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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음 악 과 정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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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2,283회 작성일 05-12-14 05:25

본문

I.

Furtwaengler에 대한 도큐 필름을 TV에서 봤다. 2003년에 새로 만든 필름이다. 물론 오래 된 자료들의 짜깁기일 수 밖에 없지만.

오래 된 질문이 다시금 던져졌다: 푸르트벵글러가 나찌였냐 아니냐 하는 문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1942년 히틀러 생일 축하로 지휘한 베토벤 9번의 해석에 왈가왈부 아직도 말들이 많다.

내게는 허나 보다 더 흥미로운 질문이 있다:
듣자하니 히틀러와 굅벨은 나찌를 종교와 병행으로 진행하기 보다는 종교를 대체하는 정치적 프로그람으로 생각했다 한다. 이러한 대체적 역할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나찌의 한 구석이나마 종교적 색채가 요구되는 바, 이를 위해 이들이 이용한 게 바로 음악, 그것도 베토벤, 그것도 바로 9번 합창 교향곡이었다 한다.

이 교향곡은 허나 지금도 매년 양력 12월 31일에 거의 고정 프로그람으로 연주되는 작품이다.

만약 히틀러와 굅벨의 계획이 성공했을 경우, 즉 베토벤의 힘을 빌려 나찌가 종교화 되어 그 추악한 몰골을 만천하에 역사가 남겨 놓은 것 이상으로 그 흔적을 뚜렷이 찍었을 경우, 이에 베토벤이 책임을 져야 하나?

이는 작금의 이스라엘인들이 바그너를 경멸하는 이유와는 또 다르다. 바그너는 반유대 사상에 젖은 음악가였다. 베토벤은 허나 나찌가 아니었다.

물어보나마나, 아니 답할 가치조차 없는 질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이 질문을 던짐이 흥미롭다 했을까?


II.

지난 세기 러시아의 두 큰 작곡가들 - 쇼스타코비치와 프로코피예프 -이 스탈린 통치 하에 고생을 꽤나 심하게 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바로 스탈린의 살인마적 문화 정치 때문이다. 예술적 가치를 몽땅 한갖된 통치 이념의 시행 내지는 봉사적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파렴치한 정치를 말한다.

이에 준해 스탈린은 이 두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 뿐만 아니라 러시아 내의 모든 음악 활동을 철저히 규제하고자 했다. 아도르노가 말하듯, "진리의 요소들을 이념의 시녀로" 만들어 버렸다. 이러한 규제가 몰고오는 황당함은 허나 작곡자와 청중들을 연결하는 구름 다리를 때려 부숨이 아니다. 이 다리엔 그 "진리의 요소들"이 엄연히 남아있으매 그것은 쉽사리 부서지지 않는다. 오히려 정치인들이 음악 창조의 기준들을 지네들 맘대로 내세우고자 하는 야무지고, 무지막지한 행동이 바로 황당함의 극치를 이룬다.

그런데, 그런데 이런 스탈린 시대의 공포 정치에만 그 음악이 주눅들어 있었음의 책임을 전가할 수 있을까? 다른 요소도 있지 않았을까? 어쩌면 러시아인들의 문화적 전통에 이러한 예술이 예술을 위한 소위 순수예술, 예술의 자율적 움직임에 대한 반항심이 스며들어 있지는 않을까 말이다. 톨스토이가 이에 문득 떠오른다.

예컨대 Proudhon 말이다. 맑스 또한 비판했던 Proudhon의 정치적 사상이 19세기 그 당시 러시아의 정치적 움직임에 병행한다는 연구 발표가 있다. 이 양반의 미학적 이해를 또한 톨스토이의 '예술은 무엇인가'에서 다시 발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아울러 펼친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그렇다면 다음의 결론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스탈린 시대의 편파적이고 도그마에 휩싸인 문화 정책의 원인을 그 스탈린이라는 한 인간의 잔학무도함에서만 찾을 게 아니라 어쩌면 이와 동시에 그 민족 특유의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맥락에서 또한 찾아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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