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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성(性)매매로서의 매매춘과 인권   

윗글을 읽고나서 예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나서 찾아 올립니다. 너무 오래전에 쓰인 글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지금 읽어도 여러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는 개혁당 여성위원회입니다만, 너무 오래전 일이라, 아마 여성회의로 업? 되어진 이유로 자료는 찾을 수 없을듯..


성(性)매매로서의 매매춘과 인권

2000년 3월 4일
인권운동사랑방 인권교육실
*도움준 분들 : 박목우, 노진희, 이보라


- 성(性) 매매는 포르노그라피, 미인선발대회, 성인용잡지, 매매춘 등 여성의 몸을 상품화함으로써 이윤을 획득하려는 성산업 일반과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 한편에서는 가부장제 하에서 이루어지는 일부일처제의 결혼제도 역시 공식적으로 허용된 성매매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매매춘은 다양한 형태의 성 매매 가운데 가장 직접적이고 극렬한 형태의 인권침해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성 매매 일반이 갖는 인권과의 성관성을 밝히는 데 대표적인 문제로 꼽힐 수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매매춘과 인권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1. 매매춘은 무엇인가?

매매춘은 "성산업을 중심으로 상호익명을 전제하고 금품수수를 매개로 몸의 접촉을 통해 이루어지는 성교 중심의 성적 행위"(원미혜, "한국사회의 매춘여성에 대한 통제와 착취에 관한 연구", 이화여대 여성학과 석사학위 논문, 1997) 혹은 "상호익명을 전제하고 금품수수를 매개로 하여 불평등한 관계가 성립된 상태에서 몸의 접촉을 통해 이루어지는 성교 중심의 성적 행위"(김정숙, "매춘여성을 위한 복지프로그램에 관한 연구", 서강대 사회복지과 석사학위 논문, 1999)로 정의된다.

매매춘은 자본과 물상화된 신체가 직접적으로 교환되고, 일정 시간 동안 한 인간의 신체를 폭력적으로 독점할 수 있는 배타적인 사용권이 매매되는 행위라는 점에서, 인간의 존엄성과는 양립불가능한 행위라고 볼 수 있다.

흔히 매매춘은 성적 쾌락과 화폐가 교환되는 행위로서 인식된다. 그러나 매춘남성은 성적 쾌락만을 위해 여성을 사지 않는다. 매춘남성은 매매춘을 통해 여성을 지배하고 싶어한다. 강간신화에 기반한 남성중심적 성문화 속에서 남성들은 성적 쾌락뿐만 아니라 지배욕과 소유욕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매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매매춘은 화대의 지불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행위이기 때문에, 매춘(買春)남성과 매춘(賣春)여성은 지배와 종속의 위계화된 권력 관계에 놓이게 된다. 매춘남성은 여성의 선택에서부터 체위, 콘돔사용의 여부 등 매매춘 행위 전반에서 "선택권"을 가지고 있는 반면, 매춘여성은 성행위의 조건을 자발적으로 선택하지도 못할 뿐 아니라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한다.

따라서 매매춘은 인간이 자본을 매개로 다른 인간의 직접적인 소유물이 된다는 점에서 일시적 노예적 예속상태와 다를 바 없고, 주로 남성고객의 지배와 폭력의 희생자가 주로 여성이라는 점에서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남녀차별이 행사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매매춘은 익명성을 그 특성으로 한다. 이름은 없고 육체와 자본만 있는 매매춘의 시간과 공간들은 존재하는 매매춘을 사회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비가시화한다. 이러한 익명성과 비가시성은 매춘여성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국가의 법적 통제와 긴밀한 연관성을 맺고 있다. 이러한 매매춘의 특성은 매춘여성을 사회적 관계로부터 고립되도록 만들며, 이들이 쉽게 폭력과 착취의 대상이 되도록 만든다.


2. 한국 매매춘의 역사

<조선시대>

조선시대 매매춘은 폐쇄적 신분구조 하에서 대개 지배계층이 신분적 부가가치로서 누릴 수 있는 것이었다. 매춘을 겸업으로 하는 관기(官妓), 그리고 안정적 매매춘의 장치였던 양반층의 축첩제도가 존재하였고 양반 외 신분계층에서 밀매음이 이루어지기도 했지만, 국가가 매매춘을 공인하고 그 영업을 허락한 적으로 단 한번도 없었다. 한국 매춘사회사의 본격적 시발점은 19세기 말 조선후기사회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매춘여성들이 새로이 등장했다 하더라도 매음행위는 어디까지나 "관기"들의 겸업업종이었고, 그것도 철저한 밀매음 형태였을 뿐 "갈보"나 "유녀집단", 혹은 관기들의 매춘행위를 조정에서 공인했던 적은 없었다.

<일제강점기>

근대 한국 매춘의 역사적 뿌리와 그 대중적 사회화의 기초는 어디까지나 일본 제국주의 강점 하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일제는 조선의 개항과 함께 자국의 공창제도를 일본인 거류지역에 도입하였고 - 일본에서는 이미 16세기부터 공창제도가 존재하였다 - 1904년 서울지역에서 처음으로 매춘업을 허락했다. 1908년 경시청에서 기생단속령과 창기단속령까지 만들어 기생과 매음녀를 관리하기 시작했고, 1916년 규칙까지 제정하여 전국적으로 단일한 단속기준을 만들고 공식적으로 공창(公娼)제도를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한반도에서는 매매춘이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고, 결국 사창(司倉)의 번성으로 이어져 창기를 공급하기 위한 인신매매등 각종 수단이 동원되기에 이르렀다.

일제에 의한 공창제도 이식은 일제 식민통치에 대한 사회적 도전과 반발의식을 무마, 희석시키고자 하는 식민통치전략의 일환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일례로 일본 국내와 조선내 일본인 거류지역의 공창은 유곽이라는 일정한 지역에 한정해서 실시된 반면, 조선인 창기와 매음업은 지정 지역 이외에서도 그 영업이 허가됨으로써 조선사회 내부에 매매춘문화를 한층 더 만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일제의 공창제도는 조선여성에게 있어 피지배 민족으로서의 인권유린과 함께 성의 유린이라는 이중적 착취를 요구하는 구체적인 장치였다고 볼 수 있다.

공창제도가 이식되면서 여성계의 반대운동도 뒤따랐다. 당시 여성단체였던 "근우회"는 공창제도가 "여성을 비인간화하고 인권을 박탈, 착취, 억압하는 기제"라며 공창폐지운동을 펼친 바 있다.

<미군정>

일제에 의해 도입된 공창제도가 폐지된 것은 미군정청 행정명령 제16호로 발포된 "공창제도등폐지령"이 발효된 48년 2월 14일에서야 가능했다. 초기 미군정은 공창제도를 그대로 두는 한편 "부녀자 매매 또는 그 매매계약 금지"를 발표하는 모순된 정책을 유지했으나, 여성계의 활발한 공창폐지운동이 적극적으로 전개되자 1947년 공창제도폐지령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1948년부터 시행된 공창제도폐지령은 매매춘 근절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미군정은 일본식 공창문화를 단절시킨 주체였지만 동시에 새로운 매춘문화를 이식시킨 또 다른 장본인이었다. 이른바 "양공주"와 "기지촌"에서의 매매춘이 성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군정의 시작은 곧 양공주 혹은 기지촌 여성과 미군을 주고객으로 유인하려는 기지촌 매춘업주의 새로운 등장을 낳았다. 또한 "외화획득의 수단"이자 조선을 해방시켜준 우방 미국에 지불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으로서 기지촌 여성들을 간주하는 사회적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

61년 박정희정권은 사회악을 뿌리뽑는다는 차원에서 "윤락행위등방지법"을 제정하였지만, 실질적인 단속에 필요한 시행령은 8년이 지난 69년에야 만들어졌다. 다른 한편으로 박정희정권은 기지촌을 벗어나 사회 일반에 매매춘문화의 확산을 낳는 사회적 토대를 형성하는 모순된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매매춘의 확산은 도시의 급속한 팽창과 농촌의 폭력적인 해체, 극심한 빈곤의 문제와 불과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해체된 농촌사회에서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어진 "순진한 시골여성"들이 "무작적 상경"하여 역전에서부터 인신매매조직에 의해 유괴되어 매춘의 늪에 빠져드는 과정은 60년대 매매춘의 대표적 이미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1964년 당시 한국의 매춘여성 인구는 33만 명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한국전쟁 직후였던 1955년의 11만 명과 대비해 볼 때, 10년만에 무려 3배의 증가를 보인 것이다.

<1970년대>

1970년대의 한국 매춘은 60년대까지의 "규제대상"에서 "국가의 암묵적 묵인"의 대상으로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70년대 박정희정권은 국고수입의 증대와 대외의존적 경제구조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한 국내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부는 외채의 압박을 줄이고 무역적자폭을 해소시키기 위한 정책자원을 국내에서도 발견하는 데 성공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관광산업의 개발이었다. 외화획득의 수단으로서 기생관광은 정권에 의해 암묵적으로 용인되거나 오히려 장려되었다. 기생관광이나 미군매춘에 대한 박정희정권의 허용적 태도는 국가가 여성의 성을 외화획득의 도구로 전락시켰다는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980년대∼>

한국사회가 자본주의 후기, 혹은 근대화 후기단계에 접어들면서 매매춘현상도 초기와는 다른 "구조적 분화"와 "기능적 전문화"의 과정을 밟게 된다. 성이 매매되는 형태와 공간이 크게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주로 절대적 빈곤 때문에 고향을 떠나 서울로 향하던 일들이나, 미군 기지촌 혹은 특정지역에서 집단을 이루며 포주 등 중간조직과 연결되어 성을 팔았던 이른바 "전통형 매춘"으로 매춘여성의 사회적 존재양식은 크게 퇴조한 반면, 여전히 사회적으로 소외된 여성인력이 상대적 빈곤 때문에 혹은 보다 쉽게 돈을 벌기 위해 향락업소를 매개로 호스티스나 콜걸, 요정기생, 안마사 등으로 변시하여 성을 파는 소위 "산업형 매춘"이나 "겸업매춘"현상이 1970년대 후반부터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는 독점재벌의 시장장악, 이에 따른 중소자본의 3차 서비스산업으로의 진입, 접대경제의 발달, 정통성없는 군사독재정권의 비정치화전략 등에 따라 향락산업이 기형적으로 비대해진 시장구조와 긴밀한 연관관계를 맺고 있다.


3. 매매춘의 현황

매매춘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법으로 금지되어 있거나 그 자체로서 비가시성을 특성으로 하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한국여성민우회의 조사에 따르면, 97년말 현재 한국사회에서 30여만개 매매춘 관련 업소에서 다양한 형태로 성을 파는 여성은 120만 정도로 추정된다. 그러나 음성화된 형태의 다양한 매매춘이 성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수치는 최저한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매매춘은 전통형 매매춘, 산업형 매매춘, 신형매매춘의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

전통형 매매춘은 사창가나 기지촌 등 일정 지역에 집단적으로 거주하며 직업적으로 매춘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업주가 구해주는 숙소에서 생활하거나 출퇴근하는 경우로 구분된다. 전통적 매매춘은 업소 또는 업주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음으로 해서 일상적인 억압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또한 매매춘 밀집지역은 다른 매매춘보다 폭력이 잦아 매춘여성들이 존엄성을 상실하기 쉬우며, 매매춘 생활에 자포자기 상태로 적응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국내 주한미군 기지촌에 예술공연 비자로 들어온 필리핀 여성들이 당국의 묵인 하에 접대와 매춘을 제공하는 경우도 발견되고 있다.

산업형 매매춘은 보도방(매춘여성을 소개비를 받고 한 남성의 파트너로 1회 소개시켜주는 곳)이나 직업소개소와 연계되거나 룸살롱, 단란주점, 안마시술소, 증기탕 등 향락업소에서 이루어지는 변태영업이라고 볼 수 있다. 97년 한국여성개발원이 안마시술소나 단락주점 등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남성 83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안마시술소 이용자의 95%가 매매춘을 경험했고, 퇴폐이발소의 경우는 86%, 증기탕은 84%가 매매춘을 경험했다.

이들 업소들은 2차, 3차로 자리를 옮겨 매매춘을 하게 되는 단란주점, 룸싸롱과는 달리 해당업소에서 바로 매매춘이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97년 5천여개에 불과하던 서울시내 보도방이 최근 3만∼4만개로 늘어난 것은 보도방을 통한 산업형 매매춘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도방은 단란주점이나 소규모 룸싸롱이 많은 대도시 지역에 주로 자리잡고 있는데, 미성년자나 가출청소년들이 주로 매춘공급의 대상이 된다.

보도방을 통한 매매춘은 필요에 따라 매춘여성을 일시 충당하고자 하는 업주, 업주의 직접적 억압이나 매상에 대한 부담을 받지 않고 언제나 탈매춘이 가능하며 매춘여성이라는 스스로의 죄의식을 갖지 않다는 점에서 유인되는 매춘여성, 단속에 걸릴 확률도 적고 적은 투자비용으로 중간 이익을 챙기고자 하는 보도방 업주의 이익이 맞물려 급속도로 확산되는 것이다. 그러나 보도방을 통한 매매춘이 장기화되면 여성들이 전통적 형태의 매매춘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많다.

이른바 신형 매매춘은 이벤트사를 통한 매매춘 혹은 "원조교제" 등 매개자나 매개장소가 있는 경우와 거리 매매춘이나 사이버 매매춘처럼 매개자없이 스스로 매매춘의 상대를 찾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매매춘 유형으로 구성된다.

매매춘이 존재하지 않는 지구상의 나라는 없을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국경을 넘는 불법 인신매매와 매매춘의 문제가 큰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제매춘은 대규모 브로커 조직들을 통해 납치나 매매, 밀입국이 이루어지며, 이들 조직에 걸린 여성들은 여권과 신분증을 빼앗긴 상태에서 팔려 다니는 존재로 전락한다.

동구권이 몰락한 이후 서유럽 매춘여성의 80%이상이 외국여성이며, 이중 70%가 동구권 여성이라는 사실은 국제적 빈부의 불평등이 낳는 비극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외국 매춘여성의 증가는 외국인에 대한 서구인들의 혐오증이나 인종테러를 더욱 부채질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소녀매춘의 문제는 유엔과 전세계 인권단체들의 주된 관심의 대상으로 자리잡아 왔는데, 동구권과 동남아, 남미 등 일국내 빈곤문제가 심각한 국가나 지역의 여성들이 주된 희생양이 되고 있음이 기록되고 있다. 96년 8월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제1회 세계아동 성착취 대책회의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매매춘과 포르노 제작 등 섹스시장에만 매년 1백만명 이상의 18세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이 팔려나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ave the Children이라는 국제인권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에는 5천400개 정도의 어린이 포르노가 존재하며, 어린이 섹스관광을 선호하는 나라는 미국 독일 호주 영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 등의 순이다.

동남아의 경우 매매춘 여성의 주된 수입처는 태국과 필리핀인데, 이들 나라는 매매춘 여성을 타국으로 많이 수출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태국의 경우에만 80만명에 이르는 미성년자 매춘여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ILO(국제노동기구)는 98년 7월 22일 방콕에서 열린 어린이 인신매매에 관한 국제회의에 즈음한 보고서를 통해, "동남아에서 수만명의 어린이들이 폭력·위협·빚 때문에 팔려가 매춘·앵벌이·강제노동·포르노 제작 등의 범죄에 악용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어린이는 버마, 캄보디아 등지에서 태국으로 유입된다. 90년 이래 매매춘을 위해 태국으로 들어온 어린이와 여성은 8만명에 이르며, 태국내 외국인 매춘여성의 30%는 18세 미만"이라고 밝힌 바 있다.


4. 매춘여성과 매매춘에 대한 사회적 인식

우리사회는 매춘여성을 빈곤이나 강간 등의 상처로 타의에 의해 매춘여성이 된 경우와 자발적 선택으로 매춘여성이 된 경우의 두 가지 부류로 구분하고, 전자에 대해서는 팔자가 드센 불쌍한 여성으로 동정적인 시선을 보내며, 후자에 대해서는 쉽게 살려고 향락을 쫓는 타락한 여성으로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전자나 후자나 모두 우리 사회에서 있어도 존재하지 않는 존재로 치부하고 싶은, 언론과 문화예술의 형태에선 호기심의 대상에 불과한, 그러나 현실 속에서 그들의 존재가 가시화되었을 경우에는 인간이하의 존재로 읽혀진다는 점에서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매춘여성의 문제를 매매춘의 유입동기로만 평가하는 이런 시각은 매매춘 문제에 대한 근본적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

특히 신형 매매춘이나 미성년자 매매춘, 원조교제 등을 다루는 언론의 태도와 사회 일반의 인식은 가히 폭력적이다. 이들은 손쉽게 돈을 벌고 더불어 성적 쾌락까지 즐기고자 매춘 공급을 자원하는 타락한 범죄자 혹은 일탈자로 취급됨으로써, 이들을 매매춘의 늪으로 내모는 사회구조적 문제를 간과하도록 만들며, 이들을 사는 매춘남성들에게 "스스로 섹스를 즐기려는 타락한 10대들과의 매춘행위"를 도덕적으로 정당화하도록 만드는 효과를 동반한다.

매매춘에 대해서는 다양한 입장이 제기되어 있다. 가장 일반적인 매매춘에 대한 입장은 매매춘은 도덕적으로 나쁜 것이지만, 사회의 필요악 혹은 하수구로서 긍정적인 기능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이는 매매춘의 수요자로서의 남성의 행위를 인간의 본성으로, 매매춘의 존재는 필요악으로 정당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입장은 남성의 성욕이 강하다는 신화, 남성의 성적 욕구는 어떠한 형태로든 자유롭게 표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남성답다는 신화, 남성의 성은 여성의 성을 소유하고 지배하는 것이라는 신화에 기반해 있다.

대다수 성인남성들의 경우, 매매춘에 대해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성적 서비스를 곁들인 남성들의 직장문화, 접대문화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인다. 반면 자신들의 가족 가운데 여성의 매춘에 대해서는 극도의 반감을 드러내는 이중성을 보인다. 99년 11월 16일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서울·경기지역 성인 남성 3백명에 대한 설문조사와 14명의 심층 면접을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다수의 남성들이 매춘은 사랑이 없는 관계이며 단지 스트레스나 성적 욕구를 해소하고, 사업상의 접대를 위한 것이니 만큼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또 매매춘의 일차적인 책임을 매춘남성 자신보다는 부모나 교사, 업주, 중간착취자, 매춘여성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는 비공식적 인간관계에서조차 늘 서열을 의식해야 하는 위계적 권위주의문화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남성들에게 성이 권력을 실현하는 회로이자 좌절이나 억압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출구가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대다수의 남성들이 싫든 좋든 많은 남성 직장인들에게 성적 서비스를 곁들인 (또는 원한다면 성적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는) 술자리를 직장생활의 자연스런 일부로 인식하고 있고, 이러한 술자리문화는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끈끈한 인간관계는 주로 "술과 여자"를 매개로 형성된다는 사고를 갖고 있었다.

이에 대해 매매춘이 인간의 존엄성과 양립할 수 없으며 여성비하적인 사회적 태도와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지배욕을 확산시키는 장치라는 입장, 여성이 스스로 매춘을 선택했다면 그 결정은 존중되어야 하며 강제적인 매매춘만 단속해야 한다는 입장, 매매춘을 도덕적으로 통제하려는 일체의 시도는 허구이며 창녀콤플렉스에 대한 심리적 긴장구조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성매매가 가능해져야 한다는 입장 등이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다.

매매춘과 관련된 법제도 또한 나라마다 다른데, 금지주의, 규제주의, 합법화로 구분될 수 있다. 금지주의는 매매춘을 위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한국을 비롯하여 필리핀, 스리랑카, 태국, 헝가리, 니카라과, 쿠바, 우크라이나 등 많은 국가들이 금지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 가운데 몇 개국을 제외하고는 성을 사는 행위인 매춘(買春)을 처벌하기 위한 입법조치를 하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규제주의는 일정한 조건 하에서 매매춘을 정부가 관리하고 규제하는 것을 의미하며, 합법화는 매춘을 완전히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하여 국가에서 세금도 징수하고 간섭을 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여성운동 내부에서는 매매춘에 대한 입장이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매매춘 자체를 금지하거나 규제하기보다는 매매춘을 강제한 인신매매자나 착취자를 없애자는 입장으로 자유의사에 의한 매춘은 존중해야 하지만 강제매춘은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로 해석하는 입장이다. 95년 결성된 grobal Alliance Against Trafficking in Women이라는 연대기구가 대표적으로, 이들은 인신매매로 인한 강제매춘의 금지, 특히 미성년자를 유인하여 매매춘에 유입시키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한다. 또다른 하나는 매매춘은 여성의 인간화에 역행하므로 이를 없애야 한다는 입장으로 매매춘은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것이고 남성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라고 본다. 80년대말 창립된 International Coalition Against Trafficking in Women이 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각에서는 매매춘을 일체의 규제없이 하나의 정당한 직업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국가의 제재없이 매매춘을 직업으로 인정하고 자유로운 영업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것인데, 80년대 열린 World Whore"s Congress에서 이 입장이 표출된 바 있다. 흥미있는 점은 이 회의를 주도한 집단이 고소득을 올리는 고급콜걸이나 매춘업을 하는 포주들이었다는 점이다.


5. 매춘여성의 인권현실

매매춘은 가부장제를 바탕으로 여성을 창녀와 어머니로 이분화해온 남성중심적인 이중적 성윤리, 여성을 지배의 대상으로 파악하는 여성차별적 이데올로기, 여성의 성과 몸을 자본축적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자본주의적 이윤추구의 논리, 빈곤, 남녀차별적인 노동시장, 여성의 성의 상품가치가 여성노동의 가치보다 높게 평가되는 환경 등이 복잡하게 얽혀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소위 "자발적 매춘" 여성이 증가하는 원인도 그 바탕을 살펴보면 경제적·사회적으로 배제되어 있는 취약 여성집단으로 하여금 매춘을 선택하도록 유인하는 사회구조적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사실, 매매춘을 선택한 여성들이 대개 학대나 성폭력 등 인간으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존엄성을 상실하도록 만드는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으로 구조화된 경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결국 여성들이 겪는 인권침해의 현실이 매매춘의 공간으로 여성들을 내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시에 매매춘 과정에서는 가장 극렬한 형태의 여성억압과 다양한 형태의 착취,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진다.

1> 경제적 착취 : 모든 매매춘 형태에서 두드러진 폭력은 "화대"의 분배나 강제적인 벌금 등을 통한 경제적 착취라고 볼 수 있다. 처음 매춘여성들은 고수익을 거두지만, 점차 매춘의 먹이사슬 속에서 빚의 굴레에 빠져들게 되면 결과적으로 매춘여성에 대한 합법적인 인신구속과 매매를 가능케하고 탈매춘을 어렵게 만든다. 빚에 대한 차용증은 업주들이 매춘여성을 상대로 고소할 수 있도록 하는 고삐가 되기 때문에, 이것이 매춘을 강요하고 다른 업주에 매매하거나, 도망친 매춘여성들을 협박하는 도구가 된다.

매매춘업소에 대한 공무원들의 금품착취 또한 매춘여성의 착취로 이어진다. 매춘이 장기화될수록 여성들은 더 많은 빚을 지게 되는데, 이는 매매춘을 둘러싼 먹이사슬이 매춘여성에게 얼마나 착취적인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탈매춘을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여성들을 노예화하는 가장 극악한 수단이 된다. 이러한 착취구조를 무마시킬 수 있는 것은 착취자들이 가족이나 사회적 관계로부터 단절된 매춘여성의 심리를 이용하여 친밀한 관계 또는 애정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2> 성적 착취 : 대부분의 매춘여성들은 법정 노동시간이나 휴가일수 등의 권리를 박탈당하고 대부분 강제노동 형태의 매춘을 하게 된다. 소개소 직원들은 여성들을 강간하거나 매춘여성들의 사회적 고립감을 이용하여 기둥서방 역할을 하면서 나중에는 팔아넘기는 성적 착취를 자행하기도 한다. 또한 매춘남성은 매춘여성을 돈으로 샀다는 이유로 일정시간 동안은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하여, 매춘여성을 노예화시킨 비정상적인 성행위를 강요함으로써 매춘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매춘여성의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가중시킨다. 매춘남성 여럿이 여성을 윤간하는 경우도 간혹 발생한다.

3> 언어적·육체적 폭력 : 매춘여성들은 업주와 소개소 직원, 매춘남성에 의한 상시적인 감시와 폭력, 협박 등에 일상적으로 시달린다. 2차를 거절하거나 매춘남성이 요구한 행위를 거절했을 때 매춘남성과 업주에게 폭행을 당한다. "몸파는 주제에 자존심 세우는 것도 맞을 이유"가 되며, 도망친 매춘여성들이 다시 붙잡혔을 경우 중간착취자들에게 엄청난 폭력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매춘여성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자신들에게 심리적·경제적으로 의존하도록 만드는 한편 직접적인 언어적·물리적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매춘여성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와 착취를 가능하도록 한다.

4> 정신적·육체적 건강 위협 : 매춘여성들은 반복되는 낙태와 성병 감염, 부적절한 치료 등으로 고통받고, 여성과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상실하고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 자살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매춘여성들 가운데 1회이상 성병에 감염된 비율은 절반을 넘어서고, 2/3이상이 인공유산을 경험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진통제, 신경안정제, 수면제, 각성제, 대마초, 본드 등 습관중독성 약물의 복용경험은 무려 92.3%에 이르러 건강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5> 법의 불공정한 집행 : 매춘여성들이 심한 폭력과 협박에 시달리도 못해 경찰서에 도움을 청해도 법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남자경찰들의 모욕과 희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6> 사회적 낙인 : 매춘여성들은 공공의 성적 대상으로 낙인찍히는데, 우리사회에서 여성이 오직 성적 대상으로, 그것도 공공의 성적 대상으로 낙인찍힌다는 것은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춘여성에 대한 잦은 희롱과 강간, 살인과 폭력, 매매가 발생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 때문이다. 또한 매춘여성들은 "정상적인 결혼" 혹은 "결혼생활"로부터 배제되어야 마땅한 "더러운 여자"로 낙인찍히기도 한다. 매춘여성의 대부분이 탈매춘을 원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은 매춘여성으로 하여금 내적·외적으로 매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자포자기하게 만드는 억압의 조건이 된다.

한편으로 이러한 조건은 매춘여성들로 하여금 남성과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갖도록 만듦으로써 성산업에 가담하고 있는 남성과의 불안정한 동거와 별거가 반복되는 과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들 여성들이 결혼을 통해 탈매춘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과거 자신의 전력이 탄로날까 두려워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겪게 되며 이는 "정상적인 결혼생할"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6. 매매춘에 대한 국가정책

매매춘에 대한 국가정책은 모순과 차별적 시선으로 가득차 있다. 현재 매매춘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완전한 금지보다는 표현적으로는 금지를, 암묵적으로는 묵인하는 이중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남성들의 매춘(買春)은 인간의 본성으로 정당화하고 여성들의 매춘(賣春)만을 사회문제로, 단속과 처벌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성차별적 이중윤리에 기반해 있다. <식품위생법시형령>에서 유흥접객원을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구는 부녀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접대부는 여성만 하는 것이라는 성차별적 사회인식을 국가가 그대로 답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기지촌 등 일부 특정지역을 설치함으로써 일정지역에서의 윤락행위와 기생관광 등 외국인 대상 매매춘은 관광산업이라는 미명하에 오히려 보호, 조장, 장려하는 이중성을 보이기도 한다.

매매춘을 처벌하거나 금지하는 관련법규로는 윤락행위등방지법, 형법, 공중위생관리법, 식품위생법, 풍속영업의규제에관한법률, 미성년자보호법, 그리고 최근 제정된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등 10여개에 이르지만, 매매춘을 근절하는 효과는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61년 제정된 이래 95년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개정된 "윤락행위등방지법"은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윤락행위를 방지하고 윤락행위를 하거나 할 우려가 있는 자를 선도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윤락행위(매매춘)을 금지하면서도 매춘여성을 관리하는 정책을 실시하도록 한 것은 법률 자체가 갖고 있는 모순이다. 이 법에서는 매매춘을 "윤락행위"라는 개념으로, 매매춘의 또다른 행위자인 매춘남성을 "윤락행위 상대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법이 도덕적 일탈의 차원에서 성을 파는 매춘여성들의 행위에만 초점을 맞추어 처벌의 대상으로 취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법은 95년의 개정을 통해 처음으로 매춘남성도 처벌하는 "양벌규정"이 도입되고 처벌의 강도도 강화되었지만, 범죄유형과 처벌규정이 너무나 단순해서 매매춘과 관련된 범죄자들을 처벌하는 데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그 처벌의 강도도 매춘여성들에게 차별적이다. 특정지역의 존치 방침은 매매춘 지역을 일반지역과 격리시킨다는 본래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기존의 사창가와 기지촌을 그대로 유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특정지역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킴으로써, 매춘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포주나 조직폭력배들이 매춘여성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경찰이나 공무원에게 뇌물을 상납하거나 자치단체에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매춘여성에게 사회적 서비스나 단속의 손길이 미칠 수 없게 하고 있다.

윤락행위등방지법은 또한 매춘여성을 "요보호여성"으로 규정하고, 보건복지부 산하 11개의 선도보호시설을 통해 매춘여성의 인성변화와 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95년 윤락행위등방지법이 개정되면서, 인권침해라고 비판받았던 매춘여성에 대한 강제입소규정은 사라졌지만, 지난해에도 부산지역 선도보호시설 2곳에서 입소여성 탈출사건이 일어나는 등 아직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선도보호시설에서 실시되고 있는 직업교육프로그램은 시대에 낙후되어 있고,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여 시설도 낙후되어 있다.

보건복지부는 또한 여성복지상담원으로 하여금 매매춘 밀집지역을 정기 방문하여 미성년자 유입여부를 파악하고 정기적인 성병검진을 실시한다. 그러나 매춘여성에게 보건증을 제공하고 정기적인 성병검진을 실시하는 보건증 제도는 매춘여성에 대한 의료서비스나 성병, 에이즈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차원에서 실시되기 보다는 성병이나 에이즈 감염자를 색출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특히, 감염이 확인된 여성은 업소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이 정지되는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보건증은 일종의 매매춘 허가증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처럼 매춘여성을 범죄자로 처벌하는 윤락행위등방지법은 매춘여성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매춘여성들이 폭력과 착취의 구조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올해 1월말 제정된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 법률"은 윤락행위등방지법에 비해서는 진일보한 법률로 평가받고 있다. 이 법은 매매춘 청소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일절 면제하고 귀가조처나 보호관찰 등의 처분을 하도록 하고 있으며,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윤락행위등방지법과 구분된다. 또한 청소년 매매춘 업주에 대해서는 종전 5년 이하의 징역을 최저 5년 이상∼최고 15년까지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처벌을 강화하고, 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을 제작·수입·배포한 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규정을 신설하기도 했다.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 영업으로 청소년 매매춘을 알선한 자, 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을 제작·수입·수출한 자, 청소년에 대한 성폭력자 등의 범죄행위로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의 신상을 청소년보호위원회가 범행동기나 전력, 죄질 등의 상황을 고려하여 관보 등에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이 신설되기도 했다. 그러나 매매춘 일반을 금지하기 위한 법제정이나 윤락행위등방지법의 개정 작업없이 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을 제정한 것은 성인 매매춘은 사회적으로 용인한다는 혐의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7. 매매춘 관련 유엔기준

국제사회에서 매매춘을 위한 인신매매나 매매춘을 통한 착취행위는 인간의 존엄성과 결코 양립할 수 없으며, 여성과 어린이, 특히 가장 가난하고 주변화된 집단을 주된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반인권적·반여성적 폭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인신매매와 강제 매매춘은 아동의 채무노동, 강제징집, 아동매매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현대판 노예제도(Contemporary Forms of Slavery)로 일컬어진다. 노예제(Slavery)와 노예적 예속상태(Servitude)는 최초로 전지구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인권의제였으나, 공식적으로 노예제가 폐지된 지금까지도 다양하고 은밀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노예 혹은 노예적 예속상태가 소유권자가 성적 착취나 학대 등을 포함하여 한 인간에 대해 전일적인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인간의 존엄성에 위배된다는 것은 20세기 초반부터 성립된 국제기준이었다.

1926년 국제연맹에 의해 채택되고 1953년 유엔에 의해 계승된 "노예조약"(Slavery Convention)과 1956년 경제사회이사회에 의해 소집된 회의에서 채택된 "노예제, 노예매매, 노예제도와 유사한 제도나 관행의 철폐를
위한 보충조약"(Supplementary Convention on the Abolition of Slavery, the Slavery Trade, and Institutions and Practices Similar to Slavery)은 모든 형태의 노예제도를 점진적으로 그리고 가능한 한 빨리 완전히 철폐하고 노예매매를 금지할 수 있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가입국에 촉구하고 있는데, 이들 조약이 매매춘을 명백한 노예제나 노예적 예속상태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유엔내 설치된 "현대판 노예제에 관한 작업집단"이 노예제의 개념을 확장하고 세계 각국의 실태를 파악하며 새로운 국제적 기준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 이 작업집단은 "인신매매"(Traffic in Persons)와 "매매춘에 의한 착취"(Exploitatiton of Prostitution, Sexual Exploitation)을 현대판 노예제 가운데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1949년 유엔총회에서 승인되고 51년 발효된 "인신매매 금지 및 타인의 매매춘에 의한 착취 금지 조약"(Convention for the Suppression of the Traffic in Persons and of the Exploitation of the Prostitution of Others)은 매매춘을 통한 착취와 매매춘을 목적으로 하는 인신매매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와 결코 양립할 수 없으며, 개인은 물론 그 가족과 공동체의 안녕을 위협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약은 또한 매매춘을 목적으로 합의여부에 관계없이 타인을 소개하거나 유혹 또는 유괴하는 자, 합의여부에 관계없이 타인의 매매춘행위를 착취하는 자, 매춘숙을 소유하거나 경영하고 또는 그에 필요한 재정을 의식적으로 제공하거나 또는 제공하는 데 관여한 자, 타인의 매매춘을 목적으로 가옥이나 장소 또는 그 일부를 대차 또는 제공한 자에 대해 처벌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매매춘 종사자나 종사 용의자들을 특별 등록시키거나, 특별문서의 소유 또는 감독과 통고에 관한 특별한 요건에 따르도록 하는 취지를 규정한 모든 현존 법규나 행정규정을 폐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유엔여성차별철폐조약(CEDAW) 또한 6조에서 "당사국은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인신매매 및 매춘에 의한 착취를 금지하기 위하여 입법을 포함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매매춘조약에는 1962년, 여성차별철폐조약에서 84년에 가입하였다. 그러나 매매춘조약은 여전히 가입국이 72개국에 불과한 미약한 조약으로 평가된다.

조약의 채택과 이행 이외에도 매매춘에 반대하는 다양한 국제적 흐름이 형성되어 있다. 지난해 1월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아-태지역 50개 여성단체의 연합체인 여성매매반대연맹(CATW, Coalition Against Trafficking in Women)주최로 열린 "세계여성회의"(World Women"s Conference)는 다카선언을 발표하면서 "매매춘과 성매매 행위는 인간 조건에 있어 보편적이거나 불가피한 것이 아니며, 매매춘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자 인권침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세계여성회의는 또한 각국정부로 하여금 매매춘을 합법화하거나 매매춘을 어떤 형태로든 직업이나 오락, 경제의 한 분야로 규정하는 것을 거부하고, 섹스관광에 대한 단호한 조치와 함께 인터넷의 성상품화금지, 여성 인신매매 금지, 여성에 대한 재정·기술적 지원 등을 촉구하는 총 28개조항의 권고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ILO 또한 현대판 노예제로 일컬어지는 아동의 매매와 강제노동, 아동매춘과 아동 포르노그라피의 제작 등에 대응해왔다. ILO는 아동노동 폐지에 관한 조약이 크게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자, 지난해 6월 17일 87차 연례총회를 폐막하면서 "최악의 형태의 아동노동 근절에 관한 조약"을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이때 "최악의 형태의 아동노동"이란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강제노동, 밀매, 빚에 따른 강제노동, 매매춘, 포르노그라피 제작, 마약밀매, 강제징집, 위험한 기계를 사용하는 산업에서의 착취노동 등을 가리킨다.

이 조약은 모든 서명국들에 대해 법을 어긴 고용주의 처벌을 비롯해 최악의 형태의 아동노동을 금지할 수 있는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조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착취당한 아동에 대한 무료 재교육과 사회적응훈련을 제공해야 할 의무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이 조약은 현재 전세계 5-14살의 아동 2억5천만명이 노동에 투입되고 이 가운데 5천명이 위험한 노동에 종사하고 있으며, 18세 미만의 아동 30만명이 전투에 참가하고 있는 현실에 따른 대응책으로서, 최악의 형태의 아동노동부터 우선적으로 금지되도록 하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유엔인권위원회도 올해 2월 4일 각국의 아동착취 금지법령의 기준이 될 "유엔어린이·청소년권리조약"의 선택의정서를 마련했다. 아직까지 정식 채택되지는 않은 이 선택의정서는 성적 착취를 위한 아동매매, 불법 입양, 아동의 장기 사용 등을 처벌하기 위한 각국 법령의 기준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아시아에서만 100만명에 이르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매매춘 등 성적 착취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현실은 기존의 국제인권조약의 존재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이다.

* 참고 : 매매춘 근절을 위한 프로그램 및 활동단체

1. 스웨덴의 말모 프로젝트
: "다른 대안이 제공되면 매춘여성들은 매매춘에서 떠날 것이다"라는 전제 하에 77년부터 83년까지 스웨덴의 말모에서 실시된 프로젝트. 매춘여성들에게 경제적 도움과 주거를 구하는 데 필요한 재정적·행정적 지원, 직업알선 서비스와 상담, 의료서비스, 펨푸로부터 분리될 수 있는 도움 등을 제공하였는데, 81년 매춘여성들의 72.5%가 탈매춘에 성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2.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매매춘 범죄자 재발방지 프로그램
: FOPP(First offender of Prostitiution Program)는 1995년 1월에 시작되었는데, 체포된 남성고객의 교육을 통한 매춘 재습관화 및 초기 방지를 목적으로 한 John"s School의 운영과 매춘여성의 탈매춘을 돕기 위한 동료교육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했다. 기소된 남성고객은 법정이나 학교 중 한 곳을 선택하게 되는데, 학교를 선택할 경우 수업에 참가해 매매춘의 습관이 갖는 위험성을 교육받으며, 수업에 참가하는 남성들은 일정액의 세금을 내게 되는데 이 돈은 매춘여성이나 상담집단을 위해 쓰인다.

3. 매매춘근절을 위한 한소리회
국내 의정부의 두레방, 동두천의 다비타의 집, 동두천의 새움터, 용산의 막달레나의 집, 미아리의 사마리아의 집, 은성원 등의 단체의 협의체인 한소리회는 매춘여성의 인권보호, 사회복귀 지원, 매매춘 연구와 자료 발간, 매매춘 근절의 여론화, 윤락행위등방지법 개정운동을 벌이고 있다. 매춘여성과 가출청소녀를 위한 집단상담훈련, 매매춘 다큐멘터리 "꿈에 관한 보고서" 제작 및 공개상영 등의 활동이 대표적이다.


<참고자료> 외국 매매춘의 역사


1. 고대 오리엔트

이 지역의 민족은 모두 여성의 성적 방종을 제한함으로써 성에 관한 남자의 특권과 여자의 특권을 구별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어디서나 매매춘은 이 이중규범과, 나아가서는 여성 부족으로 야기된 성적 욕구의 해소에 응하기 위한 한 방법이 되었다. 많은 사회에서 여자들은 원래 종교의 이름 아래 매춘을 했으며, 그것은 어쩌다가 종사했을 뿐이지만, 점차 이 형태의 매춘은 세속화되어 갔다. 화폐경제가 발달하고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숙박업소의 여주인이나 선술집의 여주인 등과 같은 여성들이 겸업으로 행했던 매매춘은 이제 전문적인 노동(?)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매춘여성은 오늘날과 다름없이 가족과 친족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추방의 대상이 되었다. 성적 방종은 남자의 본질적인 특권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여성은 어머니로서는 찬양되었지만, 어머니는 그다지 바람직한 섹스 상대로 여겨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남성은 자신을 생식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아내를 자기의 씨앗을 위해서 청정무구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남자의 성적 쾌락에는 아무런 규제가 없었으나 여성의 성생활은 극히 제한된 것이었다.

2. 그리스인

그리스 사회에서 매춘은 극히 당연한 생업으로 받아들여졌고, 많은 도시 국가가 그 종사자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있을 정도였다. 매춘여성 가운데 사회계층의 정상은 헤타이라이며, 그들은 여성으로서 다른 어떠한 여성들과도 비할 수 없을 정도의 지위를 향유했다. 헤타이라는 자신의 성적 활동에 종교성이라는 겉치장의 관록을 붙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녀들은 종교적인 의무를 다하는 데도 열성적이었다. 포르노그라피라는 말은 원래 "매춘여성에 대한 기록"이란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넓은 뜻으로는 매춘여성과 그 단골 손님들의 생활, 습관, 행동을 기록한 것 전부가 포르노그라피이며 이것은 그리스인이 창출한 하나의 훌륭한 문학형식이다. 어쨌든 명백한 것은 매춘여성이 그리스 남성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고, 그리스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3. 로마인

로마 사회에서 여성은 중요한 존재이며, 그리스에 비하면 보다 강하고 직접적인 힘을 지녔고, 상당한 자유를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여성에게 불리한 이중규범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여성의 정절은 이상이 되었고, 남성의 지조도 남성의 생물학적인 특징 때문에 좀처럼 완전하게 지킬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바람직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 사회는 매매춘을 용인하고 있었다. 로마 사회를 근본부터 개혁하지 않으면, 매매춘의 근절은 바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정절을 요구하는 남편은 자기 자신도 정절을 지켜야 했지만, 거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로마 남성들은 매춘여성에게 로맨틱한 동경을 품지는 않았다. 뿐만 아니라 매춘을 필요악으로, 매춘여성을 하층계급의 인간으로 멸시했다. 기독교가 수용되면서 매매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되게 된 것은 바로 로마인의 이러한 태도 때문이었으며, 이러한 태도는 중세, 그리고 근대로 이어지게 되었다.

4. 기독교

기독교는 심각한 여성과 여성의 성욕에 대한 혐오감을 갖고 있는 남성 중심적 종교이며, 섹스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었다. 기독교는 성적인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여성에게는 혐오의 눈길을 보내는 한편 남성의 성적 방종에 대해서는 관대함으로써, 매매춘에 대한 종교적, 제도적 기초를 마련해 주었다. 매춘은 사실상 사회정당화의 대가가 된 셈이었다. 기독교의 저술가들은 매춘의 타락과 모든 성적 활동에 관한 타락을 강조하는 한편, 기독교의 사랑에 의해서 매춘여성 자신도 그 사악한 행위를 고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 남자들이 기독교의 고매한 이상에 따라서 살 수 있을 때까지 매춘은 한 방편으로 받아들여졌다.

5. 힌두교

힌두교는 성을 긍정하는 종교의 부류에 들어가지만, 여성의 삶의 방법으로서 결혼 이외의 길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고, 결혼 이외의 형태로 남자와 성관계를 가진 아내와 딸에 대해서는 엄격했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매춘여성의 증가를 초래했다. 실제로 여성은 결혼생활, 즉 남편에게만 철저히 몸을 바쳐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남편을 잃은 경우 장례식의 화장 장작더미 속으로 스스로 몸을 던지는 순사가 아내의 이상적인 행동이 되었고, 그것을 실천하는 여성도 적지 않았다. 순사를 감행하는 용기가 없었던 많은 아내들은 생계를 위해서 매춘여성의 길로 뛰어들었다. 힌두교에서의 여성의 지위는 본래 다른 세계의 종교에 비해서는 높았으나, 다른 민족에 의한 정복과 카스트제도의 엄격화, 나아가서는 여성에게 제일 좋은 것은 결혼이라는 사고방식의 강화 등으로 인하여 여성을 더욱더 남성의존적인 존재로 만들어갔다. 이러한 조건하에서 매춘은 여성에게 유일한 자립의 길이 되었고, 많은 여성이 자진해서 이 직업에 몸을 던졌다.

6. 중국

매춘은 중국문화에서 시인되고 있는 사실이었다. 중국에서 고급 매춘여성은 고대 그리스의 헤타이라에 필적하는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중국인은 아내에게 순결을 강조했으나, 남성은 그것에 구속되지 않았다. 오히려 성을 불로불사의 비술로 간주하는 사상이 널리 퍼져 성행위가 장려되었다. 뛰어난 재능을 지닌 매춘여성은 값이 비쌌고, 따라서 그녀의 손님은 상류계급에 한정되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성행위는 그들에게 이의적인 목적에 지나지 않았다. 얼마든지 자진해서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아내와 첩이 이미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급 유곽의 매춘여성으로서의 생활은 특별히 즐거울 것이 없었다. 형의 일부로써 공창으로 전락한 여자 범죄자들도 있었고, 범죄자의 친척도 있었다. 형벌에 근친 전부를 노예로 한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에 여자 근친은 매춘여성으로 전락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전쟁에서 포로가 된 여성은 단순한 노예가 되기도 했으나, 매춘여성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하급 유곽의 여자는 낮은 계급에 속했고 그 지위는 법률로 규제되어 있었다. 같은 계급의 상대가 아니면 결혼이 허용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점에서 사회적으로 제약을 받았다.

하급 매춘여성은 범죄자나 하층계급과 주로 교제했다. 그녀들이 하급 매춘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하나의 큰 이유는 고급 매춘여성과 같이 예술적인 소양을 지니지 않았던 점에도 기인한다. 고급, 하급 불문하고, 대다수의 매춘여성은 양친이나 보호자에 의해서 팔려왔다. 유괴되어 온 처녀도 드물지 않았다. 녀들의 몸은 유곽의 경영자에게 팔렸다. 따라서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하는 손님이 빚을 갚아주고 낙적시켜주거나, 스스로 자신을 되사는 일 이외에는 자유롭게 될 방법이 없었다.


<이대 여성위원회 탐방 인터뷰> - 작성자 : 이보라

현재 기지촌 여성들의 인권을 위한 실천적인 운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는 이화여자대학교 여성위원회(이하 "여위")를 찾았다. 말로만 듣던, 그리고 어두운 데 가려져 있던 기지촌 여성들의 현재 상황을 같은 대학생의 눈높이로 바라보고, 또한 직접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위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람(그곳에선 모두 애칭을 쓴다고 한다.)님께 몇 가지를 질문하였다.

*여성위원회는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나요?

-활동은 5년 전 부터 시작했고, 우리가 하는 일은 기지촌 여성/매매춘 여성/성폭력/일본군 성노예 등 여러가지 여성 관련 문제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새움터는 어떠한 곳인가요?

-새움터는 동두천 기지촌 여성운동 단체이고, 그곳 여성들을 위한 재활사업, 쉼터 제공, 혼혈아동을 위한 동보호 센터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군사주의와 매매춘에 반대하는 여성주의자 연대"에 여위는 어떠한 입장인지?

-이제까지 기지촌 여성의 문제는 "반미자주". "주한미군철수"라는 선언적 구호 아래 상징화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거대한 언설들 속에서, 기지촌 여성은 "민족의 딸"이라는 미명 하에 다시한번 "도구"로써 사고되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민족"이라는 거대한 틀 이외에도 약소국의 여성들에게 끊임없이 희생을 강요하는 제국주의와 군사주의, 그리고 외세에 기생하는 식민 권력, 성녀와 창녀라는 여성에 대한 이중적인 성적 기준을 끊임없이 재생산 해내는 가부장제와 여성에 대한 성적 상품화를 조장하는 기형적인 자본주의 모두에게 이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을 "여성의 목소리"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이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냥 내 일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관둘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계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리고 매춘업의 전반적인 구조가 그들의 탈매춘을 가로막기 때문에 상황은 별로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매춘여성들이 번 수입의 지출은 주로 어떤 용도로 이루어지는지?

-수입의 반 이상을 옷값이나 화장품을 사는 데 쓰이고 있다. 이러한 소비는 대부분 포주와 동반하여 이루어지며, 이러한 과정에서 포주는 상인과 밀접하게 연계하여 상인이 옷값을 높여부르는 등 매춘여성을 착취하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로 매춘여성을 빚더미에 앉게된다. 실제로 대다수에 매춘여성들은 부당한 빚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러한 것이 약점으로 작용해 포주에게 가혹한 대우를 받고 있다.

*매춘 여성들은 경찰의 법망에 철저하게 소외되고 있다고 하는데?

-맞습니다. 포주와 연관된 조직폭력배들이 관할조직 경찰들과 연계하여 서로의 이해관계에의해 범죄를 덮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결국 피해보는 건 매춘 여성들일 뿐입니다.

*95년도에 개정된 윤락행위 방지법에서는 쌍방처벌을 하도록 되어있다는 데 이에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쌍방처벌은 몸을 판 사람이나 요구하는 사람이나 모두 처벌의 대상이라는 것인데, 대다수 여성들만 처벌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문제가 방치되곤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매매춘 당사자 모두가 처벌받는 유락행위등방지법을 개정하여 매춘 여성에 대한 처벌 규정을 삭제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매춘 여성들을 단속과 처벌의 대상으로만 규정짓는 상황에서는 결코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이룰 수 없습니다.

*여성들의 기지촌 유입 경로는?

-과거에는 일본군 성노예였다가 그 이후에 사회에서, 가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떠돌다가 그곳으로 흘러들어간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생계를 위해, 그리고 전화방 등에서 연계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실의 논의는 매춘 여성들이 "스스로"들어왔다는 자발성만을 강조하여, 그 여성들을 규제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 매춘 여성들이 겪는 궁핍과 포주로부터의 착취 그리고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폭력은 어디에서도 이야기되고 있지 않습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매춘 여성이 사회 구조적인 피해자임을 인식하지 않는 한 이러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매춘 여성들을 위한 재활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고 싶은데요?

-(꽃다발을 보여주며) 이러한 꽃 수공예업이 대표적인 예 입니다. 그러나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루트가 없어서 수익사업으로는 부적합하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매춘 여성들이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 놓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판매는 어려워서 각 대학의 여성위원회와 연대해서 이벤트적으로 수익을 거두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국가에서는 보호소를 운영해서 매춘 여성들의 쉴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만 실제 매춘 여성들을 그 곳을 감옥가는 것 보다 싫어한다고 합니다. 보호소 내부에는 감금과 구타가 일상화되어 있고 위생 시설도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법에서는 보호기간을 자신이 임의로 정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보호소 자체의 자치규약이 그러한 것을 방지하고 있어서 그곳에 머무는 매춘 여성들에게는 최소한의 자유도 허락되고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Hannelore 이름으로 검색 2003-10-15 (수) 04:22 16년전
"일부일처제의 결혼제도 역시 공식적으로 허용된 성매매 가운데 하나"라는 말에는 절대로 찬성할 수 없습니다. 매매춘 반대하는 것도 좋지만 이건 너무 과격하지 않은가요?
 
 
나디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3-10-15 (수) 05:25 16년전
안그래도 글 올리면서 그 부분이 오해가 생길 것 같아서 뺄까 생각도 해봤는데, 가위질 내 마음대로 할 수도 없는 것이고.. 글의 필자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없지만, 일반적인 페미니즘이론에 기초해서 설명해 드립니다. (님께서는 글의 앞뒤 부분을 적절히 절단 하셨더군요)
"한편에서는 가.부.장.제 하에서 이루어지는 일부일처제의 결혼제도 역시 공식적으로 허용된 성매매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라는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은 성성의 권력구조 역사에서 유린당한 여성들의 성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약 20년 전만 해도 순결 이데올로기가 지배했었죠? 아직도 이런 사고를 가진사람이 있기도 하겠지만 말입니다. 성성의 구조에서 기득권을 가진 남성은 여성을 완전히 소유물로 취급했고, 신혼첫날 처녀막이 없으면 인생이 완전히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여성은 어려서부터 음부에 무엇인가가 들어가는 것을 불결하게 교육했고, 성욕은 남성이 강한 것이며, 여성은 정액을 받아 아이를 출산하는 존재 정도였으며, 성에 무지한 남성은 부인을 자신의 성욕을 채우기위해 마음껏 유린해도 되는 것이 과거였습니다.
결혼을 할때 성경험이 전혀 없어야만 하는 것이 여성의 당연한 의무?였고, 남성은 어떠했는지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이것이 가.부.장.제 하에서 이루어진 모순입니다.
Hannelore 이름으로 검색 2003-10-15 (수) 07:00 16년전
결혼을 하기 전까지 성경험은 당연히 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물론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두요.
여성에게만 순결을 요구했다고 해서 일부일처제가 성매매라고 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지나쳤네요.
 
 
호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3-10-15 (수) 07:48 16년전
매춘 문제에 대해 아무리 머리잡아뜯으며 곰인해도 마땅한 답을 찾을 수 없었는데....
윗글에서 고대 그리스의 사례보고 부분을 보는 순간 갑자기 눈이 밝아지는 걸 느꼈어요. 왜 미처 그걸 생각못했을까... 그리스가 바로 답입니다. 가장 정당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보이는군요.
회원제로 바뀐후 접속이 귀찮아서 댓글 안달았었는데, 너무 기쁜나머지 함 올려봅니다 ^^
Hannelore 이름으로 검색 2003-10-15 (수) 16:24 16년전
황당하군요. 매춘은 극히 당연한 생업이고 포르노그라피는 하나의 훌륭한 문학형식이라구요?

그리고 문제되는 내용이 또 있네요.

"기독교는 심각한 여성과 여성의 성욕에 대한 혐오감을 갖고 있는 남성 중심적 종교이며, 섹스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었다."

기독교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이것도 아주 문제있는 내용 아녜요?
 
 
나디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3-10-15 (수) 17:58 16년전
한네로레님은 독해력이 없으인듯. 포스트 모던질과 같은 해체주의적 해석이신지.
한가지, 혼전 성경험에 반대하시는 것(이것을 틀렸다고 이야기 하는 것 아닙니다만) 만 보아도, 님이 얼마나 보수적이고 소위 '꽉 막혔'는지 알 수가 있네요. 섹스가 불결한 것입니까?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 상대앞에서 모두 벗는다는 것은 정신적으로도 의미가 있어요. 스스럼없이 모두 보인다는 것, 육체적으로건 정신적으로건 그것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는 순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순결이란 의미가 무엇입니까? 순수하고 깨끗함 입니다. 님께서는 아직도 섹스는 불결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기독교자체를 비판한 것 아닙니다. 성경을 읽어보면(신앙심과 별개로 심심하면 읽어보기도 합니다) 구절구절이 때로는 너무 함축적으로 애매?하게 적혀있어서 여성억압의 기준으로 해석될 부분들이 많고, 또 사실 과거에 남성들이 그것을 악용했다는 이야기 입니다.
 
 
나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3-10-18 (토) 00:37 16년전
섹스가 불결한 것입니까?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 상대앞에서 모두 벗는다는 것은 정신적으로도 의미가 있어요.
스스럼없이 모두 보인다는 것, 육체적으로건 정신적으로건 그것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순결이란 의미가 무엇입니까?
순수하고 깨끗함 입니다.
님께서는 아직도 섹스는 불결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나디아님 글에 굳이 반대하고 싶지는 않지만, 저는 남성으로써, 기독교인으로써, 제가 제 아내가 될 여성에게 순결을 요구하듯 스스로도 순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으로써, 윗 내용에는 찬성할수 없네요. 사랑하는 사람 상대앞에서 모두 벗는다는 것이 정신적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해서 성행위자체가 정신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고, 스스럼없이 모두 보인다는 것을, 육체적으로건 정신적으로건 그것을 아름다운 것이라고 보기에는 여학교앞의 바바리맨을 생각해서라도 옳다고 보기 힘듭니다.
순결이란 의미가 순수하고 깨끗함이라고 해서 성행위가 순수하고 깨끗한 것도 아닙니다.
조선과 한나라당에게는 '국익'이란 단어가 요술방망이이듯이 혼전성행위주의자들에게는 '사랑'이란 단어가 요술방망이이지요. 한번쯤 다시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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