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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트가르트 집회 참가에 대한 개인적 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가아닌양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932회 작성일 16-11-14 00:57

본문

아직도 열기가 식지 않은 것 같은 지난 12일,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한국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독일 각 도시에서도 도합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고, 나도 슈투트가르트에서 함께 했다. 슈투트가르트에도 140여명이 참가했다.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짝은 일 때문에 프랑크푸르트 시위에 늦게 참여할 수 있었다. 몸이 너무 피곤해서 가지 말까 많이 망설였지만, 한국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사진을 보니 안 갈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날 거기 함께하지 않는다면 후회가 될 것 같았다고 한다. 그리고 프랑크푸르트를 행진하는 수 많은 한인들의 압도적인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시위가 끝나고 나니, 오늘 하루 종일 한국에서 뭔가 특별한 뉴스가 나오지 않나 살피게 된다. 한국에서 시위가 끝나자 마자 올라온 “다시 26일에 모이자”라는 기사 제목을 생각하며 가슴이 철렁하다. 얼마나 오랫동안 사람들이 거리에 나서야, 정치권에서는 더 이상 시민들이 거리에서 고생하지 않도록 책임지겠다는 말을 할 것인지. 하지만 조급한 마음과 다르게 청와대에 있는 그 사람의 결단도 없었고, 정치권도 특별히 서로 마음을 모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국가와 사회에 어려움이 있을 때면, 시민들은 한 자리에 모여 한 목소리를 내는 전통이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그런 전통이 없는 것 같다. 시민들은 매우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생각도 다 다르다. 그럼에도 국가와 사회가 가장 위태로운 순간에 시민들은 서로가 국가와 사회에서 받은 상처와 절망감을 이해하는 듯하다. 왜냐하면 국가와 사회의 위기 순간에 가장 절박한 것은 그분들이 아니라 우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집회에서 아픈 몸을 이끌고 참가했던 한 분의 발언이 떠오른다. 한국에 대한 비판적 말들을 많이 하게 되지만, 결국 한국을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자신이 싫어한 것은 정치권이지 한국이 아니라고. 그 분은 참가한 분들이 국가로부터 받은 상처를 서로서로 치유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한 청년은 국가에 대한 마음을 연인을 사랑하는 마음에 비유했다. 가끔은 싫어 질 때도 있지만, 바로 떠나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집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가장 좋았던 것은 사람들의 자유발언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떨릴 때면 내 목이 같이 메어왔다. 발언을 준비하면서, 발언을 하면서 그들의 마음이 떨렸을 순간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들의 분노, 그들의 상처,그들의 사랑, 그리고 버릴 수 없는 희망. 12일 김제동씨는 광화문에서 “정치는 삼류, 국민은 일류”라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시민들이 일류인지는 잘 모르겠고, 중요하지도 않은 것 같다. 그래도 김제동씨의 말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은 평범한 시민들만이 자신의 삶과 사회와 국가의 안녕을 일치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절박한 것은 언제나 평범한 시민들이다.

Calw에서 슈투트가르트 시위에 참가하셨다는 분의 발언 중 일부를 인용해본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언행을 보며 다들, 어떤 생각들 하셨는지요. 그녀는 소셜 네트워크 공간을 통해 ‘능력있는 부모를 만나는 것도 실력’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합니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 단, 28일만 출석하고도 졸업을 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만약 저희가, ‘최순실’ 같은 부모가 없는 저희가, 3학년 재학 중 거꾸로 ‘28일’을 결석하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아마,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분들 중에는 남들에 비해 다소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을 유학생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정유라가 ‘승마유학’을 온다고 하니 삼성에서 흔쾌히 280만 유로, 한화로 35억원을 송금해 주었다고 하는 뉴스를 보며 우리들이 느낄 허탈감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가 부모를 잘못 만났다는 것, 잘 못 태어났다는 사실, ‘최순실’ 같은 부모가 없다면 한국에선 개, 돼지로 살아가야 한다'는 참담한 현실을 인정해야 하는 것. 최순실의 측근이라는 ‘차은택’씨가 문화계 ‘황태자’, 불과 ‘민주주의 국가’의 한 국민이 아무렇지도 않게 ‘황.태.자.’로 불려질 수 있는 사회. 2016년 11월, 스스로 제가 ‘평민’임을 설득하고 인정해야 하는 상황. 상황이 여기까지 이르렀는데도 불구하고 혁명이라는 것은 ‘공산주의적’이니 우리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할 수 있습니까? 보수 진영의 지긋지긋한 수법. 이른바, ’빨갱이 이론’. 그것이 일부 국민들에게 통할 방식인지 모르겠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국민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모두 죽는다는 것을. 대한민국은 지금 침몰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그리고 다시 배는 끌어올려져야 한다. 살기 위해서, 또 앞으로도 살아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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