가의 일생 내지는 살았던 시대에 대한 앎이 그 화가의 그림들을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함이 과장되다 한다면, 최소한 작품들의 보다 더 넓고 깊은 이해에 도움이 됨은 또한 부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또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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