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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고위험 국가에서 군인 서비스의 가격

페이지 정보

작성자 라키7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56회 작성일 18-03-01 15:56

본문

아래 어떤 분이 모든 서비스에는 합당한 가격이 있고, 병역 서비스에도 합당한 가격이 있다고 전제하면서

휴전 국가에서 군인서비스의 가격을 대략 1억원으로 예상하셨더라구요.

과연 그럴까요?

전쟁 발발로 인해 자신의 목숨(혹은 자식들의 목숨) 잃을 가능성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고 판단되면, 사람들이 2년간의 병역 의무 이행에 1억원 가량의 돈이나 만기가 정해진 채권을 받는 걸 서비스의 적정 가격이라고 생각할까요?

님은 그렇다고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겁니다. 아마 님도 군인들이 처참하게 죽어가는데 1억 줄께 군대가자 하면 마음이 바뀐다는데 한표 걸겠습니다.

조선 시대 병역의무를 돈으로 환산해서 만든 군포제도가 있어 병역의무를 지기 싫은 사람들이 군포를 바쳤죠. 돈많은 사람이야 병역면탈을 합법적으로 하니 좋았겠죠. 근데 또 일반 백성들에겐 매년 바쳐야 하는 군포의 가격이 상당히 중한 부담이었습니다. 애초 국민의 60% 가까이가 노예인 신분제 사회인 나라에서 설계부터 잘못된 제도에 조선 특유의 온갖 부정과 비리가 판을 쳐 지옥에 더 지옥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했죠.

돈이 많은 사람들일수록 자신이 이행하는 병역서비스의 가치를 높게 보겠죠. 병역의무를 돈으로 일대일로 환산하기 시작하면 그 관계는 어그러지기 시작합니다. 아마 자기 목숨의 위험부담이 적정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구한말 수준 이상의 부정과 비리가 개입되기 시작하겠죠. 역사적으로 몰락한 많은 나라들이 이런 유형의 비리로 파괴되기 시작하는 거구요.


저도 포병으로 다녀왔지만, 지나치게 적은 돈을 현실화시키는 것. 청년들의 병역의 의무 이행에 대한 보상으로 사회적 자립의 기초가 될 정도의 유무형의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미국에서 하고 있는 군인들에 대한 대학교육 지원과 계층 상승을 위한 제대군인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그와 같은 예가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국가와 사회를 보호하는 병역의 의무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라고 봅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기본적으로 군인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업무수행에 대해 존경심을 표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남자들만이 지고 있는 병역의 의무와 관련된 어떠한 주장을 하는데 있어,

마치 현재 군인들이 아우슈비츠 노예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폄훼한다거나,

군대야 남자가 당연히 다녀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비아냥거린다든지,

병역의무의 사회적 의미를 제고하는 여러 노력들을 국뽕 주입으로 모욕하는 행위라던지,

병역의무를 당당하게 이행한 사람들의 자부심을 국가의 조작에 속은 것에 불과하다고 폄훼하거나,

병역의무에 대한 적정한 보상으로 가산점을 비롯한 여러 혜택에 대한 논의를 단순히 여성차별로 치환하거나

하는 행동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고,


당신 같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 무사히 태어나서, 무사히 자라도록 해준 많은 사람들의 노고에 똥칠을 하고, 국가와 사회가 근본부터 무너져 내리게 하는 것과 다름없는 결과를 야기시키는거죠.


역사적으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고 싶어했던 수많은 노예들이 있었습니다.

병역의 의무를 행하지 않는 자는 시민이 아니고,

시민이 아닌 자는 투표권을 행사할 수도, 재산을 소유할 수도 없는 그저 가축과 다름없는 노예였던거죠.

돈으로 투표권을 살 수 없는 것처럼, 돈을 주고도 병역의 의무를 이행할 수 없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게 있다는 지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모병제가 사회정의의 근간을 흔들게 된다고 지적한 샌델 교수의 말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게 되는거죠.

역사 발전에 따라 시민과 노예의 구분이 점차 줄어들게 되고, 그에 따라 병역의 의무도 단순한 부담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된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이런 문제들을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참고를 하되, 현재와 같은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 오랜 과정과 그 이면을 봐야 문제를 해결할 통찰도 생긴다 봅니다.

'모든 써어-비스에는 합당한 가격이 있다'는 식의 기본적 개념이 부재한, 그야말로 어설픈 주장으로 지옥을 만드는데 일조하지 않으려면 말이죠.
추천1

댓글목록

orionn님의 댓글

orion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병역 문제는 통일이 된다해도 최소한 남자 여자는 항상 다툴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다녀왔지만 그 2년은 어느 값으로도 매길 수 없는 우리의 20대의 2년이었습니다. 아직 생각할 수록 화나지만 자기만 괴로워지죠. 동생이 무사히 전역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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