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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정치, 의회의 정치 그리고 거국내각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가아닌양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95회 작성일 16-11-08 23:49

본문

오늘 JTBC 뉴스룸에는 더민당의 원내대표 우상호가 출연했다. 오늘 박근혜가 국회를 방문한 사건 때문이이다. 우상호는 총리의 인선과 관련하여 박근혜가 총리에게 전권을 위임한다면, 국회가 총리를 금방 선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더민당의 당론은 하야가 아니라 거국내각임을 확인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가 크다는 손석희의 말에 우상호는 “의회정치는 광장의 정치는 다르다”라고 답했다. 그것은 내가 며칠 동안 언론을 통해 접했던 정치인들의 발언 중에 가장 분통이 터지는 것이었다. 의회의 정치가 광장의 정치와 다른 것은 냄비처럼 들끓는 시민들과 다르게 그들이 안정적으로 국가를 운영할 책임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의회의 정치가 광장의 정치와 다른 것은, 그들이 시민들의 목소리를 안정적으로 제도화하기 위해 시민들을 통해 많은 권한을 위임 받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그것을 가지고 복잡한 제도와 싸우기 위해 많은 권한과 인력, 그리고 비용을 지원 받는다. 이번 사태가 터진 순간부터 역풍의 위험을 스스로 언급하며 탄핵이라는 제도적 카드를  버린 더민은, 스스로가 직업정치인들의 안정적 몫을 중요시하는 기회주의 정당임을 선언했다. 도대체 누가 그들에게 정권교체의 고귀한 국가적 사명을 위임했단 말인가. 우상호와 민주당의 수 많은 기회주의 의원무리들은 광장의 정치를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자신들의 속내를 그렇게 실토했다.

손석희는 거국내각의 총리라는 직위가 아무런 법적 제도적 기반을 갖고 있지 않음을 지적했다. 이것은 거국내각 이야기가 나온 초기부터 있었던 지적이다. 하지만 우상호는 대통령이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여야가 합의해서 총리를 추대하면 가능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그것을 보장하는 것이 실제로는 대통령의 약속 뿐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그는, 사실은 아무도 거국내각의 총리가 어떤 권한을 가질 수 있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은 어떤 헌법적 기반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대통령이 여전히 외교적 권한과 국군통수권을 가질 수밖에 없음을 시인한다. 

이 문제에 대한 논쟁은 썰전에서도 있었다. 유시민은 이 사태가 긴급사태기 때문에 거국내각이 가능하다고 했고, 전원책은 이것이 아무런 헌법적 권한이 없다고 이야기 했다. 나는 이것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전원책이 옳다고 생각한다. 전통적으로 근대의 민주주의에서 긴급사태에 대한 초법적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어왔다. 대한민국의 헌법에서는 76조와 77조가 이것을 근거한다. 왜냐하면 긴급사태에서 초법적 권한의 핵심들은 대체로 군사권과 외교문제에 있어서 통일적 힘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과 헌법은 단 한번도 의회에 그런 힘을 부여한 적이 없다. 그리고 국회는 그 특성상 단일하고 안정적인 정책의 실행이 아닌 당파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거국 내각의 총리는 아주 쉽게 논쟁의 소용돌이로 추락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국회는 그것에 취약하다. 그리고 거국 내각의 총리에게는 방패가없다. 헌법도 시민도 그의 뒤에 있지 않다. 아마 더민당은 자신들이 추대한 총리의 보호막도 되주지 않을 것이다.

국회가 대통령과 관련하여 긴급사태에 대해 갖는 헌법적 권한은 탄핵권이다. 

유시민은 썰전에서 농담처럼 만약 자신에게 총리 제안이 들어온다면, 자신은 총리제안을 수락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가 던진 떡밥은 함정이 되어 오늘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유시민을 총리로 하자는 인터넷 청원 운동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미 유시민은 알고 있었던 일이지만, 일부 시민들은 모르고 있는 듯 하다. 그는 적이 많다. 아마 그는 자신의 말을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쉽게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한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만약 그가 총리로 수락된다면, 그것은 그가 정략적으로 논쟁의 소용돌이에 던지기 좋은 미끼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는 여권만큼이나 야권에도 많은 적을 가지고 있다. 이미 많은 기사들이 누가 총리후보인지에 대한 떡밥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민들은 또 한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인지 알 수 없는 총리에게 국가를 위임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만약 국회가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것이 가능 하려면, 이미 국회 내부에서 앞으로 어떤 기조로 국회를 꾸려 나갈 것인지, 큰 그림에서 무엇은 긴급하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협상안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누가 총리가 되던, 그의 결정은 자의적인 것, 일방적인 것이 될 것이다. 김종인이건, 손학규건, 유시민이건 그것은 아무런 중요성을 갖고 있지 않다.

최근 다양한 시사프로그램과 팟캐스트들이 늘어나면서, 과거의 일들을 확인하고 객관적인 대상에 대해 다루는 언론의 역할과 미래 정치인들의 권력을 셈해보는 사이비 정치평론가의 역할은 점점 구분이 불가능해진 것 같다. 그리고 여론조사와 동일한 것이 되어버린 정치는 점점 미래의 결과들에 대한 예측 속에서 과거를 판단하고 문제를 수정하는 일을 자신들의 업무에서 포기한 듯 하다. 하지만 시민들이 두 번 다시 우상호 따위에게 “의회의 정치와 광장의 정치는 다르다” 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 시민들은 스스로를 여론조사의 도구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시민들은 정치인이 아니라 스스로 정치의 내용을 다루어야 한다.

검찰은 청와대 문서유출과 관련하여 최순실이 받은 문서는 완성본이 아니고, 최순실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을 받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청와대 문서유출의 핵심 문제는 최순실이 문서를 받았다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에서 최순실에게 문서를 유출시키는 구조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무지 믿기가 힘든 최순실의 수많은 권력행사들이 가능하게 했던 것은 최순실의 주술적 능력과 박근혜의 신앙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광장의 시민들이 이러한 일을 가능하게 했던 수많은 연결고리들의 심판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 다시 여론조사에만 나타나는 대중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우상호와 더민당 때문에 기분이 아주 나빠진 밤이다.

한겨레에 실린 후지이 다케시의 “박근혜라는 스크린을 넘어서”를 추천한다. 
[세상읽기] 박근혜라는 스크린을 넘어 / 후지이 다케시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69021.html?_fr=mt0#csidx40c974dc63f294782a471e7ca209769
추천3

댓글목록

또리님의 댓글

또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더민주 우두머리들이 결국 비겁한 결정을 내렸나 보군요...

그냥 말참견 좀 하자면 유시민 직업은 작가, 썰전은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인기 많은 사람이 예능 프로에서 한 말일 뿐입니다. 
주목해야 할 주장과 현실 안은 이재명, 박원순이 처음부터 내고 있었던 것 같고요.

이사람님의 댓글

이사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청와대 문서유출의 핵심 문제는 최순실이 문서를 받았다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에서 최순실에게 문서를 유출시키는 구조가 있었다는 것이다"라는 말씀에

크게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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