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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보들레르의 댄디즘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3,953회 작성일 06-02-07 05:16

본문

사람이 욕심에 시달릴 때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서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그 하나는 이 욕심을 채움을 통해서 해소하는 것이요, 또 다른 하나는 - 아예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다. 알려진대로 두 번째의 경우는 불가에서 듣는 가르침이다. 첫 번째의 경우는 이에 반해 속세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방법이라고나 할까?

이와 엇비슷한 모습을 발달된 산업 사회의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생산성의 증가와 이에 따른 자본 축적, 잉여 가치의 생산이라는 일련의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이러한 상태를 기정 사실로 본 연후 이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싸우는 모습이 그 하나라면,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아예 참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또 다른 하나다. 즉, 아예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 그 자체가 싫어 거부함은 아니고, 이러한 과정에 참여하여 일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악'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날 수 없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예컨대 효용성 개념을 꼽을 수 있다. 사람을 판단할 때, 특히 기업체에서 또는 공장에서 사람을 채용할 때 쓰이는 한 대표적 잣대라 할 것이다. 저 사람이 과연 우리 기업에, 우리 공장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얼마나 유용하고 효용적이냐 하는 물음이다. 어찌 보면 당연하지 않나는 생각도 든다만, 자칫 잘못하다간 이러한 생각 속에 숨겨져 있는 악의 흉상이 고개를 내밀기도 함을 겪는다. 돈이라는 잣대로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아주 못된 습성 말이다. 성공한 사람이라면 돈 많이 번 사람을 지칭하는 경우가 흔하다 함은 내가 세상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인가? 돈이 우리 일상 생활에서 빛을 내는 효용성 때문이다. 허나 이보다 더 위험한 사고 방식이 있다. 사람을 한 전체 시스템의 부속품 이상으로는 볼 필요가 없다 봄이 그것이다. 언제든지 대체 가능한 대상물인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악의 소용돌이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이러한 시스템 자체를 소위 개무시함을 제시하는 주의가 보들레르의 댄디이즘이다. 이 양반은 그의 시집 악의 꽃들에서 이러한 (그 당시) 현대 산업 사회의 자본주의가 이미 품고 있는 '악'에 대해 노래하며 이를 의식화 시키고자 하는 시인의 집중된 명상을 선보인다.

보들레르는 실제로 일하기를 거부했다. 덧붙여 소위 효용적인 인간들에 대한 경멸을 공공연히 말하곤 했다. 일하느냐 아니면 즐기느냐의 양자택일을 한다면 당연 즐겨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남들 일할 때 일부러 멋있게 차려 입고 - dandy - 산책을 즐긴다. 매우 시니컬한 도전적 행동이다. 물론 예술 창작 활동도 또한 일이매 그 일과 그 즐김을 어찌 이해해야 하는가에 주의를 요한다마는, 그래도 경제학적으로, 아니 평범한 눈으로 보면 지나친 주장임에 틀림은 없다. 최소한 먹고 살려면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지 않는가 말이다. 자기야 운이 좋아 있는 돈 쓸 수 있으니 그런 주장 펼 수 있으나, 자기처럼 예술적 재능도 없고 땡전 한 푼 없는 사람들이야 일없이 어찌 사는가 말이다.

허나 그는 경제학자, 아니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예술가였다. 어쩌면 그는 벤야민이 말하듯 '풍자의 예술가'였음을 상기해 봄도 그럴 듯하다. 비록 내가 그와 같은 부러운 처지에 놓여 있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보다 더 중요한 점은 보들레르는 자신의 '산책길'에서 자기 시대의 '악'을 그 뿌리까지 파고들며 관찰했고 동시에 이를 자신의 언어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치열함이다.

보들레르의 말이다:
"아무 것도 알지 않고, 가르치지 않고, 원하지 않고, 느끼지도 않은 채, 자고 그리고 또 잔다. 이것이 이즈음 내가 품고 있는 유일한 소망이다. 비열하고 경멸스런, 허나 솔직한 소망이다."

건넌방으로 돌아가 다시금 금강경을 펼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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