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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그리고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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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아닌양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892회 작성일 16-10-13 01:53

본문

권력 그리고 „우리들“

정치에 대한 우리의 상상 중 가장 비참한 것은 권력이 가장 강한자에게만 있다는 생각이다. 한나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전체주의 정권이 가진 통치 기술의 하나로, 어떻게 권력을 1인 통치자에게만 집중 시키는지를 분석한다. 나치 정권은 똑 같은 기능을 가진 복수의 단체들을 만들고 실제로 어디에 권한이 있는지를 사람들이 전혀 이해할 수 없도록 조직들을 운영한다. 우습게도 나치정권 하에서는 가장 공식적인 단체에 가장 적은 권력이 있었다. 따라서 나치 정권 하에서 유일한 실질 권력은 히틀러 뿐이었다. 따라서 국가 조직의 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오직 히틀러와의 관계 속에서만, 그러니까 히틀러와 나치 이데올로기와의 관계 속에서만 하나의 현실로 존재했다. 따라서 어떤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자신들이 하는 일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조직들 안에서 사람들은 이데올로기의 한 부분으로서 언제나 대체 가능한 것으로 존재했다. 그리고 이러한 통치 기술은 관료주의와 현대사회의 특징과도 일치한다. 모든 인간은 대체 가능하다. 그리고 이런 사회에서 행위와 책임은 영원히 결합되지 않은 상태로 존재한다. 사람들은 그저 행위를 할 뿐이고 책임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분석해낸 „악의 평범성“도 이러한 행위와 책임의 결합 불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체주의의 작동은 이러한 모든 요소들의 영혼 없는 작동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나치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환상은 사람들이 어떤 거대한 악에게 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사람들은 그저 작은 부품들, 교체 가능한 수 많은 부품들의 결합에 졌다는 것이다. 만약 그 부품들 몇 개가 갑자기 조직적으로 힘을 합쳐 방향을 틀었더라면 이 영혼없는 기계는 작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렌트의 말 못할 환상이 두 작품 속에는 담겨 있다.
그리고 어쩌면 영혼 없는 기계 만큼이나 모든 정치적 싸움이 제 1 권력자와의 싸움이라고, 혹은 그 자리의 교체라는 믿음이 무기력한 것일지도 모른다. 경찰은 제 1권력자가 시위대의 얼굴에 물대포를 쏘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실행하지 않을 권력을 갖고 있다. 서울대학 병원은 혹은 의사들은 경찰이 시체를 탈취해갈 빌미를 만들지 않을 수 있는 권력을 갖고 있다. 나는 가끔은 광화문이 아닌 그 모든 장소에서 사람들이 시위를 하는 상상을 한다. 청와대를 향해 가지 않고 경찰서를 향해서, 검찰청을 향해서, 국방부를 향해서, 한수원을 향해서, 혹은 방송국을 향해서 사람들이 행진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우리는 청와대를 점거하지 못할 수는 있지만 어쩌면 방송국 하나 정도는 마비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행위와 책임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아이히만의 앵무새 같은 말들에 대한 기록으로 가득 찬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인간들의 결합으로서 인간을 구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꺼내어 본다.
„덴마크 유대인의 이야기는 아주 특별하며, 덴마크인들과 덴마크 정부의 행위는 유럽의 모든 나라들(점령 되었건, 추축국의 일원이었건, 또는 중립적이고 진정으로 독립적이었건 간에) 가운데 독특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비폭력적 행위 가운데, 그리고 엄청나게 압도적인 폭력 수단을 가진 적에게 저항하는 가운데 내재된 엄청난 잠재력에 대해 무엇인가를 배우려는 모든 학생들을 위한 정치학 필독서로 이 이야기를 추천하고 싶어한다. 분명히 유럽의 몇몇 다른 나라에서는 적절한 '유대인 문제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었고, 따라서 사실상 그들 대부분은 '근본적'이고 '최종적'인 해결책에는 반대했다. 덴마크와 마찬가지로 스웨덴과 이탈리아, 불가리아도 반유대주의에 거의 면역되어 있었지만, 이 세 나라는 독일의 영향권에 있었고, 그래서 오직 덴마크인들만 그들의 주인인 독일인들에게 이 주제에 대해 감히 소리내어 말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와 불가리아에서는 독일의 명령에 대해 태업을 벌였고, 이중 행위와 이중 방해 작업에 몰두하여 자신의 유대인을 아주 기발한 계책으로 구출해 냈지만, 그러나 그들은 결코 정책 자체에 대해서는 대항하지 않았다. 이 점이 덴마크인들이 한 것과 전적으로 다르다. 독일인들이 노란색 표지를 다는 문제로 그들에게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했을 때, 왕이 그것을 가장 먼저 달 것이라는 말을 단순히 듣고도 덴마크 정부 관리들은 여하한 종류의 반유대적 조치를 취하면 그들은 즉각적으로 사림할 것이라는 점을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이 모든 문제에 있어서 대략 6400명의 유대계 덴마크인들과, 전쟁 이전에 이 나라로 망명을 왔고 이제는 독일 정부에 의해 무국적자라고 선언받은 1400명의 독일계 유대인 난민들을 구별하는 아주 중요한 조치를 독일인들이 도입하지도 못한 것은 결정적이었다(보충 설명: 독일인들은 유대인들 자체를 몇 가지 분류로 분류하는 것으로, 그들의 반유대 정책을 다른 나라에서 통과되기 싶게, 혹은 유대인 자신들도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만들었다). 이 같은 거부는 독일인들을 끝없이 놀라게 했음이 분명한데 왜냐하면 귀화를 단적으로 부정하고 노동허가조차 주지 않은 사람들을 정부가 보호하는 것은 아주 '비논리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덴마크인들은 무국적 난민들이 더 이상 독일 시민이 아니기 때문에 나치스는 덴마크의 동의 없이 그들에 대한 요구를 할 수 없다고 독일 관리인들에게 말했따. 이것은 무국적성도 자산임을 나타낸 몇 안되는 경우 중 하나이다. 물론 유대인을 구한 것이 무국적성 자체가 아니라 그 반대로 덴마크 정부가 그들을 보호하기로 결정한 사실이었다. 따라서 살인을 위한 관료제의 수립을 위해 그토록 중요한 그 어떠한 예비적 조치들도 수행할 수 없었고, 그래서 작전은 1943년 가을까지 연기되었다.
그때 참으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다른 유럽 국가에서 일어난 일과 비교했 보았을 때 모든 일은 엉망진창이었다. 1943년 8월 스웨덴 정부는 독일 군대가 자국의 영토를 통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독일과의 1940년 협정을 파기했다. 게다가 덴마크 노동자들은 이러한 일들의 진행을 더욱 촉진시키기로 결정했따. 그래서 덴마크 조선소에서는 폭동이 일어났고 거기서 조선 노동자들은 독일 배의 수리를 거부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독일군 사령관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법을 적용했는데, 힘러(보충설명: 유대인 문제 해결의 책임자, 아이히만의 상관)는 이때가 오랫동안 미루어져온 유대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수행할 적시라고 생각했다. 그가 계산에 넣지 못한 것은 (덴마크인의 저항과는 별개로) 이 나라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독일 관리들이 더 이상 옛날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군사령관인 폰 하네켄 장군은 제국 전권대사 베르너 베스트 박사의 명령에 따른 부대 이동에 거부한 것만은 아니었다. 뉘른베르크에서 있었던 베스트의 증언에 따르면, 덴마크에 주둔한 특별친위대부대는 '중앙관리들이 수행하라고 명령한 조치들'을 아주 빈번하게 거부했다. (중략) 덴마크인들이나 유대인 덴마크 주둔 독일 군대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부대가 가택수색을 하기 위해 독일로부터 당도했다. 그러나(첨가) 마지막 순간에 베스트는 그들에게 아바트 안으로 쳐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덴마크 군대가 개입할 것이고, 그러므로 그들은 덴마크인들과 싸워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따라서 그들은 자발적으로 문을 연 유대인만 체포할 수 있었다. 전체 7800명 이상 가운데 집에 있다가 그들을 들어오게 하여 체포된 자는 정확히 477명이었다(보충: 이는 다른 나라의 상황에 비하면 극히 적은 숫자다). 운명의 날을 며칠 앞두고 베스트로부터 정보를 얻은 것으로 보이는 한 독일인 운송담당자가 모든 계획을 덴마크 정부 관리들에게 폭로했고, 이들은 다시 서둘러서 유대인 공동체 수장들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다른 나라의 유대인 지도자들과는 아주 다르게 그들은 이 소식을 신년 기념 예식 때 회당에서 공개적으로 전달했다(보충: 다른 나라에서 유대인 지도자들은 그러한 정보들을 다른 유대인들과 공유하지 않았다). 유대인은 때맞춰 자신의 아파트를 떠나 은신처로 갈 수 있었는데, 이는 덴마크에서는 아주 쉬운 일이었다. 판결문에 쓰인대로 '왕에서 평범한 시민들에 이르기 까지 모든 부류의 덴마크인들'은 이들을 맞을 분비가 되어 있었다.
만일 덴마크인들이 스웨덴을 이웃한 축복을 받지 않았더라면 유대인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숨어 있어야 했을 것이다. 유대인이 스웨덴으로 배를 타고 건너는 것은 합리적으로 보였고, 이 일은 덴마크 어부들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졌다. 재산이 없는 사람들의 운송비(1인당 약 100달라)는 대체로 부유한 덴마크 시민이 지불했는데, 이것은 그 어떤 일보다도 놀라운 일이었다. 당시는 유대인이 자신의 운송을 위해 돈을 지불한 때였으며, 그들 가운데 부유한 사람들은(네덜란드, 슬로바키아, 그리고 나중에 헝가리에서도) 탈출 허가를 얻기 위해 지역 당국자들에게 뇌물을 바쳤다. 네덜란드의 경우 유대인은 1인당 5000달러 내지 1만 달러에 해당되는 금액을 오직 현금으로만 받고 탈출허가증을 판 친위대와 '합법적인' 협상을 해서 결국 자신의 재산을 다 바쳐야 했다. 유대인은 진정한 동정심을 얻고 기꺼운 마음으로 도움을 받은 곳에서도 운송비를 지불해야 했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이 탈출할 기회는 없었던 것이다. (중략)
정치적으로 또 심리학적으로 이 사건의 가장 흥미로운 측면은 덴마크 내의 독일 당국이 취한 역할, 즉 베를린으로부터 온 명령에 대해 그들이 명백히 사보타주를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나치스가 원주민으로부터 공개적 저항을 받은 우리가 알고 있는 유일한 경우이며, 그 결과 저항에 노출된 사람들의 마음이 변화를 일으킨 것 같다.“
추천3

댓글목록

해석학님의 댓글

해석학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입니다. 일상의 지루함에 빠져있던 참에 가끔은 이런 글이 베리에 올라오니 참 좋습니다. 저는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는 너무 지루하거든요. 추천합니다. 부연하면 유대인들 역시 나치의 피해자로서 국제적 동정을 얻어 팔레스타인에 다시 이스라엘 국가를 세웠지만 지금 그들이 팔레스타인 민족에게 저지르고 있는 행태는 또 다른 아우슈비츠를 연상시키게 합니다. 역사는 참 아이러니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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